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조시기 비켜나 우려보다 적은 피해, ‘안도의 한숨’

▲지난 5일 새벽, 남해군에 상륙해 강한 바람과 폭우로 크고 작은 피해를 낳은 태풍 18호 차바, 사진은 남해군에 가장 강한 바람과 비가 몰아쳤을 당시인 5일 오전 8시경 미조 설리마을 방파제를 집채 만한 파도가 덮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5일 부산과 울산 등 동부경남을 비롯해 남해안 일대에 피해를 안긴 제18호 태풍 ‘차파’로 인해 남해군 곳곳에도 크고 작은 생채기가 생겼다.
다행히 이번 태풍으로 인한 군내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수확을 앞둔 벼와 해안 곳곳에는 태풍이 남긴 상흔이 뚜렷이 남았다.
남해군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자료(5일 밤 9시 기준)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인해 공유시설 43개소와 사유시설 50개소 등 총 93건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각 읍면별 추가 피해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피해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시설 피해유형별로는 도로변 가로수 전도가 11건으로 가장 많았고, 도로 토사유실, 석축붕괴, 도로법면붕괴 등이 각 6건, 해안도로 침수 등이 3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유시설 피해도 어선 등 선박 침몰 및 파손 14건을 비롯해 사유시설 및 주택 침수도 다수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남해군 안전총괄과 등 담당부서에 따르면 이날 태풍으로 인해 긴급 복구 및 조치가 필요한 사항들에 대해서는 5일 오전 날이 밝으면서 당국의 조치가 이뤄져 큰 주민 불편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으나 군내 주요 하천 주변과 특히 가장 많은 강우량을 보인 서면 금곡 등 일부 마을의 저수지 및 소류지와 인접한 마을주민들은 밤새 내린 비로 불어난 하천물과 소규모 저류지 범람으로 주택이 침수되는 등의 피해가 빚어져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는 제보도 이어졌다.
특히 5일 오전이 이번 태풍의 고비가 될 것이라는 기상당국의 예보로 인해 이날 오전 11시 만조시간까지 태풍이 이어질 경우 해안가 주변 저지대는 물론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 인근의 대규모 농경지 침수사태가 우려됐으나 다행히 이날 오전 9시 30분경 부산 등 동부경남권으로 태풍이 빠져나가면서 남해군 지역의 태풍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대규모 농경지 침수 피해는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날 새벽 순간 풍속이 34m/s(고현면)에 달할 정도로 강한 바람 탓에 수확을 앞둔 벼가 쓰러지는 도복(倒伏) 피해도 클 것으로 우려했으나 태풍이 물러난 뒤 당국의 현장점검 및 예찰 결과 군내 전역에 걸쳐 일부 농경지에 도복 피해가 발생하기는 했으나 우려했던 것보다는 나은 상황인 것으로 확인돼 영농당국 관계자들과 일선 농민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또 이번 제18호 태풍 ‘차바’는 육지부 피해 뿐만 아니라 해안에도 어선 침몰과 해안가 시설물 유실 등의 피해를 안겼다.
5일 오후 4시를 기준으로 남해군 해양수산과에 접수된 피해현황에 따르면 어선 침수 및 침몰 피해는 총 11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본지에 제보된 현지 어업인이나 주민들의 전언에 따르면 상주면내에서 어선 3척이 침수됐고 미조면에서도 어선 7척이 침수 및 침몰, 파손돼 크레인을 동원한 인양작업이 당일 오후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일부 해안가 방파제 등의 시설물에서도 크고 작은 유실 및 파손 등의 피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이날 오후까지 이어진 태풍의 여파로 인해 현지 피해 확인이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피해 집계는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다. 또 미조면 본촌해역 등 가두리양식장 밀집지역에서도 심한 파도로 인해 그물이 찢기는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제보가 있었으나 정확한 피해 현황은 해상 여건이 좋지 못해 확인이 어렵다는 지역 어업인의 제보도 이어졌다.
한편 남해읍 심천교 인근 농경지에서는 국도 19호선 공사구간로 인해 좁아진 하천의 배수로로 인해 불어난 물이 제대로 배수되지 못하고 인근 농경지로 범람해 주변 농경지 침수와 주변 육묘장 시설물 피해를 야기해 피해주민들이 대형공사장 주변의 사전재난안전관리 미비를 지적하며 관계당국과 시행사의 안일한 대응을 성토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4면>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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