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귀에 동쪽바람을 불어봤자, 말은 아랑곳하지 않고 서있다' 말의 귓가에 미려(美麗)한 시구(詩句)를 읊어준들 미련한 말(馬)이 무엇을 알까, 그저 숨결이 귀에 드니 고개를 들어 간지럽다 하겠지. 남의 충고나 의견을 듣지 않고, 귀로 흘러 보내는 것을 일컫는다. 무슨 말을 들어도 전혀 느끼지 못함을 비유하며, 고집 센 사람은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해 주어도 '마이동풍'이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실패한 후에야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 우리속담의 '소귀에 경 읽기', 즉 '우이독경(牛耳讀經)'과 비슷한 성어이다. 아무리 가르치고 일러 주어도 건성으로 듣고, 둔하고 아집이 강한 사람에게 무슨 좋은 말을 해 주거나, 훈계를 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마이동풍'은 중국 당(唐)나라 시인 이백(李白:이태백李太白)의 시(詩)에서, 문인(文人) 친구 왕십이(王十二․왕거일王去一)가 쓸쓸한 밤, 홀로 술을 마시며 회포에 잠긴다. '한야독작유회(寒夜獨酌有懷)'라는 자신의 불우한 처지를 읊은 시를, 이백이 왕십이의 한야독작유회에 답한 '답왕십이한야독작유회(答王十二寒夜獨酌有懷)'라는 장편의 시 가운데 있는 말이다. '푸른 산을 둘러싸고 뜬구름이 하염없이 이어져 있고, 그 하늘 가운데 외로운 달이 흐르고 있다. 외로운 달은 추위에 못 이겨 빛나고, 은하수는 맑고 북두칠성은 흩어져 깔려 있는데, 밤의 많은 별들이 밝게 빛난다. 나는 술을 마시면서 밤 그늘 서리의 하얀 것을 생각하고, 자네의 집 우물난간(欄干)에 얼음이 붙은 모양을 생각하고, 얼어붙은 자네의 마음을 생각했네, 인생 아차 하는 사이에 백년도 채우지 못하니, 술에 취해 만고(萬苦)의 시름 풀어내세, 겨우 북쪽 창에 기대어 앉아 시를 읊고 부(賦)를 짓는다지만, 일만(一萬) 마디를 지어도 술 한 잔 가치도 안 되네, 세상 사람들이 이 시(詩)를 듣고 머리를 흔드는 것이 마치 동풍이 말의 귀를 스치는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고, 물고기 눈 또한 우리를 비웃으며, 밝은 달과 같기를 바란 다 네, 우리 시인들이 아무리 좋은 시를 짓더라도 세상 속물들은 그것을 알아주지 않는다고...'라는 내용에서 이백이 친구인 왕십이에게 보낸 편지의 구절에, 이는 마치 '동풍이 말귀에 듦과 같음이라.'에서 유래하였다. 
 사람들은 저마다 힘들다 괴롭다고 하소연을 한다. 누군가의 해법을 구한다 하지만 사람도 역시 미련한 동물이라서 당장은 솔깃하게 귀 기울이지만, 대개는 거기서 끝이다. 조언을 듣고 나서의 행동이 자질(姿質)이라는 말을 한다. 될 사람인지 아닌지, 그 자리에서는 맞아 공감하고 손뼉을 치지만 전혀 실천하지도 않고, 고개를 끄덕여 놓고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는 사람, 건성건성 듣는 것이라면 그 어떤 조언도 소귀에 읽는 경전에 불과할 뿐이며 남의 비평이나 의견은 무시하고 엉뚱한 짓만 하는 무례한 사람을 비유한다. 
 무예(武藝)를 익히려 스승을 찾아가면, 3년 동안 물 긷고 밥하는 것만 시킨다는 것은, 힘든 무도(武道)의 길을 걸을 만한 인내와 자질을 갖추었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조언을 섣불리 하지 않고, 오래 뜸을 들이며 지켜보기만 한다. 그래서 화를 벌컥 내고 가버릴 사람이라면 굳이 아까운 시간을 들일 만큼 다급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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