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티나 성당의 천장벽화

내가 바라 본 시스티나 성당의 천지창조는 미켈란젤로의 천재성과 인간의 가진 한계를 예술혼으로 뛰어넘은 걸작이었다.
시스티나 성당의 천지창조는 그림으로 승화된 신곡이라 할 수 있다. 단테의 신곡은 그가 생애에 만난 사람들을 평사하여 지옥, 연옥, 천국에 그 위치를 매겨 작품으로 거듭났지만, 미켈란젤로는 시각적인 표현에 의해 심판자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천상의 세계와 지옥의 세계를 붓으로 그렸다.
미켈란젤로는 인체해부학을 공부했으며, 그의 인체에 대한 표현은 거의 천재적이라 할 수 있다. 1541년 공식석상 낙성식이 거행되었는데 시스티나 성당 천장 벽화의 거의 모든 인물이 나체였으며, 이를 본 로마의 시민들은 찬탄과 함께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1564년 바티칸은 비속한 부분은 모두 가려야한다는 칙령을 반포하고 생식기 부분에 모두 덧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동방예의지국에서 여행 온 나는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벌거벗은 서양인들의 모습을 예술로 바라보기엔 약간의 어색함과 망측스러움이 있었다. 하지만 매일 이런 그림과 조각을 감상하다보니 인체의 아름다움이 예술로 승화되었음을 비로소 알 수 있었다. 간간히 나뭇잎으로 중요부위를 막아 놓은 조각상을 보고 ‘16세기의 로마인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겠구나’라고 생각하니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바티칸에는 토르소(잔가지가 없는 통나무 미술용어- 조각용 몸통)가 전시되어 있었다. 바티칸의 토로소에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바티칸에서 미켈란젤로에게 토로소의 팔과 다리를 붙여 달라고하자 미켈란젤로는 너무 완벽해 더 이상 자신이 손 댈 곳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로뎅이 토로소를 보고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은 르네상스 미술의 걸작 중 하나이며, 라파엘로가 바티칸 궁 서명실에 그린 벽화이며,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심리묘사와 미켈란젤로의 육체표현의 영향을 받아 완성된 그림이다.
라파엘로도 인체해부학 공부를 하고 창작에 몰두했으나, 미켈란젤로의 수준을 따라갈 수 없었다고 한다. 라파엘로는 미켈란젤로와 자신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인체묘사보다 사실성을 표현한 빛과 어둠을 연구했고 그의 작품에 반영하였다. 그 후에 탄생한 것이 ‘성베드로의 해방’ 이라는 걸작이다. 라파엘로는 영원한 라이벌이자 그에게 영감을 준 미켈란젤로를 닮은 인물을 등장시킨 작품이 있는데 그 작품이 ‘아테네 학당’이다.
나는 엄청난 인파속에서 파도처럼 밀리고 밀려 바티칸 시국의 작품들을 짧지만 강한 인상을 받으며 감상했다.
바티칸 광장과 성베드로 성당 고대 로마를 상징하는 솔방울 분수정원, 바티칸 미술관내 유일한 현대 조형물 작품 ‘지구안의 지구’, 과거 교황이 거주했던 벨레데레 정원, 대형 카펫으로 만든 작품. 산 피에트로 대성당, 284개의 거대한 콜로네이드 기둥위의 140개의 카톨릭 성인 조각 등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라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대 박물관을 관람하고, 이탈리아의 수도이며 고대와 중세 그리고 현재의 시간이 공존하는 로마로 향했다.
/김미숙 남해문화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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