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격언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부모들이 자녀에게 가장 먼저 가르치는 경구이기 때문이다. 자식에게 가장 먼저 가르치는 이 경구를 어른들은 정작 소홀하게 생각한다. 이 격언을 소홀히 여기다가는 큰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지난달 28일 오후 남면어촌계장협의회가 모처에서 가진 단합식사모임은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이 경구를 정면으로 거부했다. 왜 그런가? 
6.13 지방선거 군의원 다선거구 자유한국당 공천장을 차지하기 위해 남면에서는 김경진 씨와 강상태 씨 두 사람이 경쟁을 하고 있었던 건 주지의 사실이다. 지난달 28일 이전부터 강상태 씨는 자신의 SNS계정을 통해 ‘박영일 군수가 강력히 김경진 씨를 밀어서 여상규 의원으로부터 내락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는 뉘앙스의 내용을 알리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러한 강 씨의 주장을 박 군수가 몰랐을 리 없었을 것이다. 3월 29일 발표된 자유한국당의 공천결과도 강 씨가 주장한 대로 나타났다. 전략공천이었다. 이에 대해 강 씨는 여론조사 등 최소한의 경선절차만이라도 거쳐달라는 자신의 간절한 호소조차 외면당했다고 항변하면서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3월 28일은 자유한국당 공천결과가 발표되기 하루 전날이었다. 강상태 씨가 굉장히 예민해져 있을 때다. 그런 때 김경진 씨가 포함된 남면어촌계장협의회가 이날 단합모임을 잡았고 또한 그 자리에 박영일 군수가 참석했다. 이는 강상태 씨 입장에 서서보면 굉장히 못마땅한 일인 것이다. 설혹 그 자리에서 박 군수가 선거와 관련한 발언을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격언을 생각했더라면 박 군수는 그 자리에 참석하지 말았어야 했다. 김경진 씨 또한 그 자리에 박 군수가 참석할 줄 알았다면 말렸어야 했다. 김경진 씨가 박 군수가 참석할 거라는 사실을 사전에 몰랐다고 하더라도 사후에 문제가 제기된 마당이면 지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것이 도리이자 책임 있는 자세일 것이다. 
뭔가 감추려는 듯한 남면어촌계장협의회의 사후대응과 논리 모순적 해명은 결국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 조사팀의 탐문조사를 불렀다. 그 조사결과가 어떻게 처리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런 일로 지역사회가 시끄러워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민의의 축제여야 할 선거가 오물을 뒤집어쓰는 격이니 모든 예비후보자들은 이번 일을 거울로 삼아야 한다.  
본지는 모든 주권자와 각종 이익단체 회원들에게 호소한다. 선거를 돈 봉투를 챙기거나 향응을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로 보거나 후보자를 호구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 그런 의식을 버리지 않는 한 우리는 주인이 아니라 스스로 노예가 되기를 자처하는 것이다. 본지는 이번 선거기간 동안 돈과 향응의 냄새를 풍기는 현장을 철저하게 감시할 것이다. 주인이 스스로 노예로 전락한 의심사례는 선거가 끝난 뒤에도 끝까지 추적해 보도할 것이다.  
후보자가 제공하는 몇 푼에, 밥 한 끼에 놀아나는 사람은 남해의 미래를 망치는 장본인이다. 정직하고 실력 있는 사람이 돈과 향응에 의해 배제되는 사회에서 대체 어떤 희망을 논할 것인가? 남해의 미래를 살리자! 남해의 희망을 되찾자! 당당한 주권자가 되자!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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