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윤의 자연이야기 14   

한국의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서 발췌하여 전해주고 있는 지구상의 다양한 환경관련 내용들 중에 우리가 참고하고 또 벤치마킹을 해야 할 몇 가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최근 미국의 환경단체 시에라 클럽(Sierra Club)은 청정에너지 일자리가 미국 내 41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화석연료 산업을 압도한다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오바마와 트럼프의 차이

지난 3월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환경보호청(EPA)을 방문해 이른바 ‘에너지 독립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탄소배출 규제를 재검토하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환경보호 조치들을 철회하거나 유보한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환경정책은 환경개선이 아니라 ‘일자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환경 규제가 일자리 감소의 원인이라고 보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내린 행정명령으로 정부의 간섭을 중단하고 일자리를 없애는 규제를 폐지하는 역사적인 조치를 취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까? 그리고 오바마 정부의 청정전력계획(Clena Power Plan)은 과연 철회해도 되는 정책인가? 그에 대한 답을 담고 있는 보고서가 시에라클럽(Sierra Club)에 의해 발간됐다. 시에라클럽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환경운동단체에 속하며, 미국에서 금광 개발로 서부의 산림지대가 훼손되자 이를 지키기 위해 1892년 설립한 비영리 단체이다. 보고서는 미국 내 에너지 부문의 일자리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담고 있다. 에너지부(DOE)가 제공하는 2017년 에너지부문 일자리 데이터를 분석해 청정에너지 분야가 화석연료 산업보다 2.5배나 많은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청정에너지 일자리는 태양광, 풍력, 에너지 효율, 스마트그리드 기술 및 배터리 등 에너지 저장장치를 포함하는 분야의 직업군을 말한다. 청정에너지 일자리는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건, 버지니아, 조지아 및 오하이오와 같은 주요 경제 권역에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현재 미국 내 9개 주에서만 화석연료 일자리가 청정에너지 일자리보다 많다.
세계재생에너지협회(IRENA)가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청정에너지 발전 신규 설비는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에 반해 비 재생에너지 발전 신규 설비 증가는 정체 또는 감소 추세에 있다. 에너지 생산이 기존의 화석연료에서 청정에너지로 무게 중심을 옮김에 따라 일자리 또한 재생에너지 부문에서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광산 개발 관련 규제만 풀어도 일자리 수 만개는 거뜬히 만들어낼 수 있다고 호언장담해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강력한 환경정책을 펴는 바람에 광산 일자리가 대폭 줄었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하지만 시에라 클럽의 보고서는 그의 인식이 왜곡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가장 큰 에너지원이 재생에너지라는 사실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가.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국제 기준을 적용했을 때 1%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의 실정에 비해서 훨씬 적은 부분을 청정에너지에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총 인구의 0.03%가 청정에너지 직군에 종사하는 데 반해, 미국은 총 인구의 0.85%가 청정에너지 일자리에 종사한다. 인구를 고려하더라도 약 28배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정말 우리나라는 가야 할 길이 멀다. 그러나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핵 발전소 해체하는 기술로 전환

문재인 정부의 탈 원전 정책의 추진으로 원전을 기반으로 살아온 전문가 집단과 그 세력들이 잃어야 할 원전시장의 규모가 무려 44조원에 달한다. 20여개의 대학에서 원자력과 관련 학과를 운영하는데 그 관련 교수들과 학교에서도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는 상항이다. 그들로서는 명운을 걸고 투쟁하고 지켜야 할 사업이다. 그러나 핵발전소와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은 이미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 이제는 핵발전소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가장 경제적으로 해체하는 기술을 축적하여 세계시장에 진출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책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두려운 핵발전소를 안전하게 해체하여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금번 조치로 확보하게 된다면 인류의 공영을 위해서도 국가의 경제발전을 위해서도 아주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우리 남해는

이렇게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 한수원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서 대통령 직속으로 두고 관리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에 강한 신뢰를 보낸다. 이제는 우리지역에서도 우리지역의 정체성을 정확하게 정립해서 먼 길 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보물섬 남해에 IGCC 발전소가 건설되면 그 발전소로 인한 일자리가 신재생에너지로 인한 일자리보다 더 늘어날 수 있을까?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생명의 섬, 보물섬 남해에도 시에라 클럽의 보고서는 시사점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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