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작품 ‘햄릿’에 나오는 명대사다. 이 대사는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서 서 있는 처지를 대변할 때 주로 쓰인다.
정유년 새해가 밝았건만 지금 우리 주변의 정세나 환경은 녹록치 않다.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를 외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고 그는 후보 시절부터 자국 이익에 우선한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주창해 와 국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중국 또한 사드 배치 문제 등을 거론하며 정치·경제적으로 미국에 대응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는 긴장과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국내 정세도 대통령 탄핵정국, 개헌 논의 등으로 인한 정국 불안정의 심화, 13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와 수출 둔화 등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는 형국이다.
이런 국내외 정세 속에서 가까운 이웃, 거제시는 지역경제의 축을 담당하던 조선업의 침체와 쇠락으로 지역경제 파산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조선 불황 장기화에 대비해 장목관광지와 남부면 일대에 호텔과 골프장, 민간리조트를 유치하겠다는 가이드플랜을 밝히면서 처절한 생존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발표에 따르면 공공 및 민간의 투자규모만 7천억원에 이른다. 또 바로 인근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에도 1조원 이상의 민간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발표도 있었다. 현 정세와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거제, 여수의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필자는 거제시의 이같은 민자 유치 발표를 보면서 개인적 경험 하나를 떠올렸다. 2007년 필자는 굴지의 의류기업을 운영하던 정재봉 회장을 만나 창선면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의 밑그림을 함께 그린 바 있다. 이후 4천억원에 가까운 사업비가 투자됐고, 사업 완료 후 이 기업은 ‘보물섬 남해’라는 브랜드 가치를 한층 더 빛내주었다. 당시나 지금이나 대내외적 환경이 좋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기업은 ‘이윤추구’를 목표로 한다. 어느 기업이건 투자가치만 보장되면 투자를 결정한다. 적어도 이 원칙은 필자의 경험에 비춰보더라도 진리에 가깝다. 국내 기업의 사내유보금 규모가 700조원에 달하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투자를 못한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인근 거제가 7천억원의 투자를 유치할 동안 우리 남해군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 새해에는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라는 말처럼 700조원의 기업유보금을 지역개발의 종잣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사적 노력이 경주돼야 한다. 공적부문의 투자 확대는 물론 민자 유치를 위한 입체적인 고민과 다각적 노력, 무엇보다 남해군 전 공무원들이 ‘발로 뛰는 적극적인 민간자본 유치’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정유년 새해 벽두 우리는 인구절벽에 따른 지자체 소멸 위기, 지역경제 침체의 장기화 등 늘 거론돼 온 위기 앞에 다시 직면해 있다. 또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위기 앞에서 다시금 던지는 물음이다. 지역정치인과 공직사회, 군민 모두가 우리 지역의 미래를 고민하고 새롭게 신발끈을 조여야 할 때다.
쌓인 말이 많다보니 새해 인사도 놓쳤다. 군민과 향우 독자 모두 풍성하고 즐거운 설 명절 되시길 바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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