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과 겹친 설 연휴여서일까. 이번 설 연휴는 유난히도 짧은 듯한 느낌이다.
먼저 세밑 인사를 못 드렸던 만큼 군민과 향우 독자들께 새해 인사부터 올린다. 최순실게이트로 어수선한 정국이 지속되고 남해군정도 사무관 승진청탁 비리사건의 1심 판결로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허나 새해 군민과 독자 여러분의 가정에는 만복이 깃들기를 기원드린다.
이번 사건으로 인한 지역내 파장이 클 수 밖에 없는 것은 오랫동안 세간에 풍문으로 회자되기는 했으나 이번 사건의 향후 법적 진행과정이나 이를 통해 다시금 다뤄질 실체적 진실 규명 여부를 떠나 1심 판결까지 오면서 ‘인사와 관련한 금품이 오갔다는 것’은 사실로 확인됐고, 이에 따라 1심에서 군수 비서실장을 비롯한 피고인 전원에게 유죄가 인정됐다는 점이다.
총 6명의 피고인 중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특히 이번 사건에 연루된 공무원 모두가 항소 절차에 들어가 아직 유무죄를 단정할 수 없으나 1심 판결에 따른 민심은 흉흉하기 그지 없다.
삼삼오오 모여앉은 군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건과 판결에 관한 이야기들이 곳곳에서 회자되고 사법부의 확정 판결이 나지 않은 절차와 객관적 상황을 떠나 이번 1심 판결로 인해 박영일 군정을 바라보는 상당수 군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는 것이 전반적인 중론이다. 
당장 박근혜퇴진남해운동본부 등 그간 박영일 군정과 대척점에 서 있던 진영에서는 박 군수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박영일 군수의 반성없는 군정을 바로잡기 위해, 남해지역사회의 온갖 적폐를 일소해 나가기 위해 가열찬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박영일 군수도 이같은 지역내 반향을 감지한 듯 선고공판 당일 별도의 입장문을 발표, “주변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불찰이 크다.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며 법원의 최종 확정 판결 후 적정하고 군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후속대책을 마련하겠다”며 1심 판결에 따른 정치적 파장을 줄이려는 노력을 보였다.
허나 이같은 박영일 군수의 즉각적인 입장 발표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군정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쉬이 수그러들지는 않을 모양새다. 공직사회 내부에서조차 이어지게 될 항소심 기간 중 지금껏 지속돼 온 사기 저하, 분위기 침체, 이에 따른 공직사회 경직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특히 이같은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우려하는 바는 오는 4월 도의원 보궐선거와 대선정국에 접어들면서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고질적 병폐인 정파간 분열이 군민의 민심 분열로 이어져 사회적 갈등비용을 유발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박 군수 자신이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겠으나 솔직한 설 민심은 이렇다. 당면한 지역현안을 챙기는 것 외 박영일 군수의 리더십과 위기 돌파 능력이 연초부터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당장 내주 시작될 군민과의 대화는 이같은 박 군수의 리더십이 검증되고 1심 판결로 인한 부정적 민심을 어떻게 아우러 나갈지를 목도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진정한 리더의 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작금의 국정이나 군정의 리더에게 부족했던 것은 소통과 공감, 그리고 섬김의 리더십이다.
소통과 공감, 섬김을 토대로 1심 판결로 다친 군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확고한 의지의 표현과 진솔한 성찰이 지금 이 시점, 박 군수에게 요구되는 능력이자 행동이다.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는 것 이상의 ‘비전’과 ‘정의’를 연초 군민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군민과의 대화에서 박 군수가 던질 올해 남해군정의 비전과 자신의 철학, 사안에 대한 진솔한 자성과 성찰에 군민들이 공감할 수 있어야 위기는 타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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