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분열, 전반적 선거결과에 큰 영향 못 미쳐
각 후보 출신지역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 보여

지난 12일 치러진 4.12 도의원 보궐선거에서 중도진보성향의 무소속 류경완 후보가 전체 득표율 51.15%를 거두며 3수 끝에 도의회 입성에 성공했다.
각 읍면별 득표에서도 류 후보는 10개 전 읍면에서 월등한 득표율 차이를 보이며 타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류경완 후보는 자신의 출생지인 상주면에서 66.27%의 가장 높은 득표율을 보였고, 서면과 삼동면, 미조면, 고현면과 설천면, 창선면 등 7개면에서 과반 이상의 높은 지지율을 거뒀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류 후보가 거둔 지역별 득표율 현황을 되짚어 보면 당시 박춘식 전 도의원과의 경쟁에서 류경완 후보는 남해읍과 서면, 상주면에서의 선전하며 시종 박빙, 혼전양상을 이어가다 마지막 개표 투표구인 창선면에서 당시 박춘식 후보에게 역전을 허용, 낙선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류 후보는 당시 창선면에서 상대적으로 낮았던 지지율을 회복, 반등시키기 위해 첫 지역공약에서도 창선 당저매립지를 사업대상지로 한 진주·사천 국가항공산단 확대지정 추진 등을 내걸어 이 지역 표심을 공략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류 후보가 창선면에서 거둔 득표율은 29.6%에 불과했으나 이번 선거에서 류 후보는 53.81%의 성적을 같은 지역에서 거뒀다.
중도 진보 성향의 류경완 후보는 과거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혹은 야권성향의 후보가 강세를 띤 지역에서 눈에 띄는 격차를 일궈냈다. 보수 성향 후보로 분류된 자유한국당 문준홍 후보와 바른정당 박종식 후보의 출마, 이른바 보수진영의 분열이 역대 도의원 선거에서 선전하며 탄탄한 지지기반을 보여준 바 있는 류 후보에게 유리한 선거 구도를 보여줄 것이라는 정가의 예측이 있기는 했으나 사실상 뚜껑을 열어보니 보수의 분열로 인한 류 후보의 상대적 반사이익이 당락에 영향을 미친 것보다는 류 후보 자체의 경쟁력이 자체적으로 선거판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각 후보의 읍면별 득표현황을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이번 선거도 고질적인 지방선거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양상을 그대로 읽을 수 있다.
전임 도의원의 잔여임기를 채워야 하는 보궐선거 특성상 각 후보의 정견, 공약을 제시하는 정책선거는 애초 한계가 분명할 것으로 예견되기는 했으나 최종 읍면별 득표현황을 보면 각 후보들의 출신지에서 그나마 가장 높은 지지를 보여 이른바 지연·학연 중심의 선거 구도가 그대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 문준홍 후보가 10개 읍면 중 가장 높은 득표율을 보인 지역은 남해읍이고, 바른정당 박종식 후보는 이동면, 정의당 김광석 후보는 남면에서 그나마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 곳들은 모두 각 후보의 출신지와 정확히 일치한다.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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