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구제역 탓 상당수 행사 취소 결정 아쉬움

AI(조류인플루엔자)와 구제역의 확산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정월대보름 행사가 취소 또는 축소돼 새해 제액초복(除厄招福)을 비는 달집태우기 장면을 보기가 쉽지는 않았으나 남해읍 선소마을과 이동면 금석마을 등에서는 마을주민과 인근 마을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조촐하고 간소하게나마 달집태우기 행사가 열렸다.
예부터 달은 여신, 땅으로 표상돼 농경문화에서는 달을 풍요로움의 상징으로 보았다.
특히 정월대보름은 음력 새해 들어 처음 뜬 보름달을 보며 마을의 안녕을 빌고 한 해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로 우리 민족 고유의 4대 명절 중 하나로 꼽혀 왔다.
지난 11일 저녁 읍 선소마을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에는 선소마을 주민은 물론 가까운 마을 주민까지 약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흥겨운 풍물놀이패의 농악에 맞춰 풍어제와 함께 열렸으며, 이날 행사장을 찾은 이들은 달집에 저마다 소원을 적은 소지문을 매달면서 올해 행운이 함께 하기를 기원했다.
선소마을회는 쌀쌀한 가운데도 달집태우기 행사를 보기 위해 운집한 군민들에게 따뜻한 떡국을 대접하는 인심을 베풀기도 했다.
또 금석마을에서도 회관 인근 빈논에 달집을 세워 주민 50여명이 모인 가운데 달집태우기 행사를 가졌다.
금석마을 관계자는 “AI와 구제역으로 인해 행사를 가급적 취소했으면 한다는 당국의 권고가 있기는 했으나 미리 준비해 둔 달집을 처리하기 힘들어 마을 주민들만 모인 가운데 조촐하게나마 달집태우기만 하기로 했으며, 달집에 AI와 구제역 등 올해 액운이 모두 태워 없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정유년 올해는 모든 액운이 떨쳐지고 풍요로움과 웃음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활활 타오르는 달집과 정월대보름 행사장의 모습을 지면에 옮겨담는다.
/김동설·김인규 기자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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