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봉산 육조문, 암수미륵바위, 선돌바위가 모여 한편의 미륵 이야기
명승지 및 생태우수마을, 스토리텔링 작업 외 인위적 개발 안하기로
  

미륵의 얼굴이 뚜렷한 응봉산 ‘육조문’ 모습

척박한 자연환경을 다듬어 생활터전으로 만들어낸 선조들의 의지의 상징이자 명승 제15호로 지정될 정도로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남면 가천다랭이마을.
이곳에는 가천마을로 들어온 미륵과 이로 인해 극락정토가 이뤄졌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가천다랭이마을 김봉수 이장과 손명주 개발위원장, 마을주민 조평옥 씨에 따르면 마을 앞산인 응봉산에 육조문과 암수미륵바위(암수바위), 선돌바위 등 전설이 깃든 자연 지형지물들이 한편의 미륵 이야기를 완성시키고 있다.

김봉수 이장은 “우리도 마을 전설에 대해 어른들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은 바는 없다. 듣기로는 응봉산 2/3지점에 걸쳐진 6개의 바위를 ‘육조문’이라 하는데 옛날 미륵신 또는 우리마을의 선조들이 응봉산을 넘어 마을로 들어왔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하고 “바위 중에 미륵의 얼굴 형상을 한 바위가 있어 미륵이 넘어온 것으로 본다. 또한 육조문 안쪽 마을방향이 내세, 즉 극락정토를 의미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덧붙여 육조문이 6명의 부처가 승천한 장소라는 구전도 전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손명주 개발위원장은 “우리마을은 여자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 육조문에는 미륵의 얼굴이 있고 암수미륵바위는 여자의 생식기에 해당한다. 또 마을 끝 양쪽 해안에는 세로로 선 두 개의 선돌바위가 있어 인체의 가장 아래 부분에 위치한 양발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마을은 온전한 미륵의 형상을 갖추고 있는 것”이라며 “해안의 두 선돌바위는 미륵을 지키는 장군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또한 우리마을 108층 다랑이논도 108번뇌라는 불교적 의미를 담고 있어 마을과 관련한 여러 가지 전설과 구전을 종합해보면 미륵이 만든 극락정토라는 결론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마을 주민 조평옥 씨

마을주민 조평옥 씨는 육조문에 대한 전설을 듣는 가운데 또 다른 이야기를 전해왔다.
조평옥 씨는 “한 30여년 전에 육조스님이라는 분이 응봉산에 사찰을 지으려고 하다가 끝내 못 세웠다는 이야기도 있다. 육조스님이 언젠가는 반드시 응봉산에 절을 짓겠다고 말했다는데 만약 사찰을 짓는다면 대선사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암수미륵바위
마을의 명물 암수미륵바위에도 불교적 영험함이 담긴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지만 잠시 소개하면 암수미륵바위는 260여년 전인 조선 영조 27년(1751년)에 발견됐다. 당시 고을 현령 조광진의 꿈에 한 노인이 나타나 “내가 가천에 묻혀 있는데 우마의 통행이 잦아 일신이 불편해 견디기 어려우니 나를 일으켜 주면 필시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꿈에서 본 지형을 찾아내 파보니 지금의 암수바위가 나왔다. 고을 현령은 암미륵은 누운 글대로 두고 숫미륵만 현재의 위치에 음력 10월 23일 일으켜 세운 뒤 논 다섯 마지기를 헌납, 미륵불로 봉인하고 제사를 지냈다.
암수미륵바위

지금도 음력 10월 23일 열리고 있는 마을 제사에는 이 마을 전 가구 주민들이 참석, 마을의 평화와 풍어를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고 있으며 해상사업을 하는 사람이 제사를 지내면 해난 사고를 방지하고 고기가 많이 잡힌다고 한다. 또한 남녀의 성기형상을 하고 있는 미륵바위를 향해 생남과 치병을 기원하는 사람들이 지금도 있고 제사에 정성이 부족하면 마을에 흉사가 발생한다고 믿고 있다. 
가천마을은 남해군 최고의 관광지로 손꼽히고 있고 체험휴양마을로 지정돼 있지만 마을 전설이 깃든 지형지물에 인위적으로 개발해 관광자원화 할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
손명주 개발위원장은 “우리마을은 명승 제15호로 지정돼 있고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우수마을’이기도 하다. 마을이 갖고 있는 미륵전설을 스토리텔링화해 관광객들에게 들려주고 전설이 깃든 지형지물을 보여주고 미륵의 영험함을 체험케하는 등 자연경관을 그대로 보존하는 소프트웨어적 개발을 진행해 명승지이자 생태우수마을인 가천다랭이마을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도움 주신 분-가천마을 김봉수 이장, 손명주 개발위원장, 조평옥 씨
/김동설 기자 kds@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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