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퍼 담은 술도 마다않는다’는 뜻으로, 주량(酒量)이 엄청난 사람 또는 술을 좋아하고 많이 먹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동양에서는 술을 많이 먹는 것을 일종의 자랑처럼 여기기도 하지만 서양에서는 술을 많이 먹으면 술고래라 해서 멸시를 받는다고 한다. 한국 사람은 세계에서 가장 술을 많이 먹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비즈니스 전문지 뉴스매체 퀴즈(quartz) 보도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주일 동안, 소주 14잔 정도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세계에서 가장 술을 많이 먹는 러시아인 보다 두 배나 많다고 한다.
한국인이 소주를 많이 먹는 것도 이런 ‘두주불사’라는 술의 호연지기에 있지 않나 생각된다.
대학 신입생들에게 막걸리 소주를 바가지에 부어 마시니 과히 '두주불사'란 말이 실감난다. 주폭(酒暴)이란 단어가 사회적 이슈가 됐지만 대부분 주당(酒黨)들은 나와는 상관없다고 하며, 주사(酒邪)도 없는데 주폭이 웬 말인가 한다. 하지만 옛말에 '술에는 장사(壯士)가 없다'는 것은 틀리지 않는 것 같다.
삼국지에서 유래한 두주불사는 중국 진(秦)나라 말엽, 초(楚)나라의 항우(項羽)와 유방(劉邦)의 부하 번쾌 사이에서 생겨난 고사로, 유방이 진나라의 서울 함양(咸陽)을 이미 함락했다는 소식을 들은 항우는 명분과 선수를 빼앗겼다는 사실에 크게 노했다. 그 낌새를 눈치 챈 유방은 두려워하여 몸소 항우의 처소(處所)를 찾아가 그 경위를 해명했는데, 그것은 유방에게 더 없는 위기의 순간이었다. 아직 세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유방은 굽히는 척, 상대방의 위신을 세워줌으로써 부딪침을 피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항우의 참모 범증(范增)이 유방을 죽일 각오로 칼춤을 베풀어 유방의 목숨을 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유방의 부하인 번쾌가 무장을 하고, 급히 달려와 막사에 뛰어 들었다. 항우는 난데없는 뜻밖의 일에 놀라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장사(壯士)라는 점이 마음에 들어 술을 대접하라고 일렀다. 번쾌는 술 한말을 선채로 단숨에 들이 키며, 돼지고기를 방패로 받아 칼로 썰어가며 먹어치웠다. 항우가 그 모습에 감탄하여 “대단한 장사로다! 술 한말 더 줘라”라고 말하자, 번쾌는 “죽음조차 사양하지 않은 몸이거늘 어찌 말술(斗酒)을 사양하겠습니까? 다만 여쭙고자 하는 바는, 저의 나리께서 함양에 입성한 것은 오로지 장군이 오시기를 기다렸던 것뿐인데, 큰 공을 세운 사람을 헤치려 하는 것은 장군답지 않은 처사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두주불사는 본래 장수들의 기개(氣槪)를 표현하는 것이었으나, 뜻이 변하여 주량이 센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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