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6기 남해군정의 임기만료일이 7개월여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역대 군수들이 차기 선거를 위해 몇 개월 앞당겨 군청을 나온 전례들을 감안하면 민선6기 군정은 사실상 4개월 정도 임기를 남겨놓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군민의 행복한 삶의 질을 결정짓는 요체는 군정이다. 군민들은 4년마다 다가오는 선거를 통해 차기 군정이 집중해야 할 방향을 설정한다. 선거과정을 통해 자신의 마음에 드는 수장을 선택함으로써 군정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시대가 바뀌면 군민이 선택하는 기준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지난 1년 새 타오른 촛불이 시대를 바꾸었다. 이미 완전히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강물처럼 도도하게 흐르는 시대의 흐름을 내다보지 못한다면, 또한 발 빠르게 적응하지 못한다면 지역주민 전체가 활력을 잃고 침체의 늪을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새로운 시대의 흐름은 어떤 방향인가?    
문재인 정부가 제시하는 새로운 국가발전 방향의 핵심 중의 핵심은 국토의 균형적 발전과 보다 성숙한 지방분권국가로 진전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아주 오래 전부터 일관되게 주장해온 가치기준이다. 헌법을 개정할 때도 이 부분은 꼭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방자치제도가 시작된 1995년 이후 지난 20여 년 간 급격한 인구감소와 그로 인한 위축일로의 지역경제는 우리의 의식을 두려움으로 옥조여온 조건이었다. 이에 따라 역대 국회의원 후보와 군수 후보들은 조선산업단지 유치, 화력발전소 유치 등 일거에 대규모 인구유입을 가져올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하는데 휩쓸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산업단지 조성은 선거 때마다 주요이슈로 위력을 발휘했다. 
이렇게 정치인들의 득표용 공약으로 제시되고 설정된 것이 현재의 남해IGCC 개발사업이다. 남해IGCC는 지난 4년 동안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계획은 당초우리에게 제시되었던 것에 비하면 형편없이 쪼그라든 상태다. 이제 우리는 ‘이 사업이 과연 되긴 되는 것인가?’ ‘이 정도 규모의 사업에 우리의 희망을 다 걸어두고 있어도 되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해도 이상할 것 없다. 
지난 몇 년간 물밑에 잠겨 있다가 사업자가 개발행위허가를 얻기 위해 지난 8일 주민설명회를 개최함으로써 핫이슈로 떠오른 망운산 풍력발전단지 개발사업 역시 ‘누구를 위한 사업이냐?’는 질문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에 비해 규모가 작긴 하지만 창선 서대리의 석산개발사업에도 삼동 봉화리 산지의 대규모태양광발전소 개발계획에도 똑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경남도립남해대학 이병윤 교수는 어느 자리에서 “지난 10여 년 간 남해를 찾는 관광객들을 보고 지어진 펜션이 1000여개가 넘고 이들의 인구유입효과가 적지 않으며 고용창출효과 또한  적지 않은데 이들에게 남해IGCC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남해IGCC가 우리군의 미래를 담보하는 먹을거리가 될 수 없고 오히려 지역정체성을 해치고, 관광산업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면 정치인은 더 이상 여기에 군민의 희망을 저당 잡혀서는 안 된다. 망운산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계획도 이와 함께 우리군의 에너지자립차원의 보다 근본적인 목표를 설정한 뒤 보다 치밀하게 설계된 입지를 찾아야 한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있는 지금 이 시기가 우리가 희망을 걸고 있는 이들 개발사업들이 우리군의 옳은 발전 방향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총의를 모아나갈 수 있는 최적의 기회라고 본다. 이를 공론화하는 과정에 본지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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