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선면 지족마을에는 주민들 사이에 ‘전설’이 아닌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새밑날(새미나루)’ 이야기가 있다.

지족마을 강태욱 이장과 마을주민 임권주 어르신의 말에 따르면 창선도와 남해도의 경계가 되는 마을입구에 나루가 있어 배가 다녔고 나루 위 50m 쯤에 물맛이 좋은 샘이 있었다. 현재 나루는 없어졌지만 샘은 지금도 남아있고 여전히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고 있다.

창선지족마을 샘터

강 이장과 임 어르신은 샘이 생긴 것은 최소한 마을에 말목장이 조성됐던 고려시대 이전인 것으로 알고 있다. 샘물은 불과 30년 전까지 온 마을주민들이 식수로 사용했고 이후 본격적으로 지하수를 개발하기 시작하며 10여 년 전에는 샘 인근 주민들만 이용했다. 그러다 광역상수도가 설치된 4년 전 샘은 그 쓰임새를 다하고 육중한 돌판으로 막힌 채 보존되고 있다. 샘은 둥근 벽으로 둘러쌓인 채 우물형태가 돼 있는데 우물벽에 쓰인 글에 따르면 샘에 시멘트벽이 만들어진 시기는 지난 1971년 4월로 추정된다. 지금도 이 샘물을 약수로 이용하는 주민이 일부 있다고 하니 지족마을 샘은 마을의 역사와 어깨를 나란히 한 채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 샘에서 나는 물은 나루를 오가는 배에 실려 선원과 도선 이용객들의 식수가 되기도 했다.

특히 일제시대에는 마을에서 나는 광물 등 물자를 이곳 나루에서 미조로 실어날랐고 미조에서는 다시 일본으로 먼 길을 떠났다고 하니 이곳 ‘새밑날’은 일제가 자행한 자원수탈의 역사를 알려주는 가슴 아픈 현장이기도 하다. 나루를 오가는 도선은 지난 1995년 창선교 개통과 함께 폐지됐다.

강태욱 이장은 샘과 나루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화해 관광상품으로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강 이장은 “지금 우리마을은 어촌체험휴양마을 지정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이미 체험객들을 모아 갯벌 체험을 진행했는데 한 번에 200~300명이 모일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며 “이에 힘입어 내년에는 마을개발위원회를 설립해 어촌체험휴양마을 지정을 신청할 생각이다. 현재 진행중인 해바리권역사업을 통해 체험관이 준공되면 ‘창지족어촌체험휴양마을’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태욱 이장은 “체험휴양마을 사업이 시작되면 샘과 나루의 이야기를 묶어 ‘새밑날’ 이야기를 만들고 마을의 역사체험상품으로 활용할 예정이며 샘도 복원해 옛날 주민들이 마셨던 달고 시원한 물을 체험객들이 마실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말목장의 경계가 됐던 석성터

한편 창선지족마을에는 과거 말 목장의 울타리역할을 하던 석성터도 남아있다. 강태욱 이장은 석성이 지족마을을 지나 해창마을(당저 2리), 신흥마을까지 이르며 그 길이는 약 4km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움 주신 분-강태욱 이장·임권주 어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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