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 “정권교체 여망 몰아 지방선거까지 이어가자”
보수진영, “대선 후 지방선거 구도 재편, 내년 선거는 ‘원점’부터”

 

이번 4.12 도의원 보궐선거에서 중도진보 성향의 무소속 류경완 후보가 압승을 거두며 이번 보궐선거 이후 당장 내년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이번 선거결과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지역정가의 안테나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의 후보 구도가 보수 2명, 중도진보 1명, 진보 1명의 4자 구도를 갖추면서 각각 각 진영간 분열양상으로 인해 선거결과의 유불리를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구도가 됐고, 이같은 구도 탓에 이른바 각 후보의 고정 지지층, 콘크리트 지지층이 넓은 후보가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이란 전망은 일찌감치 나왔다.
최종 결과는 이같은 전망을 그대로 나타냈다. 지난 두 차례의 지방선거를 치르며, 5회 도의원 선거 당시 38.85%의 득표율을 보여줬고, 2014년 6회 지방선거에서는 41.67%의 높은 득표율을 보였으나 낙선의 고배를 마셨던 류경완 후보가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과반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거두며 당선된 것. 이같은 류 후보의 낙승은 최종 투표율이 48.7%의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사실상 고정지지층이 가장 넓은 류 후보의 지지자들이 적극적 투표 참여층으로 연결됐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또 선거구도 확정 후 보수진영 후보의 분열이 진보 성향 후보의 상대적 반사이익으로 귀결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으나 최종 개표결과를 분석해 보면 류 후보의 자체 경쟁력이 과반 이상 득표의 결과를 견인했고, 나머지 세 명의 후보 전체 득표율을 모두 합쳐도 류 후보의 득표율에 미치지 못한 선거결과는 보수의 분열이 특정 후보의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도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진 지난 12일, 남해읍 제3투표소가 설치된 남해여중체육관에서 한 유권자가 소중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

류경완 후보의 이같은 압승 원인으로는 지난 두 차례의 도의원 선거 출마경험이 상대적으로 타 후보에 비해 유권자 인지도에서 높았고, 직접적인 선거전략으로 내세우지는 않았으나 ‘사무관 승진청탁 비리사건’의 1심 유죄 판결 등 현 보수성향 군정의 실정을 간접 비판하면서도 당선 이후 현 군정과의 협력 등 공조관계를 가져가겠다는 스탠스를 보인 류 후보가 일부 현 군정에 비판적인 보수성향의 비판적 지지세력까지 포섭하는 결과로 이어졌고, 타 후보들에 비해 각 읍면별로 특화된 공약을 구체화시켜 제시하는 등 ‘준비된 도의원’의 이미지를 강조한 것이 유권자 표심 공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2일 밤, 개표 초반부터 류 후보의 압승이 예견됐음에도 류 후보의 선거캠프에서는 지난 6회 지방선거에서 막판 역전을 허용해 낙선했던 경험 탓인지 환호와 박수 등 축하 분위기를 자제하는 분위기를 이어가다 당선 확정, 낙승이 결정되자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선거 여세를 몰아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승리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또 이번 선거가 대통령 탄핵, 이에 따른 조기대선정국 등 중앙정치권발 대형 정치이슈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것인지도 관심의 대상이었으나 사실상 이같은 정국상황을 선거전략에 그대로 반영했던 정의당 김광석 후보의 지지율이 10%에도 못 미치면서 이같은 중앙정치권발 대형 정치이슈의 파장은 지역내에서 그리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보궐선거에 이어 1년 2개월여 뒤 치러지게 될 내년 지방선거에 이번 보선 결과가 미칠 영향에 대해 보수진영측의 정가 인사들은 “대선 후 보수진영의 재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까지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본다”는 분석의견을 내놓으며 이번 보선 결과에 애써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 모습을 보였다.
지역의 한 보수성향 정가 인사는 “사실상 보수정권이 자초한 위기로 인해 대선에서의 정권교체는 사실상 이뤄질 것으로 보이고 대선과정 또는 이후 보수정권도 새로운 견제구도를 갖추기 위해 진영의 정비가 이어질 수 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한 뒤 “이같은 보수정권의 재편과 정비에 이어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한 새로운 진용도 갖춰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승부는 사실상 ‘원점’에서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본다”는 의견을 밝혔다.
허나 이같은 지역내 보수층의 전망에도 불구하고 총 10개 선거구에서 치러진 경남도내 재보궐선거에서 남해군을 비롯해 5곳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 또는 무소속, 야권 성향의 후보가 당선돼 ‘지방권력 교체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 다음달 치러질 대선과 대선결과, 이에 따라 지역정가에 미칠 영향 등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에 현 야권의 반격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하는 의견도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지역정가 일각에서는 도의원 단일 선거로 치러진 보궐선거이긴 하나 무소속 류경완 후보의 득표결과가 과반 이상을 차지한 것은 보수진영에 위기감을 줄 만한 꽤 유의미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으며, 선거구 범위가 차기 지방선거에서 가장 초미의 관심을 끌 군수 선거와 동일한 범위인 점을 감안할 때 대선정국과 대선 이후 국정 분위기 등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에서 다시 ‘보수정권 심판론’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의견도 분분히 제기되고 있다. 무소속 류경완 후보의 압승이 내년 선거에 미칠 파장과 추이를 살펴보는 것도 향후 지역정가의 중요한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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