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고(忠告)의 말은 귀에 거슬린다 즉 충성스럽고 곧은 말은 귀에 거슬린다는 뜻이며, 쓴 소리는 듣기에는 거슬리지만 실제로는 유익한 말이다.
아무리 절친한 사이일지라도 안 좋은 말은 입 밖에 꺼내기 힘들다. 그렇기에 충고를 해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도 있고, 충고는 아주 가까운 사람, 그 사람을 아끼고 사랑하기에 해줄 수 있는 말이며, 관심이 없으면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진정으로 충고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행복한 일이고, 또한 그 충고를 진실로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충언역이’는 중국 사기(史記)와 공자가어(孔子家語) 한비자(韓非子) 외저설(外儲說)에 나온다. ‘공자가어’ ‘육본(六本)’에 ‘양약고구(良藥苦口 본지 '14.02.14 보도)’는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病)에 이롭다’는 뜻으로 ‘양약고구’와 ‘충언역이’가 함께 쓰여,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 이롭고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실에 이롭다’고 했다.
은(殷)나라 탕왕(湯王)과 주(周)나라 무왕(武王)은 간(諫)하는 충신이 있었기 때문에 번영했고, 하(夏)나라 걸왕(桀王)은 뜻에 따르기만 하는 신하들이 있었기에 멸망하고 말았다. 임금의 잘못은 신하가, 친구의 잘못은 친구가 간해야 한다고 했다.
사기에는 장량(長良)이 한고조(漢高祖)의 유방(劉邦)의 잘못을 지적하면서 간언할 때, 이 말을 인용하는데, 진(秦)나라 시황제(始皇帝)가 사망하자 각 지역에서는 진나라를 타도하려고 군사를 일으켰는데 유방도 뒤질세라 군사반란을 일으켰다. 유방은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항우(項羽)보다 한발 앞서 진나라 도읍지인 함양(咸陽)에 입성했다. 이때 아방궁으로 들어간 유방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호화로운 궁전과 금은보화, 아름다운 궁녀들에게 넋을 빼앗긴 유방은 그대로 궁에 머물려고 했다. 이에 용장 번쾌가 나서서 “절대로 안 될 일입니다. 여기에 머문다면 기껏 함양을 점령한 것이 수포로 돌아가고 맙니다. 지체 없이 궁을 떠나 적당한 곳에 진(陳)을 쳐야합니다”라고 고했다.
그러나 유방은 유혹을 쉽게 떨치지 못했는데, 참모 장량이 “당초 진나라가 포악한 정치로 민심이 떠나 쟁란(爭亂)의 세상이 된 것입니다. 지금이야 말로 나머지 적들을 소탕하여 백성들의 짓밟힌 마음을 돌려야 합니다. 원래 ‘충언역이, 양약고구’라 했습니다”라며 설득하자 이에 정신을 차린 유방은 충언을 받아들여, 이후 왕이 되고 천하를 통일하는 대업을 이룩했다.
이렇게 진정한 간언이 없었다면 역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바른 말을 들으면 듣기는 싫지만 돌이켜 보면 분명 자신에게 득(得)이 된다. 감언이설(甘言利說)보다는 ‘충언역이’를 받아들이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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