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터미널 사태 해결, 중재보다 근본해법 모색 선행돼야”

남해공용터미널 매표소 단전 사태 등 운영 차질로 군민과 관광객들의 불편이 이어지자 남해군이 이해당사자들이 모여 해법을 모색하는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중재에 나섰다.
터미널내 상인연합회와 매표소 임대사업자간 관리비 인상요구와 거부에서 시작돼 한 달여 가까이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박영일 군수 주재로 열린 이날 간담회는 터미널 운영 정상화를 위한 이해 당사자간 요구와 입장을 청취하고 이들 이해당사자간 협의를 통해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이날 간담회의 결론부터 정리하면 군의 이같은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터미널내 이해당사자들은 각자의 입장을 거듭 확인하는 선에서 마무리됐으며, 이로 인해 현재 빚어지고 있는 터미널 운영 차질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군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박영일 군수는 “터미널 운영 차질로 군민과 관광객의 불편이 가중되고 이로 인해 우리 군의 관광이미지 훼손까지 우려되고 있는 점은 유감스럽다. 오늘 간담회를 통해 이해당사자간에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하며 조속한 터미널 운영 정상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선 이날 간담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다루기 전에 지금까지 전개돼 온 터미널내 갈등 상황을 요약·정리하면 터미널 상인연합회측은 공용시설 관리비 부담 증가를 이유로 매표소 임대사업자에게 기존의 약 5배에 달하는 관리비를 부과했고, 매표소 임대사업자는 관리비 인상 근거가 불합리하다며 이를 거부해 상인연합회 측이 지난달 18일과 25일 두 차례의 단전 조치를 단행하고 이로 인한 매표업무 차질 등 정상적 터미널 운영에 난항이 계속돼 왔다.
이날 간담회에서 상인연합회측은 당초 요구했던 매표소 임대사업자에 대한 관리비 인상 주장은 배제한 채 자신들이 토지임대차계약을 통해 실질적 소유·관리권을 지닌 터미널내 주차장(승하차장)에 대한 사용료를 남흥여객측에 요구했다.
남흥여객 관계자는 “운송사업자가 매표수수료를 제외한 터미널 주차장 이용료를 지급하는 경우는 없다. 상인연합회 요구의 적법성 검토도 이뤄져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사용료를 지급할 필요는 없다”며 상인연합회의 요구를 일축했다.
상인연합회측은 남흥여객이 주차장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을 경우 터미널내 주차장 구역을 무료개방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해 뒀으나 지난 27일(본지 마감시한)까지 이를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고 있다.
약 30여분간 이어진 이날 간담회는 이해당사자간 요구사항을 청취하는 선에서 마무리돼 해법 마련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박 군수는 이 자리에서 부군수를 단장으로 한 태스크포스(T/F)팀 구성을 지시하고 조속한 터미널 운영 정상화를 위한 해결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간담회 이후 상당수 군민들 사이에서는 남해군이 터미널 운영 정상화를 위한 중재노력에 나선 취지나 배경은 이해지만 사태의 근원이 매표수익을 둘러싼 이해당사자간 복잡한 이권다툼에서 비롯된 만큼 중재로는 해결책 모색이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며 ‘어설픈 개입과 중재’보다는 사안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토대로 강경한 행정지도와 개선명령 등 사태해결에 이해당사자들이 주도적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압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일 열린 의원간담회에서도 일부 의원들은 현 터미널내 갈등상황을 두고 “곪아 터져야 해결될 문제”라며 우선 남해군이 남흥여객에 위탁한 승차권 판매 업무권한을 회수해 군 직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또 상당수 군민들 사이에서는 ‘대중교통’이라는 공공재를 터미널내 상인들의 이권다툼의 수단이자 도구로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전제하며 군 예산을 들여서라도 임시정류장 규모의 터미널 시설을 갖춰 현 이해당사자들의 이해관계와 철저히 격리된 상황을 전제로 대안 모색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들 군민들 중에서는 “이 사안의 핵심은 면허기준 요건을 갖춘 터미널 사업자의 부재가 원인이 된 만큼 현 터미널 시설을 포기하더라도 제3의 장소에 임시터미널 시설을 갖춰 대중교통의 안정화를 꾀하는 강경한 남해군의 대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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