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한 해의 가장 큰 행복은 그 해의 마지막에서 처음보다 훨씬 나아진 자신을 발견할 때”라고 말했다. 군민과 독자 여러분은 그 ‘행복’을 느끼고 계신지 궁금하다.
2016년 병신년 한 해는 참으로 분주했다. 흔히 쓰는 표현대로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말조차 무색할 정도다.
굳이 최순실 게이트 등 국정농단사태로 빚어진 전 국가적인 혼란과 이로 인해 각계에서 빚어진 논란과 갈등, 충돌, 변수가 많았던 국외 정세 등은 제쳐두고라도 우리 지역내에만도 올 한 해는 각종 희비가 교차하는 일들이 즐비했다.
올해 4월 열린 총선 정국에는 우리 지역의 민심이 잠시나마 분열되는 일도 있었고, 총선과정 중 눈에 띄게 또는 보이지 않는 갈등이 지역을 뒤덮었다. 이 과정에서 지역의 동량(棟梁)이 되겠다던 ‘입’들은 유권자에게 대안과 비전, 희망을 얘기하기에 앞서 타 후보에 대한 악의적 비방과 마타도어(흑색선전)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 군민들을 불편하게 했다.
또 지난해부터 지역 정가의 가장 뜨거운 이슈로 자리매김한 남해군 사무관 승진 청탁 비리사건에 따른 공판은 올해 절반이 넘는 기간 이어지면서 지역내 논란을 지속적으로 야기하고 또 남해군 공직사회에 끼친 유무형의 영향도 계속 이어져 오고 있는 추세다. 특히 ‘거짓폭로극’으로 막을 내리기는 했으나 올해초 남해군정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지역사회를 뒤덮었던 ‘기억하기조차 버거운’ 일도 있었다.
반면 기대와 희망을 주는 소식도 물론 있었다. 때론 이같은 소식도 지역내 논란이 일기는 했으나 올해 하반기 발표된 경남도의 힐링아일랜드 조성사업이나 관광특구 지정 등의 소식을 들 수 있다. 또 40년동안 남해군의 건전재정화에 발목을 잡아왔던 채무제로화의 성과도 다소 군민들 사이 공감의 폭이나 체감의 정도에서 차이는 있으나 올해 있었던 일 중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긍정과 부정,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지역내 일련의 사안들로 인해 2016년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심경은 다사다난이라는 말로도 쉽게 정리되지 않는 복잡한 심사를 안겨준다.
언제부턴가 눈에 띄는 연말 풍속도 중 하나로 올해의 사자성어를 꼽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이번호 <이호균의 고사성어로 본 세상이야기>에서도 안내했듯이 매년 한 해를 반추하고 그 해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사자성어를 뽑아온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군주민수(君舟民水)’를 택했다. ‘임금은 배와 같고 백성은 물과 같으니,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으나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국정농단사태로 인한 정국 혼란은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는 모양새고 촛불을 든 민심은 “이게 나라냐?”라고 묻고 있다.
당장 우리 지역의 민심도 내년 새로운 질문을 스스로 또는 지역사회에 던져야 할 상황을 맞고 있다. 대선도 대선이지만 당장 힐링아일랜드 조성사업과 같이 경남도정과 남해군정을 연결할 가교 역할을 맡을 도의원도 뽑아야 한다. ‘광장의 주인은 권력이 아닌 시민’이라는 것을 확인했듯이 내년 선거를 통해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옴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안게 된 것이다.
어수선한 정국에 올해도 ‘희망’을 얘기하는 분위기를 기대하는 것은 사치인 듯 싶다. 언제쯤이면 웃으며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될 수 있을지…. 별 도리없이 새해, 또 내년을 기약하게 된다. 그래도 새해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은 후회와 아쉬움보다 새로운 희망과 의지, 꿈을 담은 해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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