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뜻과 기개가 있어 남에게 얽매이거나 구속되지 않는 다’는 뜻으로, 기개가 있고 뜻이 커서 남에게 눌러 지내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다.
 ‘척당불기’의 유래는 중국 진(晉)나라 시대, 원탐(袁耽)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어려서부터 재주가 있고 뜻이 커서 남에게 눌러 지내지 않아 선비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도박에도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고 한다. 한편 동진(東晉)의 대장군인 환온(桓溫:정치가․군인․재상을 지냄)은, 제 마음대로 왕을 갈아치울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휘둘렸던 인물로 서북쪽 옛 땅을 수복하기 위해 두 차례나 북벌을 감행했던 그는 유년 시절 한때 큰 도박에 빠져, 가진 재산을 탕진하고 빚까지 잔뜩 지게 된다. 스스로 이를 갚으려고 해도 도저히 헤어날 방법이 없어, 환온은 원탐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에 원탐은 흔쾌히 응하여 방안을 강구한 나머지 변장을 하고, 환온과 함께 도박장을 찾아 도박을 하게 되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원탐은 기회를 포착하여 십만(十萬)냥의 거금을 걸어, 한꺼번에 열배인 백만(百萬)냥짜리 큰판을 일거에 휩쓸어 버리는 횡재를 얻었다. 그래서 도박에서 딴 돈 모두를 환온에게 주었다고 한다. 원탐의 성품을 묘사하는 말로 ‘척당불기’라는 말이 등장한다. '큰 뜻과 기개가 있어 남에게 얽매이거나 구속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중국이십사사(中國二十四史)중 하나인, 진서(晉書)의 원탐전에 나오는 이야기로, ‘척당불기’ ‘숙당불기’로 전해온다.
 또한 한(漢)나라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字)’를 보면 ‘척은 척당, 불기다. 높고 큰 모양이다’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소탈(疎脫)하고 호방(豪放)하여 구속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에서는 ‘불기’란 ‘재주와 지식이 높고 원대하여 가히 묶어 둘 수 없음을 말하며, 탁월하면서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다’는 ‘척당’이라는 말을 열전(列傳)에 등장하는 인물을 묘사할 때, 즐겨 쓴 용어로 종종 사용했다. 
 한서(漢書) 사마천전(傳)의 보임소경서(報任少卿書)에도 ‘옛날부터 부귀(富貴)하였지만, 이름이 마멸된 사람은 이루 다 기록할 수가 없다. 오로지 탁월하고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은 비상한 인물만이 일컬어 질 따름이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김부식이 편찬한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광개토왕 편에는 ‘광개토왕의 휘(諱)는 담덕(談德)이고 고국양왕(故國壤王)의 아들이다. 나면서부터 씩씩하고 당당한 영웅다운 위엄을 갖추었고 ‘척당’의 뜻을 품고 있었다’라며 ‘고국양왕이 뜻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자 겨우 29세에 백제를 쳤다'라고 적혀있다. 결국 ‘척당’은 ‘남보다 뛰어나고 원대한 의지나 자세’를 뜻하며, 만주 벌판에 태평성대를 완성하고자 했던 광개토대왕의 웅혼(雄渾)한 뜻이 엿보인다. ‘척당불기’라는 동기를 제공했던 환온이 남긴 유방유치(流芳遺臭)는 ‘꽃다운 이름을 후세에 남길 것인가, 더러운 이름을 먼 훗날까지 끼칠 것인가’라는 것이다. 
 정치인이라면 큰 뜻과 기개를 품어 얽매임이 없이 부끄럽지 않게, 그 이름을 어떻게 남길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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