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소방시절 119 창설, 의무소방 도입 등 업적도 높아

  
  ㅠ  
  
서면 연죽마을 카우보이 신주영씨가 그의 애마 순심이를
타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면 연죽 카우보이를 아시나요?

서부 카우보이 복장에 말을 타고 서면 연죽에서부터 남면이고 읍이고 콧노래 부르며 발길 닿는 곳으로 달리는 신주영(58)씨.

서울에서 함께 살던 어머니가 고향이 그립다며 내려온다고 해 팔십 노모를 혼자 둘 수 없어 함께 내려오게 됐다는 그는 “평소에도 고향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앞으로 기회가 되면 승마도 가르치며 남해에서 제2의 인생을 계획할 것이다”고 했다.

고향에 내려온 지 겨우 2개월 정도 됐지만 말 타는 사람하면 다들 ‘아’할 정도로 그는 어느새 유명인사가 됐다.

같은 마을에 사는 박춘엽(59) 씨는 “말을 타고 다니는 사람은 처음 봤는데 신기하다”며 “거짓이 털끝만큼 없을 정도로 솔직하고 욕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그를 평가했다.

그의 말에 대한 사랑은 초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릴 때 서부 영화에서 악당을 물리치는 꼬마 인디언 소년의 말 타는 모습을 보고 말 타는 자신의 모습을 꿈꿨다는 그는 79년도부터 말을 타기 시작했다.

현재는 네마리의 말을 소유하고 있으며 두마리(순심이, 검동이)의 말을 가지고 내려와 남해에서 타고 다닌다.

그에게 승마는 단순한 레저만이 아니다. 소방공무원 시절 산불진화 등 소방업무에 활용될 수 있도록 후배들에게도 틈틈이 가르쳤다.

서면 카우보이로뿐 아니라 소방계에서도 ‘의지의 사나이’‘독불장군’‘불도저’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만큼 그를 모르는 소방관이 없을 정도로 전설적인 인물이다.

군대시절 화재구조관련 프로그램에서 구조작업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고 소방공무원이 돼야겠다 결심한 그는 73년부터 몸을 담기 시작, 2001년 행자부 소방국장이라는 최고봉까지 오르고 퇴임을 했다.

29년동안 소방관을 하면서 과감한 추진력 때문에 때론 주위의 질타를 받기도 했지만 119구조대 창설, 의무소방제도화, 소방전술, 소방기술기준제정, 소방 인력확충, 소방청 설립 등의 공을 세우기도 했다. 

각종 고비와 어려움이 따랐지만 119 구조대라는 것이 자랑스러웠다는 그는 후배들에게 “당장 오늘은 힘들더라도 남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봉사를 한다는 자세와 마음을 가져라”고 말했다.

앞으로 말을 타고 남해 곳곳을 돌아볼 계획이라는 그는 오늘도 애마를 타고 애창곡 ‘전선야곡’‘사랑을 위하여’ 를 부르며 달린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