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지 못한다' '한번 저지른 일은 다시 어찌할 수 없다'는 뜻으로, 지난 일은 되돌 릴 수 없고, 다시 어떻게 수습할 수 없을 만큼 일이 그릇됨을 비유한 말이다. 
 중국 후한서(後漢書) 하진전(何進傳)에 '나라의 일이 어찌 쉽겠소, 쏟아진 물은 담기 어려우니, 심사숙고하여야 하오(國家之事易可容易 覆水不收 宜深思之)'라는 문장에서 나온다. 
 같은 말이지만 원전(原典) 불교경전(經典))에는 '복수난수(覆水難收)'가 많이 거론되는데, 습유기(拾遺記)의 강태공(姜太公)에 관한 고사에는 중국 주(周)나라 시조인 무왕(武王)의 아버지 서백(西伯:문왕文王)이 사냥을 나갔다가 황하강(黃河江)에서 낚시질을 하는 초라한 노인을 만났다. 대화를 나눠보니 학식이 탁월한 사람이었다. 서백은 이 노인이야 말로 아버지 태공(太公)이 바라고 기다라던, 주나라를 일으켜 줄 인물로 확신하고 스승이 되어 주기를 청했다. 이리하여 태공망(太公望) 여상(呂尙)은 서백의 스승이 되었다가 무왕의 태부(太傅), 재상을 역임하는 등 입신출세했지만, 서백을 만나기 전까지는 끼니조차 잇지 못하는 가난한 서생이었다. 그래서 결혼 초부터 굶는 것이 예사였고, 참다못해 아내 마(馬)씨는 친정으로 도망가고 말았다.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흐른 어느 날, 마 씨가 남편 여상을 찾아와 이렇게 말했다. "전엔 끼니를 잇지 못해 떠났지만 이젠 그런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아 돌아 왔어요." 그러자 여상은 잠자코 곁에 있는 물그릇을 들어 마당에 엎지른 다음, 마 씨에게 말했다. "저 물을 주워서 그릇에 담으시오." 이미 땅속으로 스며든 물을 어찌 주워 담을 수 있단 말인가. 마 씨는 물에 젖은 진흙만 약간 주워 담았을 뿐이다. 여상은 조용히 "그대는 이별했다가 다시 결합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미 엎지른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는 것이오( 若能離更合 覆水定難收)"라고 말하며 받아주지 않았다.
 반고(班固)의 '주매신전(朱買臣傳)'에는 한(漢)나라 무제(武帝)때 승상을 지낸 주매신의 아내에 대한 이야기인데, 주매신은 어려서부터 매우 가난하여 끼니를 제때 해결하지 못했지만, 독서에 미쳐 집안일은 거들 떠 보지 않았다. 가장 노릇을 다하지 못하는 남편의 처사에 아내는 불만을 토로하면서 이혼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주매신은 아내를 달래면서 머지않아 충분히 호강시켜 주겠으니 조금만 참고 마음을 돌이키라고 사정했지만, 아내는 떠나고 말았다. 그런데 그 후 주매신은 회계(會稽)의 태수(太守)가 되어, 행차를 하는데 부임행렬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의 아내도 있었는데 아내는 행렬 앞으로 다가가 자신의 죄를 용서해달라고 애원했으나, 주매신은 "엎지른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네(복수난수)"라고 하였다.   
비슷한 성어로 '엎질러진 물은 동이에 담을 수 없다(복수불반분覆水不返 盆)' '엎지른 물(복배지수覆杯之水)'등이 있다. 우리 속담에도 '쏘아놓은 화살이요, 엎지른 물이다'라는 말이 있다. 복수불수는 인간사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교훈으로, 핵심은 다루는 사람들의 태도와 자세에 대한 것이다. 버린 문서가 나중에 알고 보니, 매우 귀중한  자료였다면 어찌하겠는가?  쓰레기장을 뒤져서라도 찾고 싶을 심정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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