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소폭 상승, 유명 관광지 폭락세 보여

올여름 남해관광 실적은 밝음과 어둠이 극명하게 갈리는 모습이다.

군내 해수욕장들이 소폭 상승세를 보인 반면 대표관광지들은 관광객 수가 폭락한 모습을 보였다.

청정바다가 매력적인 남해 공설해수욕장들은 지난 22일을 끝으로 올해 운영을 모두 마무리했다.

해수욕장 운영실적을 살펴보면 두곡·월포해수욕장 1만6980명, 사촌해수욕장 1만2504명, 상주은모래비치 19만3816명, 설리해수욕장 4만3364명, 송정솔바람해변 10만9492명으로 총 37만6156명의 피서객이 군내 해수욕장들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0만1433명을 기록한 지난해에 비해 24%가량 늘어난 것이지만 지난해에는 설리해수욕장 입장객을 집계하지 않았기 때문에 설리 입장객 4만3364명을 제외하면 올해 군내 4대공설해수욕장 입장객 수는 총 33만2792명으로 증가율은 약 10%정도다. 더군다나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바다’를 찾는 관광객이 급감하는 등 지난 몇 년간 해수욕장 방문객이 평년에 비해 낮았던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올해 다소 상승했다고는 하나 해수욕장 방문객 증가에 따른 체감도는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군내 해수욕장들의 올해 방문객 수치는 지난해에 비해서는 다소 늘었지만 49만4651명의 입장객 수를 기록했던 지난 2013년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것이 이를 반증하는 대목이다.

올해 공설해수욕장 입장객 증가세는 송정솔바람해변이 주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송정솔바람해변 입장객은 지난해 5만9975명에서 올해 10만9492명으로 크게 늘었다.

송정솔바람해변 관계자는 올해 해수욕장 개장기간 비가 내리지 않았던 점과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조용히 쉴 수 있는 해수욕장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진 점 등이 입장객 증가를 주도한 원인으로 분석했다.

특히 상주은모래비치의 경우 지난 2013년 32만1541명의 입장객이 든 것에 비해 대규모 상주섬머페스티벌이 시작됐던 2015년 20만2066명, 장기간 남해섬머페스티벌이 진행된 올해 19만 여명을 기록해 타지역 해수욕장과 차별성이 없는 대형 공연행사만으로는 피서객 유치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남해군이 집계한 7월 한 달간 남해군 관광시설 입장객 현황에 따르면 2015년 40만7263명에서 올해는 37만1988명으로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7월 관광객 통계에서는 특히 군내 대표 관광지들의 입장객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먼저 독일마을의 경우 6만8510명으로 지난해 10만3524명에서 크게 하락했고 가천다랭이마을 역시 2015년 7만8055명에서 올해 5만9300명으로 관광객이 감소했다. 또한 원예예술촌은 지난해 2만8968명에서 올해 2만5778명으로 관광객이 줄었다.

8월 입장객 현황은 아직 집계가 마무리 되지 않아 전체적인 현황을 파악하는데는 한계가 있으나 7월에 비해 훨씬 큰 하락폭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가 조사한 군내 주요 관광지의 대략적인 8월 관광객 현황을 살펴보면(22일 현재) 독일마을은 약 10만명 가량의 관광객이 다녀간 것으로 파악돼 20만4818명의 관광객을 기록했던 지난해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들었고 원예예술촌 역시 2만7800명으로 지난해(5만7832명)에 비해 절반에 불과한 관광객 수치를 나타냈다. 가천다랭이마을은 8월 일반 관광객 현황을 확보하지는 못했으나 22일 현재 체험객 수를 살펴보면 4만3000여명의 체험객이 방문, 지난해 8만9000여명에 비해 크게 줄었다. 아직 8월이 마무리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2015년 8월에 비해 큰 폭의 체험객 감소세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각 체험마을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군내 체험마을들을 관리하고 있는 농업기술센터와 해양수산과 자료에 따르면 올 여름 체험마을 체험객(8월 22일 현재)은 총 10만3000여명으로 지난해 7월과 8월 기록한 16만4000여명에 비해 37% 감소했다.

전례없는 폭염, ‘해수욕장’ 웃고 ‘관광지·체험마을’ 울었다!

관광업계, “변화 없는 남해관광 위기” 한 목소리

“트렌드 부합된 관광자원 시설 확충 필요하다”

▲해수욕장·관광지 “남해 관광 위기” 한 목소리

군내 한 관광전문가는 올 여름 남해관광 성적과 평가에 대해 ‘위기’라고 단언해 진단했다.

이 전문가는 “올해는 포켓몬고의 영향으로 동해안으로 피서객이 많이 몰렸고 폭염의 영향으로 대도시에서 멀지않은 호텔 스파나 워터파크를 찾는 이들이 많았다. 또한 치맥 페스티벌 등 도시형 축제도 많이 열려 농어촌을 찾는 발길이 많이 줄었으며 휴가철 극심한 교통체증과 바가지 상혼을 피해 아예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스테이케이션(Staycation) 족들도 많았다”고 말하고 “남해의 경우 독일마을과 가천다랭이마을 등 유명 관광지와 자연경관 위주의 관광패턴을 오랜 기간 유지하고 있다 보니 신선함이 떨어지는데다가 올해는 폭염의 영향이 겹쳐 자연스레 각 여행사의 남해관광상품 판매율도 대폭 하락했다”고 전했다.

이어 “젊은이들과 가족단위 관광객들의 요구를 철저한 분석을 통해 변화의 방향을 설정하지 않으면 더 이상 관광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려운 선언적 수사에 그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전례를 찾기 힘든 폭염은 군내 해수욕장과 주요관광지간 방문객 수가 극명한 증감세를 보이게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군내 한 공설해수욕장 관계자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아직까지는 시원한 바다를 찾는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최근 몇 년간 해수욕장 이용객이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며 해수욕장 운영방식의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것을 에둘러 강조했다. 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단순히 피서를 목적으로 바다를 찾는 해수욕객은 늘었으나 해수욕장 인근 지역에서의 소비는 수년간 제자리걸음 수준이고 한낮을 제외한 야간까지 인근에 체류하는 관광객은 거의 찾기 힘든 실정이다. 이에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관광객들의 체류시간을 연장시킬 수 있는 즐길거리와 볼거리 등을 확충하지 않으면 매년 이같은 현상은 반복될 수밖에 없어 대안 모색이 절실하다.

또한 원예예술촌 관계자는 “원예예술촌은 아름다운 정원이 관광상품인 만큼 올해처럼 장기간 폭염으로 야외활동이 어려울 때는 입장객이 대폭 감소할 수밖에 없다. 남해군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고 있으나 무더위로 인해 접근이 힘들다면 소용없는 일이다. 여름성수기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아름다운 자연 못지않게 관광 편의성이 확보돼야 할 것”이라며 관광객들이 시원하게 쉴 만한 쉼터 조성 사업이 진행돼야 함을 강조했다.

체험마을연합회 관계자 역시 “6월까지만 해도 세월호와 메르스 악재가 있었던 지난 2년에 비해 3배 가까이 체험객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장마철과 폭염이 이어지면서 피서기 체험객은 오히려 지난해의 1/3수준으로 급감했다”고 말하고 “강렬한 햇볕이 내리쬐는데도 체험마을에는 체험객이 쉴만한 쉼터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 때문에 체험하러 왔다가 체험을 포기하고 돌아가는 체험객도 상당수 있었다”며 한숨 섞인 반응을 나타냈다.

관광객 감소세는 펜션과 식당 등 관광관련 업종 종사자들 사이에서도 분명하게 읽힌다. 군내 요식업 경기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한 유명식당 관계자는 “8월 매출이 작년의 절반에 불과하다. 전국적인 폭염이 덮친데다가 최근 도시 경기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손님들 가운데 군내 식당들의 불친절과 식자재 관리미흡을 지적하는 분들도 상당수 있어 이 또한 남해관광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어 군내 한 펜션 운영자는 “올 여름 남해군 펜션 이용객은 지난해의 2/3 수준인 것 같다. 중공업과 조선업 타격 등 도시 경기둔화로 인한 관광수요 위축과 남해만의 콘텐츠 부재가 관광객 감소의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국도 3호선을 이용해 남해로 진입하는 관광객들이 즐겨찾는 삼동면 하나로마트 관계자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15%정도 매출이 줄었다”고 대답했다.

▲관광업계, “관광트렌드 반영노력만이 살길”

올해 해수욕장을 제외한 남해군의 관광산업이 전반적인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면서 관광전문가와 관광업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관광트렌드 분석을 통한 관광전략을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워터파크 형(形) 전환 필요성 공감대

전언한 바와 같이 해수욕장 이용객이 워터파크 등으로 분산되는 모습이 뚜렷해짐에 따라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피서를 즐길 수 있는 워터파크형 물놀이 시설 조성 필요성을 언급하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최근 피서문화의 한축으로 정착한 워터파크는 해마다 800만명에 가까운 이용객이 찾고 있으며 다양한 패키지 상품과 편의시설, 모바일 입장권 판매 등 편리성을 무기로 여름휴가 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다. 또한 호텔스파 역시 실내 수영장 및 컨퍼런스룸, 남성 전용 피부관리 및 이·미용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워터파크 형태의 물놀이 시설 조성 목소리는 삼동면 동천물놀이장의 방문객 증가로 더욱 그 필요성에 힘을 얻고 있다.

동천물놀이장 관계자는 “지난달 14일 개장해 오는 28일 폐장까지 약 8000명의 손님이 동천물놀이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보다 약 3000명 가량 증가한 수치”라며 “동천물놀이장은 저렴한 가격과 깨끗한 물, 안전요원 확보, 워터슬라이드 및 에어바운스 완비 등으로 입장객 선호도가 높아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가족단위 여행이 대세인 요즘 관광트렌드에 맞게 안전하고 깨끗하며 재미있는 놀이시설로 서부경남 전역에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는 아니더라도 남해 곳곳에 워터파크형 물놀이 시설이 들어선다면 여름 피서객 유치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수욕장 및 일부 체험마을 관계자들도 이같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체험마을 관계자는 “우리마을에서 캠핑과 바다체험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데도 동천물놀이장으로 물놀이를 다녀오는 캠핑장 이용객이 있을 정도”라며 “우리마을도 워터파크 형으로 방향전환을 고려해야할 시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한 공설해수욕장 번영회 관계자는 “전체방문객의 60%를 상회하는 가족단위 방문객을 위해 바다와 실내외 풀장을 동시에 오가면서 즐길 수 있는 오션동과 같은 시설을 확충하고 다양한 해양레저 프로그램을 접목한다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다른 공설해수욕장 관계자들은 ‘사계절 캠핑장 조성 및 먹거리 밀집지역 조성’ 등을 해수욕장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체험마을연합회 관계자는 피서객들이 무더위를 피해 쉴 수 있는 쉼터확충을 체험마을의 당면과제로 지적했다. 또한 “풀장을 갖추고 있는 몇몇 체험마을의 경우 풀장 이용을 희망하는 체험객이 다수 있다”며 전반적인 풀장 확대 필요성도 인정했다. 이와 함께 신규체험프로그램 발굴과 체험마을 운영방법 변화 등 소프트웨어적 접근방안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신규체험프로그램 발굴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단, 프로그램 구동을 위해 컴퓨터가 필요하듯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려면 관련 하드웨어가 뒤따라야한다. 신규 체험 장비와 시설 도입을 위한 예산은 체험마을이 쉽게 마련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토로하며 이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책 마련을 고심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조용한 휴식처 발굴노력 병행돼야

1면에서 언급한 해수욕장 운영실적을 살펴보면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미조 설리해수욕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바로 그 것이다.

설리해수욕장은 조용하고 깨끗한 해수욕장으로 최근 몇 년 사이 알려지기 시작해 공식 피서객 집계를 시작한 올해 4만3364명의 피서객을 동원, 두곡·월포해수욕장과 사촌해수욕장 이용객 수를 합한 것보다 더 많은 피서객 수치를 기록했다.

설리해수욕장은 올해 해양환경관리공단과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16 청량톡톡~! 청정 해수욕장 20선’에 한 자리를 차지하며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한국관광공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설리해수욕장은 몰갯넘에서 2km 서쪽, 송정해수욕장에서 2km 남쪽에 있다. 5만9504㎡(1만8000평)의 백사장은 길이 300m, 넓이 약 60m이다. 수심 1m, 연평균 수온 18℃로 해수욕하기에 적당한 곳이다. 편의시설은 충분하지 않지만 한적한 이곳은 조용한 사색과 해수욕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여름철이면 아담한 풍경을 연출한다’고 소개한 바 있다.

이같은 설리해수욕장의 약진은 ‘편리하고 재미있고 시원한 물놀이시설’과 함께 ‘조용하고 깨끗한 휴식처’를 선호하는 도시민들의 또 다른 관광욕구를 그대로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설리해수욕장은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이제부터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조용하지 않은 해수욕장화’가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알려지지 않은 숨은 피서지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조용히 쉬고 싶은’ 도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노력이 이어져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까지 살펴본바와 같이 이후 남해군이 대한민국의 여름에 적합한 피서지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워터파크형으로의 변화’, ‘관광객 쉼터 개발’, ‘체험프로그램 개발 및 관련시설 확충’, ‘숨은 피서 명소의 지속적인 발굴’ 등의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한 최대의 관건은 해마다 ‘관광’을 남해군의 살길로 강조하고 있는 남해군정의 관심과 투자라 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인 프로그램도 컴퓨터라는 하드웨어가 있어야 구동될 수 있는 것처럼 지속적인 연구와 과감한 투자가 남해 관광산업 활성화의 밑거름이 될 것이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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