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활동하는 남해인이 15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소리 소문 없이 남해를 아끼고 사랑하는 향우부부가 있다. 바로 이윤원·김미옥 부부이다. 이윤원 향우는 남해읍 평현마을에서 고(故) 이석운·김두아 부모님의 4남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의 삶을 보면 억척스러운 도전이면서도 여유로움과 아름다움이 묻어난다. 가난을 숙명처럼 타고났으면서도 그 가난을 탓하지 않고 자신의 노력으로 극복해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이 향우는 천직이라고 생각한 농협중앙회 조직 내에서 작은 신화를 창조한 인물로 통한다. 농협중앙회 농작물보험기획팀장을 맡으면서 그는 국내 최초로 농작물재해에 시달리는 농민들을 위해 농작물재해보험제도를 도입했다. 이어서 농작물재해제도 개선뿐만 아니라 보험제도의 활성화 및 정착을 위해 보험 대상 품목 확대, 무사고 할인, 할증제도 도입 등을 추진하는데 기여했다. 그가 입안한 ‘농업인 안전보험’, ‘가축보험’, ‘농기계 보험’ 등으로 농민들은 보험료의 50%를 국고에서 지원받는 혜택을 받게 되었다. 이 향우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 4월 정부로부터 ‘농림 유공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향우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보람을 느낀 것은 농협중앙회 남해군지부장으로 재직할 때란다. 평소 고향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특별했기에 남해지부장 근무를 자청했다. 남해의 풍습과 실정을 잘 파악하고 있는 농업전문가가 고향 근무를 하는 것은 남해 농업 발전에 큰 보탬이 아닐 수 없다. 그는 부임과 동시에 시장 곳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상인들의 의견을 듣고 격려도 하며 혼신의 힘을 쏟아 지난날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꿈꾸었던 농촌경제 살리기 운동을 열정적으로 펼쳤다. 남해지부장 시절에 바쳤던 헌신적인 열정에 대해 남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그는 남해농업고등학교(현 남해제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농협대, 한국방송통신대, 경남대 대학원, 건국대 대학원을 졸업한 학구파이다. 농협대학에서 1998년부터 보험론 겸임교수로 재직하며 후진 양성에 힘썼다. 이 향우는 농협중앙회 봉천동 지점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관악구소방협의회 위원과 관악구재향군인회 이사로 활동했다. 그는 농협중앙회 봉천동 지점장을 마지막으로 현직에서 은퇴했다. 농협중앙회 퇴임 후에도 능력을 인정받아 남해농협 사외이사, 농협은행 감사역 그리고 농협중앙회 순회검사역으로 일을 했다.
애향심과 봉사정신이 투철한 이 향우는 재경남해읍향우회장을 4년간 맡아 봉사했다. 언제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되 그것에 만족하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가 미래를 위한 창조적 발전을 연구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근면한 남해 사람의 표본 같은 이 향우의 가정은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다복한 가정이다. 중견 수필가로 알려진 그의 부인 김미옥씨는 고향의 따스한 정서를 담아 수필집 <숨어 피는 꽃>, <행복한 만남>과 시집 <종이컵>을 출간했다. 이 향우 부부에게는 3명의 딸이 있다. 첫째 지영씨와 둘째 현영씨, 셋째 빛나리씨는 결혼해서 화목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다.
수필가인 김미옥 작가의 글의 배경엔 언제나 고향의 따스한 정서가 깔려 있다. 그는 지난달 두 번째 수필집 <분홍꽃이불>을 출간했다. 계간 <문예사조>와 <에세이문학>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한 김미옥 작가가 첫 수필집을 낸 지 10여년 만에 두 번째 수필집을 낸 것이다. 김미옥 작가는 “특별히 미루거나 서두를 생각이 없었으니 이게 내 리듬인지도 모르겠다”며 “수필과 시를 시작한 지 20년이지만 여전히 공부하는 즐거움을 누리고 살고 있다”는 겸손한 마음을 책의 글머리에 실었다. <분홍꽃이불>에는 소박하고 진솔한 작가의 삶이 담긴 이야기 46편이 실려 있다.
<분홍꽃이불>에는 막내 아이가 이불 위에서 뛰놀았던 추억과 아이 셋 키우느라 바쁘게 살긴 했어도 아직은 탱탱한 볼에 발그레 수줍음도 얼마쯤 남아있던 필자의 젊은 시절을 함께 한 ‘분홍꽃이불’ 속 추억을 그렸다. 김미옥 작가의 글 속에는 오랫동안 함께한 물건에 대한 애정뿐만 아니라 짧게 스쳐가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도 가득하다. 내 이야기, 내 이웃의 이야기가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김 작가의 따뜻하고 섬세한 시선을 만나 재미와 감동, 깨달음까지 전한다.
사람들 가슴을 촉촉하게 적실 향기로운 글 한편 꿈으로 품고 산다면 늘 그대로 새로운 날들이 열릴 것이며 낯선 공간에서 만난 사람들 사이 마음의 벽이 허물어지는 찰나를 기록하고 있는 글을 읽다보면 마음이 따스해져온다. 글은 곧 그 사람이라는데 교양 있고 따뜻한, 그리고 수줍은 풀꽃 같기도 한 김미옥 작가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한국시낭송치유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 작가는 작품 활동으로 바쁜 중에도 매주 실버카페에서 외로운 어르신들에게 시를 들려드리고 있다. 시 낭송을 통하여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봉사를 실천하며 즐겁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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