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마을 ‘지역명사와 함께하는 문화여행’ 호평

소프트웨어 겸비한 관광 프로그램, 군 관광정책에 시사점

최근 남해군에서 기존의 시설 관람 중심의 관광패러다임에서 탈피, 스토리를 내세운 소프트웨어 중심의 관광프로그램이 관광 소비자들의 호평을 끌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여름부터 독일마을에서 이어지고 있는 ‘지역 명사와 함께 하는 문화여행’이 바로 그것.

‘지역명사와 함께 하는 문화여행(이하 문화여행)’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여행프로그램이다. 한국관광공사는 관광지 위주의 기존 여행 패러다임을 바꿔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인문학과 사람 중심의 관광을 확산, 정착시키고자 하는 목적으로 전국의 명사들을 발굴하고 ‘명사와 함께 하는 문화여행’을 기획, 진행중이다.

이같은 문화사업이 독일마을을 대상지로 추진되면서 이미 전국적 인지도를 갖춘 독일마을이 단순한 경관관광 중심의 관광지라는 한계를 넘어 ‘문화여행지’로 격상되고 있다.

이같은 독일마을에서의 ‘문화여행’의 호평은 그간 지역 관광업계를 중심으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시설 중심의 관광인프라 구축 못지않게 스토리텔링 등 기존 관광자원의 소프트웨어 보강이 중요하다는 지적과 괘를 같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해군 타 관광자원의 육성 및 발전방안에도 큰 시사점을 두고 있다.

독일마을에서 이어지고 있는 ‘문화여행’은 우선 이 마을 1세대 정착민이자 파독 간호사 출신의 석숙자 씨를 명사로 선정해 지난 7월 시범사업 형태로 시작됐다.

이어 지난 10월 29일과 11월 5일, 가을여행주간에 맞춰 두 차례의 본격적인 문화여행 일정이 추진됐다.

지난달과 이달 두 차례 실시된 문화여행은 언론인과 파워블로거 등이 참여했던 시범사업에 이어 일반관광객 17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참여관광객들의 호평을 끌어내며 ‘스토리’가 지닌 힘을 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독일마을에서 진행된 이번 문화여행은 문화관광해설사 하희숙 씨의 사회로 석숙자 명사와 함께 하는 토크콘서트, 독일노래합창 공연, 독일마을 탐방 등의 일정으로 추진됐고, 참석자들에게는 독일 소시지와 맥주가 제공돼 여행지에서의 식도락을 더했다.

석숙자 명사는 지난 1970년대 파독 간호사로 근무하며 겪은 어려움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성실성으로 ‘코리아 엔젤’이라는 독일 현지인들로부터의 찬사를 얻기 까지의 과정을 본인의 경험이 녹아든 진솔한 이야기로 청중들의 눈과 귀를 잡아맸으며, 이번 문화여행에 참여한 중년 관광객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큰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이번 여행의 전체 일정 중 단연 백미라는 평을 받았다.

이번 문화여행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아로정보기술 조남제 이사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관광이라고 하면 ‘먹고 놀고 즐기는 것’에 국한해 인식되는 한계가 있는데 ‘인문학 여행’은 관광기획자들에게도 다소 생소한 개념이어서 문화여행이 관광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고 말한 뒤 “막상 사업을 진행해 보니 중장년 이상의 연령층에는 과거의 공통된 경험을 공유하고 여행에서의 추억을 선사하는 계기가 되고, 젊은 층에게는 우리 현대사에 대한 교육과 이해를 공유하는 차원에서 이 프로그램이 호평을 얻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공감(共感)의 힘이자, 공감을 이끌어 내는 이야기(스토리)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 일을 추진한 여행사에서도 장기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가져가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문화여행’ 후 일부 참석자들이나 군내 관광업계에서는 하드웨어 구축에 병행된 관광분야의 소프트웨어 확충의 힘을 이번 문화여행을 계기로 확인하게 된 만큼 남해군의 관광정책의 지향점을 시사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하며 향후 이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시도되기를 희망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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