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신협이사장 송 홍 주

“백짓장도 마주 들면 가볍다 하네/ 앞에서 끌고 가면 뒤에서 밀어/ 험한 산도 평지처럼 넘어 가누나/ 흐뭇한 세상살이 명랑한 세상/ 신용조합 우산 아래 구수한 사랑/ 서로 믿고 서로 도와 친형제 같이” 이 내용은 신용협동조합의 정신을 담은 노랫말이면서도 남해신협 송홍주 이사장을 대변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 짧은 내용이 한 사람을 온전히 다 담지는 못하겠지만 그가 걸어온 길을 접하면 많은 공감을 하게 된다. 

송 이사장은 1989년부터 2004년까지 15년 정도를 신협에서 근무했다. 2000년에 5개 신협을 통합하여 군 단위기관으로 변신함과 동시에 조직 규모에 비해 직원 수가 많았던 관계로 2004년에 명퇴를 하고 10년 정도 금융계를 떠나 조그마한 사업을 하게 되었다. 직장에 메여 있을 때보다 시간을 여유롭게 활용할 수 있었던 송 이사장은 그때부터 사회를 돌아보는 여력이 생겼고 지역을 위해 어떤 보탬을 줄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마침 화방복지원에서 도시락 배달 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걸 알고 지원하게 되었고 7~8개월 정도를 빠짐없이 출근하며 성실히 일했다. 자신의 작은 역할에 보람을 느끼게 되면서 봉사에 대한 의미가 더욱 가슴 깊이 스미었으며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넓고 깊어졌다. 개인 사업을 하며 틈틈이 봉사를 하던 중 2010년에 남해바래길이 조성되었고 2대 대표를 맡게 되었다. 사업 활성화를 위해 3년 동안 바래길 대표가 되어 토요걷기와 관리, 홍보에 많은 기여를 했다. 자신도 모르게 봉사의 매력에 빠져 든 송 이사장은 의용소방대에서 총무 일을 6~7년 하게 되었고, 작년까지는 적십자남해지구협의회 홍보부장으로서 활동했으며 올해부터는 화전적십자봉사회 부회장직을 맡게 되었다. 그리고 남해군 자유총연맹과 바르게살기 등에서도 꾸준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지역사회를 위해 몸에 배인 봉사를 하며 지역민들로부터 신임을 얻고 인정을 받은 그는 2014년 선거에서 남해신협이사장에 당선되었다. 명퇴의 아픔이 움을 틔운 채 10년 동안 간직돼 있었는데 결국 꽃을 피워 본적지로 돌아오게 되었다. 하지만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던 큰 악재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취임 이후 인사를 하면서 20년 정도 한 지점에 근무한 여직원의 금융사고 연루사실을 발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했지만 부득불 손실이 연계되고 말았다. 다행스럽게도 신협중앙회의 예금보장제도와 새로 취임한 이사장에 대한 믿음 덕분으로 조합원들의 동요는 크게 없었고 조합원의 피해도 거의 없이 원만하게 수습되어 현재 자체경영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다. 취임 당시 예수금이 830억 원이였는데 현재 400억 원 정도를 증가시켰다. 지점의 통합운영으로 점포3개를 줄인 2016년도와 2017년도에도 2년 연속으로 자산은 6%이상씩 성장했고 당기순이익도 발생했다. 

그런데 이런 일은 그냥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송 이사장은 힘든 상황에서도 직원을 다독이고 조합원의 신뢰 회복에 만전을 기했을 뿐만 아니라 임직원들이 ‘신협두손모아 봉사단’을 만들어 봉사를 하면서 이미지 개선을 하였고 지역사회를 위해 열심히 뛰기를 반복했다. 임직원들이 발 벗고 봉사를 하는 삶을 살자 후원단체인 신우회를 비롯한 조합원들도 동참을 하기 시작했다. 남해사랑의집 거주인과 사회체험 멘토링 활동, 본점 직원들이 남해초등학교 후문 교통안전지킴이, 삼천포지점 조합원과 직원이 손사랑봉사단과 연계하여 신협수지침 강좌와 봉사를 했다. 신협중앙회 사회공헌재단과 남해신협이 어려운 이웃에게 연탄과 전기장판, 이불을 전달하고, 신우회 주최로 화전문화제 불우이웃돕기 행사를 진행하여 남해군청에 성금 전달, 임직원이 월급여 일정액을 적립한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사천시청에 전달하기도 했다. 남해군내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하여 개최해 오던 그라운드골프대회 외에도 남해신협이사장기 생활체육게이트볼대회도 진행하며 남해군내 42개 팀 300여 명의 어르신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경상대 법대를 나온 송 이사장은 20년 째 경상대 법대 남해동문회 법남회 회원들과 동문변호사를 초청해 매년 1회 법률무료상담도 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직장에서 봉사단체를 구성해서 지역에 봉사하는 단체는 남해신협이 유일하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이 남해신협에서 꾸준히 실천돼 오고 있었다. 그리고 서두에서 언급했던 노랫말 중에 “앞에서 끌고 가면 뒤에서 밀어...”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고 있었다. 신협의 위상을 끌어올리고 조합원에게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정성을 기울인 덕에 그 누구도 외면하기 힘든 자리매김을 단단히 해냈다. 현재 조합원이 남해군에 10,000명, 삼천포 사천시에 2000명 정도가 된다. 예수금은 1,250억 원 대출은 950억 원 정도이다. 영업점은 본점 하나, 지점이 4개이다. 큰 금융기관 사이에 끼여 있지만 남해신협은 다른 시군에 비해 그 위상이 매우 높다. 
정부의 정책자금을 지원받는 농수축협과 달리 신용사업만 순수하게 하는 신협은 정부에서 지원 받는 게 전혀 없기에 그야말로 서민금융이다. 하지만 열악한 조건에서도 조합원에게 어떻게 하면 많은 혜택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노력한 결과 지난 2016년과 2017년 2년 동안 쌓은 실적이 지난 10년 동안 쌓은 실적과 맞먹는 자산성장을 보였다. 송 이사장은 “올 1월 초부터는 예금 특판을 내놓았는데 한도 소요 시까지 한정된 기간에 1년짜리 정기예금 2.34%로 조합원을 기다리고 있다. 타 금융에 비해 이자율이 높은 편이어서 이번이 좋은 기회다. 그리고 대출금이 950억 원으로 증가하여 예대비율(예금대비 대출비율)이 60%에서 80%로 상승했으며 올해부터 수익성이 증대되어 당기순이익이 매년 약 6억 원 이상으로 대폭 늘어나 재무구조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행복한 신협을 만들기 위한 2018년의 영업 목표는 신협의 미래를 밝혀주는 등불이라고 자부할 만하다. 자산 2천 억 원 돌파와 조합원 2만 명 달성을 위한 기반조성, 예수금 1,300억 원과 대출금 1천 억 원 상반기 조기 달성, 신규조합원 600명 가입 목표를 가진데다 그동안 의 경영 평이 좋아 올해 다시 연임의 키를 잡게 되었다. 앞으로 남해신협은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자산성장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3~4년 이내에 자립경영이 가능한 자산 2천 억 원의 조기 달성과 함께 신협중앙회의 경영지원자금 신청으로 완전한 흑자경영의 토대를 마련할 것이다. 
한국신협운동의 어머니 메리 가브리엘라(1900~1993)의 정신을 기리며 지역사회발전을 위해 틈틈이 봉사하던 2014년에 경남도지사로부터 자원봉사유공표창을 했고 남해신협을 꿋꿋이 이어가던 2016년에 남해군 자원봉사자 한마음대회 때 남해군수로부터 남해신협두손모아 봉사단의 표창패도 수여했다. 사람들은 편안한 모습으로 봉사하는 그의 표정에 한 번 반하고, 신협을 반석 위에 올리기 위한 투명한 경영에 두 번 반한다. 송 이사장의 신협과의 인연 맺기는 밀착경영과 나눔경영의 양 끈을 놓지 않는 한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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