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읍에서 북쪽으로 산길을 타고 5분 쯤 올라가면 오동나무가 있을 것만 같은 오동마을이 나온다. 깊은 계곡을 끼고 있는 다리 쪽으로 약간 고개를 돌리면 아담하게 자리 잡은 남해국수가 보인다. 진회색 건물 외벽 상단에는 ‘면류 제조35년 전통 남해국수’라고 적혀 있다. 국수처럼 하얀 색깔과 국수가닥의 느낌을 풍기는 네 글자가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다. 이 상호가 없었다면 여느 집 주택과 별반 다를 게 없었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공장시설을 갖추고 우리밀국수를 가공하고 있다.

국수공장과 식당을 2개월 전부터 겸하여 운영 매출 증대

98년도에 ‘보물섬우리밀영농조합법인’이라는 상호를 달고 80평의 공장에서 100% 우리밀을 가공하여 국수 판매를 시작했다. 그러다가 2개월 전에 우리밀로 만든 국수를 팔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공장 옆에 ‘남해국수’라는 식당을 열게 되었다. 2개월 밖에 안 된 신생식당이지만 몇 년이나 된 것처럼 자리가 잡혀 있었다. 그동안 대충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현재 식당에서는 콩국수 비빔국수 물국수 마늘국수 흑마늘국수 부침개를 팔고 있으며 날이 추워지면 칼국수도 팔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단호박칼국수 시금치칼국수도 계획하고 있었다. 며칠만 있으면 단호박국수와 시금치국수는 식당에서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사장님은 관내에서 국수식당을 운영하는 업주들이 생면과 가공된 국수를 필요로 하면 공급을 해 준다고 한다. 그리고 국수에 쓰일 단호박과 시금치를 많이 사용하게 되면 재배자와 국수업자가 상생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새남해농협에서 계약한 우리밀을 사천사남농협에서 가공을 하고 일부는 여기 공장에서 가공을 하고 있었다. 국수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이런 삼자구조가 긴밀하게 형성되어 있었다. 주인이 의도했던 대로 손님들이 국수를 먹고 그냥 가는 것이 아니라 가공된 상품을 대부분 사 가기에 매출이 많이 향상되었다고 한다. 국수 먹는 집 따로 국수 사는 집 따로 분리가 돼 있으면 시간도 낭비되고 맛에 대한 실망도 할 수 있는데 한곳에서 직접 먹어보고 살 수 있으니 여러모로 효율적이라고 했다. 바로 식당 옆에는 공장이 있어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공장내부를 훤히 볼 수 있으니 더 믿고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투명한 유리를 사이에 두고 공장과 식당은 거리낌 없이 하나로 소통되고 있었다. 우리의 먹거리가 투명하지 않다면 검은 시선으로 바라 볼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서는 그런 것을 조금도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우리밀로 꾸준히 음식 문화를 연구 개발

여기 공장에서 제조한 국수는 현재 농·축협마트와 특산물판매장으로 30~40%정도 나가고 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아이템을 제공하고 운영에 따르는 애로사항을 해결해줘서 도움이 되고 있었다. 사장님은 남해에서 된장 업을 하는 사람들도 특별한 된장을 개발하여 더 나은 식품으로 소비자들의 기호에 부합했으면 하는 바람도 가지고 계셨다. 혼자만 잘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 더불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듬뿍 담긴 말이었다.
이곳에서 국수가 입소문이 나면서 주인 부부는 매스컴에 출연도 하고 방송에 나가기도 했다. 처음에는 그렇게 매스컴을 탈 일이였냐고 생각했는데 깊이 들어가 보니 그럴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었다. 식품과 관련된 많은 교육을 받고 표창도 받았으며 우리밀로 꾸준히 음식문화를 연구 개발하여 지역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많이 하신 걸로 돼 있었다. 현재로는 몇 년째 ‘남해군특산물 유통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남해군 통합브랜드 심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생면을 제조하기 위해 꼭 천일염을 사용했으며 하절기와 동절기에는 정해진 염도를 고집했다. 그리고 저온창고에서 하루 정도 발효를 거친 후 좋은 품질의 국수를 뽑아 사용을 했다. 저온실의 온도는 항상 2도를 유지하고 있어 문을 여는 순간 냉기가 바로 전달됐다.
청결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 작은 부분도 소중히 챙김

공장에는 밀가루 가공실, 면제조실, 포장실, 건조실들이 잘 구분되어있었고 청결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어느 공장에서 본 주변 환경은 지저분하기가 이를 데 없었는데 여기는 나무랄 데 없는 구조와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또한 큰 편백나무와 소나무들이 고맙게도 건물을 향해 몸을 굽히며 피톤치드를 뿌려주고 있었다. 어느 화가가 그렸다는 벽화에는, 크고 작은 해바라기와 키 작은 야생화들이 진한 주황색을 깔고 새롭게 탄생하여 건물의 이미지를 한층 새롭게 살려주고 있었다.
주인은 ‘밀 향도 많고 맛도 구수하고 표백도 하지 않은 천연재료'로 국수를 만들 때마다 ‘우리 밀의 품질을 더욱 향상시키고 우리 밀을 많이 애용'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관광객과 지역민들이 국수를 맛있게 먹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단독주택이라면 흔히 있을 수 있는 개 한 마리도 기르지 않는 이유가 국수에 들어갈 털이 걱정되기 때문이라고 한 것은 계속 잊히지 않는 소중한 말이었다. 청결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 이런 작은 부분도 생각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 집 국수를 더 믿고 먹고 싶어졌다.

국수선물세트 저렴하게 준비, 추석 전까지 10%할인

부지런하고 올곧은 사장님은 곧 다가오는 명절을 위해 국수 선물세트를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 공장 내에 차곡차곡 쌓아둔 국수를 보니 나무에 주렁주렁 열린 과일을 보는 것처럼 마음이 풍성해지고 명절에 이 선물을 받는 사람은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 쌓아둔 이 제품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서 우리밀로 제대로 만든 국수를 맛봤으면 하는 바람이 가득 들었다.
명절선물도 두 종류로 구분지어 세트로 마련돼 있었다. 우리밀가루, 우리밀국수 흑마늘국수 마늘국수 5개 들이와 전체적으로 국수 6개 들이로 포장되어 있었는데 가격은 적당해보였다. 싼 가격인데도 불구하고 명절 때까지 또 10%할인도 한다고 하니 부담 없이 준비할 수 있는 선물이 될 것 같았다.
이 제품은 남해군 쇼핑몰, 경남몰, 보물섬우리밀영농조합사이트에서 판매를 하고 있었다. 내년 설날에는 단호박과 시금치로 만든 국수도 명절 선물세트로 준비할 것이라 하니 더욱 구미가 당기는 명절 선물세트가 될 것 같았다.
가을에 파종하여 봄에 수확을 하는 우리밀은 생육기간이 겨울이므로 병해충의 염려가 없으며 또한 병해충의 활동이 시작되는 봄철에 수확을 하므로 농약을 뿌릴 필요가 없다. 무공해의 우리밀로 건강국수를 만드는 남해국수는 우리 군민 더 나아가 국수를 애용하는 사람들의 건강한 먹거리로 분명 손색이 없어 보인다.
깊은 계곡을 끼고 공장의 나이와 비슷한 나무들의 비호를 받으며 자리한 ‘남해국수’는 아주 대단하고도 대단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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