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 3색, ‘열정’과 ‘부지런함’은 공통점

 
 
김정애 서변이장, 박정순 북변1리이장, 강향년 창선 상죽 이장(왼쪽부터)
 

북변 1동 마을이장을 올해로 8년째 해 오고 있는 박정순(54))씨에게는 ‘남해 여성 1호’라는 별칭이 따라 붙는다. 97년 여성 이장 선출때도 그랬고 남해지역 단위농협 여성 이사도 1호였다. 여성 이장중 맏언니 역할을 하고 있다.

화전주부대학 교무처장과 마을 반장, 마을부녀회장. 읍새마을부녀회장 등을 거쳐 97년 이장이 된 후 3번을 계속 재신임으로 이장직을 맡아오고 있다.

리어커를 직접 끌고 재활용품 모집에 나서는 등 몸소 실천함으로써 사람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스타일로 ‘보이지 않는 강한 카리스마를 지녔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앞으로 한번(2년)만 더 이장을 하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힌 박 이장은 “내 주관을 뚜렷히 하고 당당하게 나서 인정받아라”고 후배 여성들의 사회 진출을 격려했다.

읍 지역에서 박정순 이장의 뒤를 이어 이장을 맡은 사람이 김정애(51) 서변이장이다.

김이장은 읍 새마을부녀회장을 5년간 맡아오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는데 2001년에 처음 마을이장에 출마해 낙선의 고배를 마신 적도 있었다.

그러나 2003년 재도전에서 남성 후보 4명을 제치고 당당히 마을 대표로 선출됐다. 투표로서는 여성이 선출되기 힘들다는 속설을 깨트린 것이다. 대인관계에서 차분하면서 일에 있어서는 결단성이 있다는 평가다.

“일을 할 때는 누구의 아내가 아니라 김정애란 사람으로 평가받고 싶다”는 김 이장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작은 것 하나라도 도움이 되면 큰 보람을 느낀다”며 530여가구가 넘는 서변리 살림을 이끌고 있다.

창선 상죽리 강향년(47) 이장은 그를 아는 사람들에게 ‘카메라 우먼’으로 잘 알려져 있다. 벌써 10년이 넘도록 비디오 카메라를 어깨에 매고 군내의 크고 작은 행사를 기록하며 자신의 일을 해왔다.

두둑한 배짱과 강한 추진력이 웬만한 남자 이장 못지 않다는 것이 강이장에 대한 주변의 이야기다.

3년전 처음 이장으로 선출된 강 이장은 지난해 다시 재신임으로 2번째 이장을 맡고 있다. 

“앞으로는 갈수록 고령화 사회가 돼간다. 이러한 분들을 챙기기엔 엄마의 따뜻한 마음을 가진 여성들이 더 좋을 것 같다”는 것이 강이장의 소신이다.

이렇듯 세 사람의 여성 이장은 모두들 각기 다른 성격에 색깔도 차이가 있지만 ‘넘치는 열정’과 ‘남들의 모범이 되는 근면성’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한 세 사람 모두 자녀가 ‘남자아이만 둘’이이고 자녀 교육관도 ‘무엇을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남편들의 배려도 든든한 후원역할을 한다. 이 밖에도 새마을부녀회를 통해 그 능력과 자질을 인정받았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여성이장이 한 두사람만 더 있다면 여성이장단 모임을 갖고 싶다는 세 사람의 ‘쾌걸 여성’들의 바램이 내년에는 이루어지길 바래본다.

/한중봉 기자 bagus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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