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다리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곳은 베니스 공화국의 감옥과 팔라초 두칼레(도제의 궁전) 사이에 짧게 서 있는 '탄식의 다리'이다.
나는 곤돌라에서 한국인 유학생이 부르는 ‘산타루치아’를 들으며 카사노바가 건넜다는 탄식의 다리를 바라보며 중세 유럽의 풍류를 즐기며 여행의 피곤함을 달래었다.
해상무역으로 모든 문화를 수용한 베니스의 건축물은 이탈리아·아랍·비잔틴·고딕·르네상스·마니에리슴·바로크 양식 등이 최고의 모습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베니스의 산마르코성당의 건축양식은 비잔틴 건축의 대표적인 양식으로 유명하다. 그리스 십자형(十字形)의 바실리카로 다섯 개의 동방적(東方的)인 돔을 받치고 있으며, 파꽃형[蔥花形]의 아치와 고딕풍의 천개(天蓋)가 이어진 정면(파사드)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아름다운 대리석 건축으로 황금빛의 배경을 지닌 모자이크 벽화로 장식되어 있다.
나는 프랑스 출신인 나폴레옹이 산마르코 광장을 바라보며 유럽의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이라며 극찬한 것에 대해 그 누구도 반문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칼레 궁전은 제노바의 전성기 때 1339년부터 두칼레라고 불리게 되었으며, 제노바의 첫 제독인 시몬 보카네그라가 두칼레 궁전에 머물었다고 한다. 
두칼레 궁전은 매우 화려하였으며, 베네치아파 화가들의 회화 및 벽화 등 많은 예술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유화벽화인 틴토레토의 벽화 ‘천국(Paradiso-그가 죽은 후 아들 도메니코에 의해 완성되었다)’가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두칼레 궁전과 감옥을 이어 주는 다리가 있는데  궁전에서 재판을 받고 감옥으로 가던 죄수들이 한숨을 쉬는 곳이라고 해서 탄식의 다리로 불리는 곳이다. 베니스는 홍수가 많이 나는 지역이다. 이 다리는 지하 감옥은 홍수가 날 때 마다 물에 잠겨 버리기 때문에 이 다리를 건너 감옥에 들어가면, 다시는 살아 돌아오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 다리를 지날 때 세상과 하직 인사를 해야한다고 하여 붙여진 다리의 이름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탄식의 다리는 카사노바가 탈옥한 이야기로도 유명하다. 카사노바는 베네치아 출신인데, 워낙 잘생기고 언변이 뛰어나 여러 여성들과 두루 사귀었다고 한다. 결국 풍기문란죄로 감옥에 갇히게 되었는데, 그가 사귀던 여성들의 도움으로 감옥에서 탈출하게 된다. 그는 가면무도회 때 돈으로 매수당한 간수로부터 가면을 받아쓰고 자연스럽게 감옥을 빠져나갔다고 한다.
그는 탈출한 후, 산 마르코 광장의 플로리안 카페에서 유유히 커피도 마셨다고 한다. 카사노바가 커피를 마신 그 카페가 아직도 영업을 하고 있다는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카사노바의 잘생긴 얼굴과 함께 커피를 마시는 그의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단테의 고향이며, 비발디의 고향인 베니스!
세익스피어의 작품  ‘베니스의 상인’ 의 배경이 되었던 곳.
나는 산마르코 광장에서 차 한 잔의 여유와 함께 백년 후엔 바다로 가라앉을 수 있는 베니스의 안타까운 사연을 가슴에 안고 다음 일정을 위해 배를 타고 산타루치아 역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김미숙 남해문화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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