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군수선거 공천자 선정을 둘러싸고 심각한 파국양상을 보이고 있다. 1차 컷오프를 통과한 문준홍·이철호 신청자가 최근 각자 다른 길을 가는 선택을 하면서도 박영일 군수의 도덕성과 실정을 문제 삼고 있어 파열음이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박영일 군수에 대해 먼저 포문을 연 사람은 문준홍 신청자다. 그는 지난달 30일 오전 군청 브리핑룸에 박영일 군수의 실정과 흠결을 지적하는 피켓을 지지자들에게 들려 세운 채 ‘박영일 군수 불출마 및 의혹사건 답변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수많은 의혹을 받고 있는 박영일 군수가 과연 자유한국당 후보가 되어서 남해군의 미래를 논할 자격이 있는지 묻는다”면서 “최측근인 비서실장이 승진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고 징역 3년 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고, 명절을 맞아 선심용으로 마른대구를 400여명에게 선물로 돌린 혐의로 검찰에 입건됐었고, 군수 자신의 정치망어장을 살포식어장으로 대체개발하기 위해 스스로 신청하고 스스로 최종결재권자가 됨으로써 대략 5배 정도의 폭리를 취하고, 남해군청서건립기금 215억원을 임의계좌로 분식회계를 함으로써 남해군에 1억 원 이상의 손실을 끼치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의혹에 대해 본인의 정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만약 그래도 박영일 군수가 경선에 참가할 자격이 있는 후보라고 당이 인정을 한다면 저는 당당하게 경선에 임해서 그 모든 결과에 겸허하게 복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불공정 경선을 주장하며 탈당을 예고했던 이철호 신청자도 지난 3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자유한국당 탈당 및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당 지도부에 공천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보장해달라고 수차례 요청을 하였지만 사전에 공천자가 이미 (박 군수로) 결정되었다는 징후를 강하게 느꼈다”고 탈당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한 “당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생각과 현 군수의 무능과 부패를 더 이상 연장시켜서는 안 된다는 대의를 놓고 갈등했다”는 심경도 밝혔다. 그는 자신의 선택이 ‘선당(黨)후사(私)보다는 선향(鄕)후사(私)’라고 주장하면서 탈당의 명분을 부여했다.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은 이에 앞선 지난 2일 다시 세 후보자를 도당으로 불렀다. 이날 도당이 제시한 의견은 4일과 5일 이틀간 군민여론조사를 실시해 공천자를 결정하는 방안이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문준홍·이철호 씨는 이것이 현직군수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게임이라면서 최소한 2주 이상(문준홍) 또는 박영일 군수 선거사직일로부터 최소한 10일 이상(이철호)의 경선준비기간을 보장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도당 관계자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이날 미팅이 끝났다고 한다. 이날 룰-미팅 이후 이철호 씨는 최종적으로 탈당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이에 따라 최종경선자로 남게 된 문준홍 씨는 박영일 군수의 도덕적 흠결을 근거로 도당에 더욱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자유한국당 군의원 후보자도 100%전략공천에 의해 결정되자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다선거구 강상태 공천신청자의 경우 당이 여론조사 등 최소한의 경선과정도 없이 자신을 탈락시킨데 반발하며 무소속출마를 선언했다. 또한 복수후보에 대해선 여론조사 경선을 강하게 요구했던 한호식 당협부위원장도 100%전략공천결과에 반발해 탈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준홍 씨의 최종적 선택도 여전한 잠재적 변수다. 자유한국당의 공천 후폭풍이 어디까지 미칠지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6.13 지방선거는 우선 자유한국당 군수후보공천결과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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