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산마르코 광장

인류문명을 주도했던 모든 나라들은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통하여 인류 역사 발전에 이바지 했으며, 수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도 우리 모두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
삼면이 바다인 이탈리아는 훌륭한 손재주와 열정적인 국민성을 가진 나라로서 우리나라와 참 많이 닮아 있기도 하다.
특히 이탈리아 북서부 라 스페치아 지방의 친퀘테레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10 곳 중 한 곳이다. 세계적인 관광명소인 친퀘테레는 남해 가천다랭이 마을과 흡사한 느낌을 주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슬로우 시티(Slow city)를 상징하는 오르비에또는 암반 위에 자리 잡은 조그마한 마을로서 남해가 지향해야 할 롤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슬로우시티 연맹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 되고 아름다운 마을’ 오르비에또의 사진을 보고 이탈리아 탐방을 결심했다. 서기 700년대에 건축된 건물과 천 년이 넘은 건물들이 현대인들과 함께 마을공동체를 이루고 조화롭게 사는 모습이 나에게 무한한 영감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7월 2일, 남해대교를 떠난 지 7시간 만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인천에서 카타르공항까지는 9시간이 걸렸고, 2시간의 기다림 끝에 6시간을 더 비행해서야 이탈리아 트레비소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남해에서 꼬박 24시간이 걸렸던 것이다.
나는 시차 적응이 되지 않은 비몽사몽한 정신으로 트레비소공항에서 베니스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베니스로 가는 30분의 시간이 주었던 묘한 감흥은 지금까지도 나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물의 도시 베니스!
지중해의 아드리아해안에 있는 베니스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베니스의 역사는 567년에 훈족의 침략에 쫓긴 롬바르디아 피난민들이 리알토 섬을 중심으로 12개의 섬에 취락을 형성하고 도시를 건설하면서 시작되었다. 7세기 말에는 해상무역을 중심으로 도시가 성장하였고, 10세기에는 동지중해와의 무역을 통해서 더더욱 번영을 누리게 된다.
그리고 14세기와 15세기를 거치면서 최고의 번성을 누리는 동안 더욱 땅을 넓히기 위해서 말뚝을 박고 돌을 쌓아서 100여개의 인공섬을 만들었고 이를 150개의 운하와 378개의 다리로 연결하였다. 그 중에서 특히 S자 운하와 산마르코 광장이 유명하다.
나는 수상버스를 타고 천년이 넘게 건재한 물의 도시 베니스에 도착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과 가슴 속에 벅차오르는 베니스의 첫 풍광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 중세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인공 섬들 사이로 중심 수로인 그란데 운하가 2개의 넓은 만곡부 주위를 흘러 도시를 통과하고 있었다. 너비 37~69m이며 평균수심이 2.7m인 그란데 운하 주위에는 많은 대저택, 교회, 해상주유소 등이 있다. 19세기에는 니오 다 폰테가 설계한 리알토 다리가 그란데 운하를 가로지르는 유일한 다리였지만, 이후에 다리가 2개 더 건설되었다. 지금은 378개의 다리가 있다.<다음호에 계속>
/김미숙 남해문화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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