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남해군에는 축제가 너무 많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전에는 없던 것이 박영일군수 들어 새로 생긴 축제도 여러 개가 있다. 단 1회로 끝난 도다리 쑥국축제, 창선고사리 축제, 서면 단호박 축제, 고현 왕새우 축제, 뚝방길 유채꽃 축제 등이다. 이처럼 새로 생긴 축제도 많지만 기존에 있는 축제도 많다. 대표적인 축제라 할 수 있는 마늘 축제, 독일마을 맥주축제, 미조 멸치축제도 있고 최근 들어서는 설천 참굴 축제도 있고 두모마을 유채꽃축제도 있다. 이런 축제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대회나 행사도 너무 많다. 올 봄에는 노량에서 전국 마라톤 대회도 열었고 가을에는 또 삼동 지족에서 시작되는 자전거 대축전도 열린다. 또 올해는 2년마다 열리는 화전문화제 겸 군민의 날 행사도 있다.
어찌 보면 남해는 1년 내내 축제하다 볼 일 다 보는 것 같고 먹고 놀자 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축제에는 군에서 예산을 지원한다. 적게는 몇 천만 원에서 많게는 몇 억씩 혈세가 투입된다. 새로 생기는 축제에 많은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한 편으로 보면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퍼주기 예산이라는 오해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지난해에 박영일 군수는 남해군의 부채를 다 갚았다며 ‘채무제로 달성’ 기념식도 했다. 그러던 박군수가 면 단위에서 열리는 축제에는 예산을 아낌없이 지원한다. 서면 유포마을에서 처음으로 열린 단호박 축제에는 군에서 거액의 예산을 지원했는데 이구동성으로 너무 부실했다는 지적이고 심지어 어떤 이는 관광객 수보다 행사에 동원된 공무원들의 수가 더 많더라는 얘기도 한다.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는 좋은 축제는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효과도 있고 남해를 알리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축제가 너무 많으면 선택과 집중이 어렵고 부실화되기 쉽다. 지금은 축제를 새로 만들 게 아니라 축제를 과감히 정리하고 선택과 집중을 할 때다. 기존에 있는 축제를 시대에 맞게 변화시키고 내실을 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남해의 많은 축제는 외지 관광객들은 별로 오지도 않는 이른바 동네잔치로 그치는 경우도 많다. 예산을 들여 축제를 열면 가능하면 외지인들이 몰려와서 돈을 쓰게 해야 하는데 축제가 너무 많다보니 그러기가 쉽지 않고 동네 사람들끼리 호주머니를 털어 먹고 노는데 그친다.
속된 말로 ‘꼬시래기 제살 뜯어먹기’ 축제가 대부분이다.
면 단위 축제에는 각 마을마다 부녀회에서 장사를 한다. 그러면 주로 그 마을 사람들이 찿아가서 매상을 올려준다. 군 단위의 축제는 면 단위별로 부녀회가 동원되어 장사를 한다.
이처럼 축제가 열리면 외화벌이는 어렵고 자기 동네 사람들을 상대로 장사를 한다. 그리고 거기서 파는 음식은 남부끄러울 정도로 형편없고 값도 비싸다.
그런 음식 팔아 장사하면 남해의 이미지를 다 망친다. 지역 사람들도 그놈의 안면 때문에 마지못해 갈아준다고 가지만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대부분 할 것이다.
새우축제나 멸치축제 참굴축제에는 시장이나 다른 데서 사는 값보다 20% ~30%정도 싸면 부담 없이 실컷 먹을 텐데 시중에서 사는 값보다 똑 같거나 비싸다면 굳이 멀리까지 가서 먹으려고 하겠는가.
지금은 새로운 축제를 계속 만들 게 아니라 축제 전반에 걸쳐 냉정히 평가하여 재정비하고 내실을 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