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흐름과 공간 창조 ‘남해의 새로운 관광인프라’


남해군 남면 유구마을에 위치한 섬이정원’ 은 다랭이논, 돌담, 연못 등의 한국적인 자연을 잘 살리고 여기에 유럽식 정원을 접목, 자연스러운 흐름과 공간을 창조해 만든 정원이다.
현재 남해의 새로운 관광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는 섬이정원은 남면로 유구마을 1534-110 일대 4500여평에 조성되어 있다.
대한민국 민간정원 3호, 경남도 민간정원1호로 등록된 섬이정원은 남해에 정착한 한 개인이 무려 9년의 인고 끝에 탄생시킨 곳이다.
섬이정원 차명호 대표는 다랭이논과 돌담 등 자연스런 남해의 아름다운 자연에 매료되어 현재의 부지에 2009년부터 시나브로 정원을 가꾸기 시작해 지난해 6월 비로소 손님을 맞이했다고 한다.
이같은 인고의 노력 끝에 탄생한 섬이정원에는 현재 200여종의 다양한 원예종과 20여종의 특색 있는 수목들, 그리고 자연스런 동선과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다랭이논의 높낮이를 이용한 9개의 작은 정원들은 마치 담과 문으로 구성되어 독립적이면서 서로 연결된 옛 궁궐처럼 9개의 개성 있는 각각의 공간이면서도 전체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형태다.
아울러 작은 다랭이 논들을 자연스럽게 이어서 만든 동선과 논과 논에 흐르는 물길을 이용한 연못들이 기본적인 틀이지만 시간별, 계절별로 주는 느낌은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섬이정원 사계>

▶가을 : 세이지들의 보랏빛이 흔들리는 억새들과 어울려 사색의 계절임을 실감케 한다.

▶겨울 : 동백과 호랑가시열매의 붉은색이 돌담에 부서지는 햇살을 받아 고요하고 따뜻한 겨울 분위기를 연출한다.


물론 이같은 다양한 느낌은 개인마다 성향과 취향이 다르다는 데서 오는 차이도 있겠지만 그보다 한국적인 정서인 토속미와 유럽적 요소가 결합된 이유가 아닌가 한다.
계단식 지형과 9개의 작은 연못, 인상파 화가의 정원을 연상케 하는 교각 등으로 구성된 섬이정원은 앞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좀더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을 제공하는 휴식공간으로 열매를 맺을 듯하다.
그 옛날 선조들이 지켜온 다랭이 논과 돌담, 연못 등의 남해 자연을 거의 변형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럽식 정원과 조화를 이룬 이곳.
남해의 새로운 관광인프라로 자리매김한 섬이정원은 오늘도 외지 관광객을 남해로 불러들이고 있다.

/홍재훈 전문기자 kspnewsman@naver.com

<인터뷰>
남해의 다랭이논과 돌담을 본 것은 ‘행운’
남해의 정서가 묻어나는 관광자원 늘어나길


▶남해에 정착 배경은
= 서울에서 의류업을 경영하다 쉬는 날이면 관심사인 전국의 정원들을 보러 다녔다. 그러나 실제로 정원을 가꾸는데 발을 딛게 될 줄은 몰랐다. 의류사업이 아니라 정원가꾸기로 진로를 바꾸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남해의 다랭이 논과 돌담을 본 순간이었다. 한국적인 자연미가 영감을 주었다면 지나친 과장일지는 모르지만 유채꽃이 핀 남해의 다랭이논과 돌담, 그리고 비온 뒤 흘러내리는 전답의 물줄기는 감명 그 자체였다. 그런 의미에서 섬이정원은 남해의 자연이 탄생의 배경이라 생각한다. 그런 자연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2009년 3월 첫 삽을 떤 이후 작년 6월에 문을 열었다. 약 9년의 세월이다.
=  섬이정원의 기본 구상을 하는데만도 2년의 세월을 보낸 뒤 2009년에 비로소 첫삽을 떴다. 정원가꾸기는 장비를 동원해 단시간에 끝내는 건설사업은 아니다. 돌담하나도 훼손하지 않고 살려내어 유럽식 정원 양식을 약간 접목하려 무척 노력했다. 세월이 묻어난 만큼의 한국적인 미를 방문객이 느낄 수 있길 바랄 뿐이다. 

▶남해관광산업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 남해는 아름다운 자연이 잘 보존된 몇 안되는 주목받는 지자체다. 어렵고 난해한 부분이긴 하지만 콘크리트 문화보다 소프트적인 내용이 많은 관광지가 되길 바란다. 물론 소프트웨어를 담을 수 있는 하드웨어적인 부분이 필요하지만 콘크리트가 아니라 남해에 곳곳에 흐르는 자연미와 마을마다 전해져 내려오는 아름다운 전설(이야기)들이 외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되었으면 한다. 남해의 정서가 묻어나는 관광자원 늘어나길 바란다.

/홍재훈 전문기자 kspnews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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