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예술인 김영호·최승용 씨, ‘돌창고 프로젝트’ 시작

젊은이들이 문화인프라 만들며 경제활동 활성화 기대

서면 대정리 903-3번지와 삼동면 영지리(시문마을) 1197-8번지에는 큰 돌창고가 있다.

대정마을 돌창고는 1965년 생으로 올해 쉰한살, 시문마을 돌창고는 그보다 두살 아래인 1967년생, 마흔아홉살이다.

돌창고의 건축연대를 나이로 표현한 이유는 이 곳의 주인장들이 돌창고를 구조물이 아닌 남해의 살아있는 역사요, 삶의 현장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오른쪽이 문화콘텐츠 기획자 최승용 씨

대정마을 돌창고 주인 김영호 씨와 시문마을 돌창고 주인 최승용 씨는 각각 부산과 하동출신으로 돌창고가 좋아 남해에 정착한 귀촌 문화예술인이다. 문화콘텐츠 기획자 최승용 씨는 2015년 7월 시문마을 돌창고를, 비슷한 시기 도예작가 김영호 씨도 대정마을 창고를 각각 매입했다.

삼동면 시문마을 돌창고(왼쪽)와 대정마을 돌창고 전경.
두 사람은 돌로 만든 견고한 아름다움 속에 남해인들의 삶이 녹아있는 이 돌창고에서 남해만의 문화를 만들어내고자 했다. 더 나아가 젊은이들이 시골에서 문화인프라를 구축하며 경제활동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키 위해 골몰했다.

최승용 씨와 김영호 씨는 3개월여를 돌창고에서 거주하며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 이는 두 사람만의 계획이 아니라 이곳을 어떻게 꾸며주기를 바라는지에 대한 돌창고와의 대화이기도 했다.

마침내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대정창고와 시문창고에서 남해만의 문화를 담은 실험적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돌창고 프로젝트 ‘아피통 이야기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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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문창고에서는 화가 김정수 씨의 회화전 ‘정지비행’이 개최됐고 대정창고에서는 설치미술전 ‘아피통 이야기’가 열렸다. 김정수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위해 두 달여 간 남해에서 생활하며 작품을 준비했고 김영호 씨는 사촌해변에서 주워온 아피통 나무로 그네를 만들었다. 오래된 남해의 돌창고에서 남해의 문화를 만들어내겠다던 두 사람의 바람이 첫 열매를 맺은 날이었다.

오는 10월에는 돌창고의 두 번째 프로젝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10월 1일 정오부터 3일 오후 5시까지 3일간 이어지는 이번 두 번째 프로젝트 ‘돌잔치’는 군내·외 공예인들의 작품이 전시·판매되는 프리마켓과 음악공연, 영화상영회, 건국대학교 김동윤 교수의 인문학 강의로 꾸며진다.

돌창고 프로젝트 ‘정지비행’
특히 남해출신 청년 2명이 프로젝트에 참여, 남해 젊은이들의 돌창고 프로젝트 문화경제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남해 청년들이 어떤 활동을 펼치는지 궁금하신 군민은 행사 당일 시문 돌창고를 방문하시면 된다.

돌창고에는 아직까지 고정 프로그램이 없다. 한 가지 프로젝트를 마치면 다른 프로젝트를 기획실행하며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할 생각이다.

“우리 프로젝트는 영원히 미완성입니다. 계속 모습을 달리해 나갈거예요. 최대한 많은 돌창고를 매입해 창고마다 다른 색을 입혀 남해의 보물로 만들고 싶어요. 언젠가는 보물창고들을 연결하는 보물지도가 만들어지겠죠.”

김영호·최승용 씨. 두 사람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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