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모임계획을 미뤄서 가을나들이로 결정하고 바쁜 시간 속에 짬을 내어 만난 재경보물섬양떼들 17명은 경춘선에 몸을 싣고 설레는 마음으로 춘천으로 떠났다. 주말이라 경춘선 전철은 붐비었고 우리도 그 틈에서 서로의 안부도 물으면서 가을이 익어가는 차창 밖에 시선을 던져놓고 정담을 나눴다. 어느새 도착한 남춘천. 춘천에 살고 있는 은정 후배가 수고스럽게도 마중을 나와 주었고 우리는 그 유명한 춘천닭갈비로 이른 점심을 먹기로 했다.
고윤귄 회장님의 간단한 인사말과  함께 맛있는 닭갈비에 간단한 약주 한 잔까지 하면서 점심을 맛있게 먹고 준비된 차로 소양강댐으로 향하는 차 속에서 소양강 처녀의 노래도 다 같이 목청껏 불려보았다. 친구들의 우정도 다시금 새기면서 도착한 곳 소양강댐. 춘천시를 아늑히 감싸 안고 흐르는 소양호는 내린천과 서화천을 합해 흐르며 산세가 좋은 강원도의 맑은 물은 서울시민의 젓줄이다. 단체사진을 추억으로 남기고 나지막한 봉의산 소양정으로 가는 길목에서 바라보는 산과 물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아름다운 풍경. 멀리 바라보이는 오봉산 능선에는 이미 가을이 물들어 가고 그 아래 소양호의 굽이굽이 뱃길이 아련하게 눈에 들어온다.
참 좋은 계절에 이렇듯 좋은 벗들과 같이 할 수 있음에 마음 뿌듯하다. 한숨 몰아쉬고 다 달은 소양정 누각에 올라 멀리 보이는 조망은 한 폭의 그림이다. 이마에 맺힌 땀방울 씻으며 오른 30여분 모두들 얼굴에는 행복한 웃음이다. 누각아래 간단히 준비한 음식으로 정상주를 마시며 시원한 바람과 가을의 햇살 좋은 오후를 즐기고 사진도 찍으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우리 보물섬 양떼들의 가을 나들이 보람된 하루였고 다음을 기약한 시간들이였다. 아쉬움을 뒤로한데 버스에 몸을 싣고 춘천역에서 서울로 상경하였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