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남해문화원 대강당에서 올해의 문화학교수료식이 열렸다. 1년 동안 각 분야에서 배운 학생들 수백 명이 수료식을 하는 날이었다. 이 정도의 공식적인 큰 행사라면 군수가 참석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박영일 군수는 참석하지 않았다. 박군수는 이날의 행사뿐만 아니라 오래 전부터 문화원에서 주관하는 대부분의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하미자 문화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군민이 있어야 군수가 있는 것이다’라며 군수가 오지 않는데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군수가 문화원의 각종 행사에 가지 않는 이유는 문화원과의 갈등 때문이라고 본다. 갈등은 처음에 문화원 관계자의 정치적 입장 때문에 불거졌다고 보는데 그 후에는 문화원에 대한 예산 삭감으로 인해 더 한층 골이 깊어졌다가 최근 들어서는 문화원 사무국장의 인사 문제에 군이 개입하려다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남해문화원은 여러 분야의 문화 활동을 주관하거나 지원하는 남해문화의 산실이고 상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대 군수들은 문화원의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매년 해오던 기준에 따라 예산을 배정해 주었다. 갈등이 생긴 이후 박영일 군수는 남해문화원에 대한 예산을 대폭 삭감해버렸다. 예산의 편성권은 군수의 고유 권한이다. 하지만 아무리 군수의 권한이라 하더라도 예산은 군민이 낸 세금이기 때문에 군수가 자의적으로 편성하거나 감정적으로 삭감을 해서는 안 된다. 문화원에 대한 예산 삭감은 곧 남해 문화 활동의 위축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개인 간의 갈등이 아닌 군수와 문화원 간의 갈등은 곧 문화 활동의 위축을 초래하기 때문에 정말 우려스러운 일이다. 문화원에 대한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것은 문화 활동을 이전 보다 더 추구하는 시대의 흐름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박영일 군수는 문화원에 대한 예산 삭감뿐만 아니라 문화원이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도 거의 참석하지 않는다. 문화원의 회원들 수백 명도 다 남해군민이다. 문화원에서 하는 각종 행사를 계속 외면하는 것은 군민의 대표인 군수로서 옳은 처신이 아니라고 본다. 
박영일 군수는 역대 군수들과는 달리 마을마다 효도관광을 가면 인사를 너무 잘 다녀 탈이라는 말을 한다. 또 여름철이면 쉼터 방문이라 하여 마을의 정자나무 아래 모여 있는 사람들을 부지런히 찾아 다닌다. 그러는 군수가 수백 명이 모이는 문화원의 행사에만 참석하지 않는다면 누가 봐도 문제가 있는 것이다. 문화원 회원들도 다 똑 같은 군민이기 때문에 그들의 활동을 존중하고 그들의 노고에 격려해 주어야 한다. 
군민들은 박영일 군수의 문화원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문화원과의 갈등이 해소되기 바란다. 또 문화원 관계자들도 정치적인 오해를 낳는 언행이나 행동은 삼가해야 한다. 이미 의회를 비롯해서 언론에서도 여러 번 똑 같은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박영일 군수와 남해문화원 간의 갈등은 오래 전부터 군민들이 걱정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군수도 남해문화원도 다 공인이고 공공기관이다. 군민들이 군수를 걱정하고 공공기관을 걱정해서야 되겠는가. 
박영일 군수의 4년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해는 저물어 가는데 갈 길은 멀다. 결자해지라고 했다. 갈등의 원인을 놓고 이른바 ‘네탓 공방’은 접어두고 임기가 끝나기 전에 문화원과의 갈등을 완전히 해소하길 바란다. 두 기관의 화해야 말로 지금 군민들이 바라는 것이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남해문화의 미래를 위해 갑의 위치에 있는 군수가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 대화합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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