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 동남해농협 조합장. 
  

최근 경영진단을 받은 대부분의 군내 농협이 현재 합병권고 조치를 받았거나 권고가 내려질 것으로 알려져 있어 통합농협에 대한 논의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현재 5개 면을 관할 구역으로 한 중규모의 동남해농협의 박영준 조합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역농업 발전을 위해서는 규모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군 전역을 하나로 묶는 통합농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통합농협에 대한 논의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빠른 시일내 통합농협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편집자주>

■ 단일 통합농협의 필요성은 어디에 있나.
=통합논의가 진행되면서 통합농협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언론을 통해 이미 알려진 것 같다. 앞으로 농산물 시장의 흐름에 대처하고 지역농가가 살기 위해서는 생산된 그대로를 판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상품화가 관건이다.

농산물의 상품화는 생산에서 유통, 가공, 판매까지의 전 과정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이는 자금력을 갖춘 규모화된 통합농협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정부와 농협중앙회도 경쟁력을 갖춘 규모화된 농협에 각종 지원과 혜택을 우선 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것이 현재 농협과 농업에 대한 정부의 선택과 집중의 논리이기도 하다.

다품종 소량생산과 소규모 영세농으로 대표되는 지역농업 특성상 지금까지 소량 생산된 농산물을 주로 농협이 산지경매를 통해 팔고 농가에 환원하는 구조로 농협이 운영돼 왔다.

하지만 현재 소비자는 깨끗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선호하고 있고 유통업체는 소량거래를 외면하고 안정적인 공급과 상품성을 갖춘 농산물을 원하고 있다.

이같은 시장변화에 대응하고 지역농가와 남해농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선택이 필요하다.

이러한 선택이 더욱 효과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2개의 통합농협보다 단일 통합농협이 군단위의 지역농협 구조와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특성상 바람직하다.

■ 통합농협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동남해농협은 약 11전 3개 농협이 통합되면서 탄생했다. 경영이 어려웠던 조합의 통합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통합에 따른 여러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여건을 현재의 구조로 개선시키는데 오래 시간이 걸렸다.

나아가 지역에서 마늘가공공장을 최초로 시도하며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데는 자금적인 압박 등 여러 가지 한계에 부딪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남해농업을 새롭게 건설하기 위해서는 좀더 규모화된 통합농협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새로운 통합농협은 유통전문가들이 포진하고 농산물의 판매 및 가공사업을 위한 자금력이 바탕이 된 조직이여야 한다.

통합농협 운영은 신용사업상임이사와 경제사업상임이사로 구분하고 조합장을 명예직으로 하거나 경제사업상임이사가 조합장을 겸하는 방법으로 추진돼야 한다.

하지만 사업중심의 농협을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영전문가가 사업을 맡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 하고 싶은 말은.
=통합농협에 대한 논의는 어떤 면에서는 그동안 지역사회에 속에서만 머물던 관점을 탈피하는 것이며, 제대로 상품화된 남해농산물을 전국의 소비자에게 선보이겠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치열한 농산물시장에서 지역농산물의 제몫을 찾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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