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의 입을 막는 것은 냇물을 막는 것보다 그 폐단이 더욱 심하다’는 뜻의 성어로 백성을 억압하는 해악은 강물을 막아 생기는 피해보다 더 심하다는 뜻이다.
강물을 막으면 한 순간의 피해는 모면할 수 있지만, 둑이 터지면 그 피해는 헤아릴 수 없이 크고, 아울러 백성의 입을 틀어막는다면 피해는 불을 보듯 크다는 의미이며, 백성에게 언론의 자유를 주어 자기 의견을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국민의 언로(言路)를 억압하는 정치는 매우 위험하고, 언론의 자유는 정치의 상도(常道)라는 가르침이다. 과거 독재자는 자신의 권력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언론을 통제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입을 막는 것은 물을 막는 것보다 어려우며, 결국 독재정치는 국민의 힘에 의해 무너지고 만다는 것이다.
중국 주(周)나라 10대 여왕(礪王)은 폭정을 일삼는 폭군이었다. 나라와 백성의 번영보다는 자신의 재물을 부풀리는 일에 탐닉하며, 자신에게 아부하는 자들만을 중용했다. 폭정이 계속되자 보다 못한 충신 소공(召公)이 폭정을 멈출 것을 간언하였다.
소공은 여왕에게 간하기를 “이래서는 왕실의 앞날이 어둡습니다. 부귀란 혼자서 누리면 반드시 폐해를 부르는 법입니다. 원망과 노여움을 품은 백성들이 많아서 대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원한을 사는 일을 가장 두려워해야 합니다. 주나라가 오늘날까지 잘 지탱해 온 것은 바로 이를 잘 지켰기 때문입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교만할 대로 교만해진 여왕은 전혀 귀를 기울이려고 하지 않았다. 더욱이 백성들은 날이 갈수록 여왕을 증오하고 비난하게 되었다. 사태를 심히 우려한 나머지 소공은 “이제 백성은 명령을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라고 재차 간언하자, 여왕은 화를 내며 비방하는 자를 닥치는 대로 죽였다. 감시가 심해 비방하는 자가 없자, 여왕은 자신만만한 태도로 소공에게 말했다. “어때 비방하는 사람이 없지 않은가?”하고 말하자, 소공은 전보다 더욱 단호한 어조로 여왕에게 진언했는데, “이는 할 말이 없어서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왕께서 말을 못하게 만든 것이며, 비방을 막은 것에 불과합니다. 백성의 입을 막는 것은 흐르는 냇물을 막는 것 보다 위험합니다. 냇물을 둑으로 막았다가 무너지면 엄청난 피해를 보는 것과 같이 백성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냇물이 잘 흐르도록 물길을 터주고, 백성은 자유롭게 말 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라고 한데서 유래했다.
소공의 진언에도 여왕의 폭정은 계속되었고 결국 3년도 안 돼 백성들의 반란에 의해 여왕은 쫓겨나 망명신세가 되어 다시는 주나라로 돌아오지 못하고 쓸쓸한 죽음을 맞았다. 독재자의 말로는 바로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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