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ㆍ설천 조합장 지금이 적기…남해ㆍ서면 조합장 점진적 추진 

군내 북부권역을 묶는 통합에 대한 고현 등 4개 농협 조합장과 간부들의 입장은 통합에 동의하지만 시기 문제에 있어서는 의견차를 보여 조합원들의 여론에 따라 통합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농협통합과 관련 각 조합의 입장 정리와 통합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조합장과 전무급 간부들의 토론회가 지난 18일 농협군지부에서 열렸다.

이날 모인 설천ㆍ고현ㆍ남해ㆍ서면 농협 조합장과 간부들은 합병에는 전원 동의했지만 합병 시기에 있어서는 지금이 적기라는 의견과 내년 초 조합장 선거를 치른 후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으로 갈렸다.

고현농협 박종일 조합장과 설천농협 윤백선 조합장, 그리고 대다수의 농협 간부들은 합병 문제는 10년전부터 거론돼 왔고 4년전에는 실제 합병이 추진됐지만 조합장 선거에 돌입하면서 유야무야되는 경험을 했다.
내년 초 선거를 통해 당선된 신임 조합장이 남은 임기를 포기하고 합병을 적극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고현농협 이정민 전무는 통합문제와 관련 조합원간 합의와 조합장들의 기본협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는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지적하고 조합장 선거를 앞둔 상태에서 시기를 두고 추진하자는 제안은 설득력이 약하며 지금이 통합 시기라고 밝혔다.

설천농협 김선호 전무도 조합의 구조적 문제로 농협마다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에 한계가 온 것은 조합원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제 합병은 권역과 시기를 논의할 문제며 합병을 늦출수록 조합원만 힘들뿐 유리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서면농협 박원우 전무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들은 품목이 비슷해 지금까지 군내 조합간 제살 깎아먹기식 판매경쟁이 관행처럼 이뤄져 왔다고 지적하고 진정으로 농민을 위한다면 마음을 비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 시기와 관련 그는 또 통합에 대한 조합원의 전체 의견을 모으고 공감을 이뤄낼 때는 시기적으로 이미 늦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남해농협 이세규 조합장과 서면농협 박춘환 조합장, 남해농협 조봉수 전무는 규모화된 사업을 위해서는 통합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지만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역효과가 우려돼 시일을 두고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세규 조합장은 차별화된 판매사업을 위해 규모화된 4개 농협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하지만 읍 정서상 아직 통합에 대한 여론이 형성되지 않아 무리하게 통합을 추진하면 휴유증이 우려된다며 2007년까지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통합 시기는 조합원의 80∼90%가 동의할 때 이뤄져야 한다며 여론형성 과정에서 대정부 건의나 중앙회 건의로 요구할 것은 요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춘환 서면농협 조합장도 원칙적으로 통합에 찬성하지만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부결시 여파가 우려된다며 시간을 갖고 추진하자고 밝혔다.
결국 이날 토론회에서는 모두 통합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만 재확인했을 뿐 통합 시기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하지만 빠른 시일내 각 조합마다 직원과 임원, 조합원의 토론회를 열어 의견을 듣겠다는 합의가 이루어져 앞으로 통합에 대한 논의가 더욱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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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농협 박종일 조합장

“늦어지면 조합원과 직원 불이익”

지금도 일부 후보자들의 선거 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선 후 약 10개월 가량 조합을 운영하다 합병을 추진할 조합장이 있을지 의문스럽다. 합병 문제는 현 조합장이 풀고 가야 할 문제다.
올 연말까지 합병 추진이 늦어질 경우 불이익은 고스란히 조합원과 직원 몫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선거 후 합병 추진은 이미 때가 늦다.   


남해농협 이세규 조합장

“합병 후유증 고려 시기 늦춰야”

합병권고 이행 계획서를 중앙회에 제출하면 2007년까지는 합병을 늦출 수 있다. 4년전 적자 조합에서 현재 자산규모 17억으로 경영조건을 개선해 왔다. 통합에 대한 관내 조합원들의 정서를 고려해 달라 합병 휴유증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 일단 합병권고 이행 계획서를 제출하게 되면 조합장 선거 후에도 합병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설천농협 윤백선 조합장

“규모화ㆍ시장 논리 더 이상 외면해선 안돼”

조합원의 주인의식만으로 조합을 이용해 달라는 시기는 지났다. 관내 조합원이라 하더라도 농산물 판매와 대출 관계에서 이익을 주지 못하면 타 농협이나 영농법인, 기타 은행에 출하하거나 대출 받을 수 있다. 과거 직원의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아픔을 겪으면서까지 농협경영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규모화로 무장된 시장경제 논리를 더 이상 외면해선 안된다. 외부에 의한 강제적인 합병 조치를 막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 시간을 끌면 안된다.    
 

서면농협 박춘환 조합장

“조합원 정서 고려 점진적 추진을”

매년 조합원이 30∼40여명 줄어드는 상황에서 조합경영개선을 위해서도 합병해야 한다. 조합원의 공감대만 형성되면 언제든 합병할 수 있다. 결코 조합장 자리에 연연해 합병을 미루는 것은 아니다.
현재 서면농협은 조합원의 정서를 고려해 점진적으로 합병을 추진해야 할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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