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일 군수는 지난 2015년 9월 8일 남해군청 대회의실에서 주요 공직자들과 지지자들까지 참석한 예사롭지 않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무관 승진 청탁과 함께 돈이 오갔다는 의혹을 제기한 보도에 대한 박영일군수의 입장을 밝히기 위한 기자회견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박영일군수가 준비해온 기자회견문을 자기혼자서 낭독했고 참석한 기자들에게는 복사본 한 장도 배포하지 않았다. 박군수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서 의혹 보도를 ‘남해군정을 흔들기 위한 소설’이라고 규정하면서 “만약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군수직을 사퇴하겠다”고 스스로 약속을 했다. 참석했던 기자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군수직 사퇴’라는 중대선언을 한 것이다. 그래서 기자회견문 낭독이 끝나자마자 모 기자가 거취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질문했다. 박영일군수는 질문에 답하면서 재차 사퇴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통상적으로는 기자회견문을 미리 배포하고 난 다음에 군수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데 이날의 기자회견은 기자회견문을 배포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자들은 직업의 생리상 녹취를 해야만 했다.
지금 시중에는 박영일 군수의 이날 기자회견이 영상으로 편집되어 유포되고 있다. 이 영상에는 박영일군수의 말 바꾸기와 거짓말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녹취록과 영상은 명백한 증거가 되고 있다. 군수가 무슨 말을 했느니 안 했느니 하는 말은 증거가 있기 때문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영일 군수는 열흘간의 긴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날 늦게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지금도 일각에서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했던 저의 표현을 가지고 군수직을 사퇴할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군수는 군민이 선택한 막중한 자리로 일부의 주장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박영일 군수는 스스로 한 ‘군수직 사퇴’라는 약속에 대해 군민 앞에 공개적으로 엄중히 사과하거나 책임을 지기는커녕 ‘군수직 사퇴’라는 중대선언을 ‘저의 일부 표현’이라며 그냥 넘어가려고 했고 스스로 한 말에 책임지고 사퇴하라는 군민의 요구를 ‘일부의 주장’이라며 뭉개버리려고 한다.
또 성명서를 발표한 시기도 꼼수가 들어있다고 본다. 대법원의 판결이 9월 21일에 있었는데 긴 연휴가 시작되던 첫날 늦게 슬그머니 내밀었던 것이다. 연휴 기간에 여러 지역신문이 안 나온다는 걸 치밀하게 계산했을 것이다.
그리고 박영일 군수가 군민한테 진정으로 사과할 마음이 있다면 군청 대회의실에서 전에처럼 기자회견을 열어서 석고 대죄하는 자세로 해야지 신문도 안 나오는 연휴를 기다렸다가 고작 성명서 한 장으로 대신하려고 한다는 것은 공인으로서는 정말 비겁한 처사이고 2년 전 군청 대회의실에서 큰소리치던 때와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군수직 사퇴는 박영일 군수가 지금 와서 주장하듯 ‘일부 표현’도 아니고 ‘일부의 주장’도 아니다. 박영일군수가 스스로 한 중대선언이었기 때문에 군민들은 그 약속을 지키라고 하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군민들의 요구라고 생각해야 한다.
이제 남은 것은 이 문제에 대해 박영일 군수의 명백한 입장 표명이다.
만약 박영일 군수의 주장처럼 ‘일부 표현’이라고 식언을 하고 넘어가려 한다면 남해군민은 박영일을 더 이상 남해군수라고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공인으로서 자기의 거취와 관련한 중대한 약속을 어겼기 때문에 더 이상 군수자리에 있을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본다. 도의적 정치적으로는 이미 박영일을 남해군수라 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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