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온건보수 중심의 정권 창출 노력할 것

지난 21일 새누리당 비박계(비주류) 의원 35명의 탈당선언으로 헌정사상 처음으로 보수성향 정당의 분당이 현실화된 가운데 여상규 국회의원(사천ㆍ남해ㆍ하동)도 새누리당 비주류 탈당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김무성, 유승민, 나경원 의원 등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 31명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을 가진 뒤 탈당을 결의, 기자회견을 통해 탈당입장을 공식화했다. 이들의 탈당 시점은 오는 27일로 못을 박았다.
이들이 밝힌 탈당배경을 요약하면 “친박(親朴), ‘가짜 보수’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친박·친문 패권주의를 청산하는 새로운 정치의 중심을 만들어 안정적·개혁적으로 운영할 진짜 보수세력의 대선 승리를 위해 역할을 하겠다”는 것. 이들은 탈당선언에 이어 새누리당 탈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 의사도 내비쳤다.
여 의원은 이날 오전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의 탈당 결의 회동과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불참 사유는 지난 4월 사천지역 지역구 행사 참석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인해 입은 부상에 따른 병원진료 일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 의원은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의 탈당선언이 있었던 지난 21일 오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회동과 기자회견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새누리당 탈당에 뜻을 같이 한다”는 입장을 공식 확인했다. 입장은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의 탈당시 밝힌 것과 같았지만 발언의 수위는 좀 더 직설적이고 강도가 셌다.
여 의원은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을 지칭해 ‘박근혜 사당(私黨)’이라고 했고, ‘국정농단 방조세력’, ‘박근혜 대통령에 빌붙어 호가호위했던 세력’이라고도 했다.
여 의원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탈당 배경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여 의원과의 일문일답.


▶새누리당 탈당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탈당 배경은?
= 아시는 것과 같이 박근혜 정부는 ‘완전한 실패’로 귀결되고 있다. 우선 최순실이라는 민간인을 비선실세로 뒀다는 것 자체가 박근혜 대통령의 가장 큰 잘못이고 이는 검찰과 특검 수사,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리 결과로 그 과오가 드러나게 될 것이다.
보다 더 큰 문제는 박근혜 정부의 실정(失政)과 몰락을 초래한 국정농단사태에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친박계가 새누리당을 이끌어 갈 경우 과연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잡을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결론은 회의적이다. 친박 세력은 국정농단사태에 있어 사법적 책임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을지 모르나 정치적 책임이 분명하다. 이로 인한 당의 위기를 가져왔고 당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유승민 비대위원장 카드’를 거부하면서 스스로 당 개혁을 위한 타협의 여지조차 없애버렸다. 특정인에 기생해 국정농단을 사실상 방조했던 세력과 함께 할 경우 양심적 보수세력도 함께 몰락한다. 탈당만이 진정한 보수세력이 살 수 있는 길이라 판단했다.
▶배경을 요약하면 ‘가짜보수와의 결별’로 요약되는데, 새누리당 탈당 의원, 비주류가 지향하는 ‘진짜 보수’의 이념적 지향점은?
= 특정 정치인을 중심으로 사당화하고 이권을 챙겨 호가호위하는 이들을 보수라 할 수는 없다. ‘가짜 보수’라는 말은 그래서 나오게 된 것이다. 지금 다수 국민들이 원하는 보수는 개혁적 보수, 따뜻한 보수여야 한다. 적어도 미국의 공화당처럼 오랫동안 국민으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보수, 진정한 보수세력이 필요한 때다. 새누리당 탈당파 의원들이 표방하는 ‘진짜 보수’의 이념적 지향점은 여기에 방점을 두고 있다.
▶지역에서는 여 의원의 탈당으로 인해 그간 여 의원도 수차례 언급해 온 집권여당의 힘을 상실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와 적어도 의회내 의석 등 구도 변화로 인한 정치력 반감으로 지역현안에 쏠린 정치적 역량이 축소 내지 반감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 국가나 지역을 위해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전한 보수세력을 확장하고 전언한 개혁적 보수, 따뜻한 보수로 인정받는 진정한 보수세력의 결집이다. 특히 정당은 정권 창출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가진 집단이다. 대통령을 만들 수 없는 정당은 ‘불임정당’이다. 친박 중심의 새누리당은 의석수는 많을지 모르나 불임정당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여전히 많은 변수가 있고 국정상황이 어수선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여전히 분배에 역점을 둔 진보보다 성장에 중점을 둔 보수가 집권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이런 공감을 기반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는 것도 현역 국회의원의 책무다. 탈당도 그런 길을 찾는 과정이고 정권 창출이라는 목적을 이루는데 성공한다면 지역발전에도 획기적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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