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배 남해이야기를 운영하는 사진작가, 남해풍경과 삶을 엽서로 출시
조인배 남해이야기를 운영하는 사진작가, 남해풍경과 삶을 엽서로 출시
  • 박서정 기자
  • 승인 2018.04.02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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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1077번째 사진을 올리며 남해를 알리는 홍보대사

페이스북에 남해의 풍경을 주야로 찍어 올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조인배 사진작가이다. 그가 300회째 사진을 올렸을 때쯤인 2012년에 서상항여객선터미널과 유배문학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사진에 대한 호평으로 인해 순천포토클럽 사진전과 남해바래길 사진전 등에도 참가했다. 혼자 보기 아까운 풍경을 계속 페이스북에 올리다보니 지금은 1077번째의 사진을 1000여 명의 사람과 공유하고 있다.

그는 하루 일을 끝낸 후 프로나 아마추어들이 찍은 사진 500장 정도를 여러 사이트에서 검색하며 즐기곤 한다. 그리고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배달 갈 때는 되도록 좋은 풍경이 펼쳐질 때쯤이라고 예상되는 시간에 맞춰서 간다. 해 뜰 때와 해질 무렵의 풍경이 언제나 달랐기에 수시로 렌즈에 담았다. 그는 직업이 있으니까 사진 찍을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그래서 유일하게 배달 가는 시간을 이용해 틈틈이 찍곤 했다. 꽃이 피고 지는 모습, 해가 뜨고 지는 모습, 계절의 아름다움, 날씨의 변화를 카메라에 담곤 했는데 그 모습들을 볼 때마다 전율을 느꼈다. 어떤 풍경을 만날 때마다 다음에 지울 것 같은 희미한 풍경은 셔터를 누르지 않고 신중하게 찍기에 연사를 하는 예는 적었다. 가까운 서면에는 그가 원하는 풍경이 있어 그것을 포착하기 위해 일부러 출사를 가기도 했지만 아직 마음을 채워주는 풍경은 담지 못했다.

2012년 12월쯤 눈이 왔을 때 심천에 가서 눈 풍경을 찍었다. 논바닥에 눈 온 것도 찍어서날짜를 기록했는데 그 풍경들을 찍는 순간 이미 기억 속에 자동적으로 저장돼버린다. 많은 풍경을 영화의 한 장면처럼 뚜렷이 기억하는 작가는 “마음의 눈으로 바라본 피사체를 때 묻지 않은 화각으로 촬영하고 싶다. 열정과 순수함이 느껴지는 진솔한 사진을 담고 싶다”는 말을 깊은 울림으로 남겼다.

그의 사진에는 항상 사람이 등장한다. 자연만 있는 사진은 조화로움이 없고, 한쪽으로 기울어진 느낌이 들어 되도록 균형미를 살리는데 역점을 두었다. 인물은 보통 점으로 나타내기도 하는데 노부부가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사진을 보면 거기 등장인물이 점으로 나타나 있다. 한 대상을 한 컷으로 끝내지 않고 시리즈를 만드는데 꽃이 있는 풍경 시리즈에서는 찍은 후에 샵(#)을 붙여서 표시하며 대체로 10개로 구성한다. 집으로 가는 길, 꽃이 있는 풍경, 두 노인부부가 경운기 타고 가는 길 같은 시리즈가 있는데 모두 이렇게 제목을 붙이고 테마 별로 나누어, 모든 자료들을 연재하고 싶다고 했다.

유포마을에서 찍은 노란 사진도 눈에 띄었고 손자가 할아버지를 향해 달려가는 사진도 돋보였다. 서로에 대한 애틋한 사랑과 반김이 잘 나타나 있었다. 그래서 제목이 할아버지였다. 연사로 8컷을 찍었는데 5장 정도는 작품으로 쓸 수 있을 만큼 사진 실력이 대단했다. 필자에게 보여준 사진은 네 번째로 찍은 사진이었는데 구도와 빛이 적절히 배합되어 그림에서 말하는 황금비율을 느끼게 했다. 바래 시리즈에는 어느 할머니가 등장하여 시선을 끌게 한다. 그리고 꽃밭을 찍은 카메라를 풍경 속에 두고 풍경과 카메라를 한 컷에 담기도 했는데, 마치 액자소설과 같은 효과였다. “사진은 주제가 있든지 색감이 있든지 뭐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사진에는 빛이 있어야 하는데 물결치는 장면에서는 꼭 빛이 있어 상승효과를 더한다. 어느 날 선구마을에 태풍이 지나가고 난 뒤 이벤트가 벌어졌다. 어떤 사람들은 연사를 30번 정도해서 그 중에서 몇 작품을 고르는데 나는 적게 찍고 많은 사진을 건졌다. 그런 장면들이 결국 훌륭한 시리즈로 탄생을 하니 그런 날은 행운을 잡은 날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는 순간포착을 미리 머릿속에 그린다. 태풍이 지나가는 모습, 태풍이 지나간 모습 그리고 태풍 후로 연결시킨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음과 양을 만나는 것처럼 사진에서도 음과 양을 살려낸다. 가령 노도 섬을 반반으로 해서 배는 앞으로 가게 구도를 잡고 밝음과 어둠이 공존하게 했다. 사진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사진은 기다려주지 않으며 누가 언제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 전달하려는 의미와 작가의 의도가 달라진다. 소치섬은 남해 이정표인데 그의 사진 속에 자주 나온다. 2011월 12월에 페이스북을 시작하면서 2013년에 이 사진을 올리자마자 순식간에 103명이 접속하여 ‘좋아요’를 남겼던 적도 있다.

배문학관에서 전시를 할 때는 일본 할머니인 키누코 키타야마(80)씨가 페이스북을 통해 전시회하는 것을 알고 일부러 찾아왔다. 원래 페이스북 친구였는데 할머니 할아버지가 함께 왔다. 안개 속에 새 한 마리가 있는 사진을 보고 마음이 움직여 찾아왔는데 지금도 연락을 하고 지낸다. 고마운 나머지 하루 관광 투어를 해줬다고 한다. 또 한 명은 재일교포인 50대 후반의 아줌마인데 지금도 팬으로 남아 있다. 방문객들이 인사 글을 남기면 댓글은 거의 다 달아준다. 순천만에 있는 사진작가와 의형제를 맺고 세 번째 순천포토클럽사진 단체전을 15일 정도 하면서 교류전을 갖기도 했다.

사진 속 남해이야기를 운영하는 그가 얼마 전에 남해의 자연과 이웃주민들의 삶을 담은 사진으로 엽서를 출시했다. 예계마을 유채꽃, 다랭이마을의 봄, 빛 좋은 오후, 동상이몽, 어느 흐린 날, 꽃이 있는 풍경, 집으로 가는 길, 그리움이 물들면, 그리움이 밀려오면, 구름 띄우고 좋던 날, 일몰, 한여름의 코스모스, 바래 안개 길이라는 테마이다. 관광업체가 사진으로 엽서를 엮어달라고 요청을 해서 출시하게 됐다고 한다. 조 작가는 카메라를 들고 남해의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고향 남해가 얼마나 아름다운 섬인지를 깨닫게 한다. 고향을 지켜온 남해 어르신들의 삶 또한 얼마나 소중한지도 알게 한다. 조 작가의 사진 관람이야기와 엽서구입 등은 남해이야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에 바다가 있듯이 남해의 풍경과 사람들 사이에 조인배 사진작가가 있다.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가 남해에서 태어나 이제껏 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조 작가만의 색깔로 남해인의 숨결을 담으면서 남해의 풍경을 쓰다듬기도 하고 안아주기도 하고 토닥거리기도 한다. 시선을 붙잡는 그의 엽서에는 그날의 풍경역사가 까맣게 기록되어 있다. 2009년 11월 7일 선소마을, 2009년 12월 11일 토촌마을, 2009년12월 3일 사촌해수욕장, 2011년 11월 27일 광두마을, 2012년 4월12일 가천다랭이마을 안개, 2012년 4월22일 예계마을, 2012년 5월 18일 상남마을 등이 기록되어 있다. 수시로 변화하는 남해의 풍경을 담기 위해 그의 마음은 언제나 남해 전역을 붙잡고 애정 어린 눈길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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