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면 포상리 달실마을에 사는 하준석(60년생, 하홍모에서 개명) 씨는 현재 광양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교사다. 그는 주말마다 본가로 와서 모친이 짓는 농사를 거든다. 몇 년 후 정년퇴임을 하게 되면 귀향해 본격적으로 농사를 지을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그런데 그는 남들하고는 다른 농사와 농사법을 선보이고 있다. 말로만 하는 농사가 아니라 실제로 하고 있다. 입소문을 듣고 찾아가 그를 따라 가본 5천평 규모의 잎마늘 재배 논(설천 문항)에는 잎마늘과 함께 냉이가 빈틈없이 논바닥을 차지하고 있었다. 주말에만 일할 수 있는 조건 아래서 5천여 평이나 되는 잎(풋)마늘 농사를 지을 수 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건 그가 특별히 제작한 잎마늘용 파종기 덕이었다.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듯이 그는 트랙터 뒤에 달아 사용할 수 있도록 골파기를 만들어 사용함으로써 일손을 줄였다.

그러나 오늘 본지가 여기에 소개하고자 하는 요지는 농작업기계화가 아니다. 본지가 하 씨의 농법에 주목하는 이유는 냉이를 이용한 친환경농법이며, 가격경쟁에 유리한 틈새시장을 찾아내는 방법이며, 스스로 판로를 개척하기 위한 노력 등에 관한 것이다.
하 씨가 힘주어 말하는 농법은 바로 냉이를 이용한 잡초대응농법이다. 하 씨가 일반마늘 대신 잎마늘을 작목으로 선택한 이유를 들어보면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농사를 짓는 잡초대응법과 통신판매를 통한 틈새시장 공략법이 다 들어있다. 잎마늘은 시금치와 마찬가지로 한겨울에서 3월 초순까지 녹채소로 판매가 가능한 틈새시장성 상품이라서 짧은 기간에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하 씨는 잎마늘을 파종할 때 반드시 냉이를 함께 파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냉이는 생명력이 강해서 쏙새 등 잡초가 자리를 잡기 전에 땅을 선점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굳이 제초제를 뿌리지 않아도 되고 냉이는 냉이대로 시금치보다 나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잎마늘 소득과 냉이소득을 합치면 일반마늘이나 시금치만을 재배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하 씨는 시금치 밭에도 반드시 냉이와 함께 파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한다. 시금치 밭의 잡초

대응은 물론 시금치에 병이 와 한 번에 폭삭 망하는 위험성에 대비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하 씨는 또한 올해 시금치와 같이 풍작에 따른 홍수출하로 인한 경매가 하락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독자적으로 통신판매방법을 개척했다. 농협경매에서 턱없이 낮은 가격이 나올 경우 그는 이를 거부하고 서울, 부산, 대구 농산물도매시장으로 들고 가기도 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그는 통신판매업 허가를 얻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굳혔다고 한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통신판매업 허가는 신고만으로 가능한데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웹호스팅업체를 선정하고 인터넷도메인과 전자우편주소, 사업자등록증과 금융기관으로부터 구매안전서비스 이용확인증을 발급받아 군 경제과 지역경제팀(860-3195)에 신고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 씨는 ‘남해바다해풍농장’으로 사업자등록증을 내는 등 ‘통신판매업 허가를 받기 위한 준비를 거의 다 마친 상태다. 

그는 또한 리히비의 최소량의 법칙에 입각해 식물이 반드시 필요로 하는 미량원소를 공급해주는 방법으로 바닷물을 10% 정도로 희석한 물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랬더니 잎마늘, 시금치, 냉이 모두 튼실해지고 무게도 많이 나가는 것을 통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더라는 것이다. 하 씨는 이 방법을 특허까지 얻을 생각이다. 
남해의 농업도 하 씨와 같은 사람들에 의해 점차 새롭게 구축돼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하 씨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은 사람은 010-2883-3308번으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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