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서대문시립병원에서 첫 발을 내디딘 하명주 향우가 간호부장(서기관 4급)으로 승진해 다시 친정집으로 돌아온 각오는 남달랐다.

제일 먼저 6곳의 외부 종합병원을 돌며 자료수집과 운영형태를 살핀 결과 서대문병원은 재개축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아 외관과 시설은 깨끗했지만 내부체계가 약하다고 판단하고 소프트웨어분야 개선에 우선적으로 집중했다.

부임한 지 보름 만에 14개 병동 70여개의 결재대장을 없애고 모든 결재방식을 서울시 전자결재시스템으로 전환시켜 장부를 손수 결재하는 관성과 비효율성을 한 번에 바꾼 것이다.

처음에는 반발도 의구심도 많았지만 방식을 바꾼 지금은 처리속도가 훨씬 빨라졌고 업무의 효율성도 높아져 환자에 대한 서비스의 질도 향상됐다는 평가다.

이는 올해의 병원교육 추진목표가 입원환자 중심의 병원교육 활성화, 직원교육 정례화로 연구ㆍ교육하는 조직문화 마련, 환자주변인의 건강상식 향상, 소식지를 통한 신속한 정보제공, 외부주민 건강교육실시 등에 집중하는 것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임상진료와 보건행정의 문무 겸비

하 향우는 대부분의 간호사가 임상진료 분야에 종사하는 반면 간호사로서는 드물게 30년 근무기간동안 15년은 임상진료 분야에서, 나머지는 보건행정 분야에서 두루 경험을 쌓았다. 

1973년 3월에 시립서대문병원에 임용돼 78년부터 12년간 시립동부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봤으며 89년부터 7년간 시울시청 의약과로 전입해 보건행정경험을 쌓았고 96년 1월 사무관으로 승진한 뒤 동작구 지역보건과장으로 전입해 행정에서 쌓은 경험을 실전에 적용해 보건소 전산화, 치매주간보호센타 운영 등 다양한 특수시책개발과 건강증진팀을 신설 지역주민 건강증진에 노력했다.

2003년 7월 서울시청 복지여성국 지역보건팀장으로 전입한 뒤 25개 각 구의 보건소를 관리하면서 서울시민의 건강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건강도시 프로젝트” 도입을 추진했다.

이번에 부임한 서대문시립병원은 서울특별시 산하 6개의 시립병원 중 하나로 14개 병동과 540개의 병상에 평균 400여명의 환자들을 수용할 수 있고 노인ㆍ치매나 재활, 폐결핵이나 전염병 등 사립병원에서 다루기 꺼려하는 환자들을 주로 돌보는 병원이다.

이 곳에서 하 향우는 160명의 간호사 관리와 교육, 병동물품구매, 서비스 질 향상, 간염관리, 인사와 조직관리 등의 중요업무를 맡고 있다.


공공병원은 환자와 시민들을 똑똑하게 해줘야

하 향우는 다양한 기록의 보유자이자 간호직의 개척자다.

최연소 사무관, 부장, 서기관 승진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현재 서울시 산하 간호직 종사자 1000명중 최초로 서기관에 올랐으며 모든 시험은 한 번만에 합격하는 진기록도 갖고 있고  서울시에 근무하면서 새로운 간호직을 신설해 간호사의 영역을 획기적으로 확대했다.

하 향우는 “본인의 스타일이 승부욕이 강하고 카리스마가 있지만 시원소탈한 성격이라 대인관계가 원만한 것이 공직생활을 하는데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면서 현재 서울시 산하 의료기관의 과장급이상 13명 중 남해출신 여성이 3명이라며 남해 여성들의 업무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우리나라의 의료계의 문제점을 물으니 사병원의 과잉진료와 처방이 심한 편이라며 공공병원은 환자와 시민들을 똑똑하게 해줘야한다고 강조했다. 건강상식에 대한 정보를 폭넓게 제공해 의료지식을 전문의나 사립병원이 독점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일반인의 잘못된 건강습관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인일수록 운동을 많이 하는 잘못된 지식을 갖고 있다면서 젊어서부터 꾸준히 운동을 해 노화를 늦추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대외활동에도 열심힌 하 향우는 대한간호협회보건간호사회 서울시지회장을 맡고 있으며 서울시 간호사회 기획위원으로서 전문여성단체와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느라 쉴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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