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공서열 중시’ 박 군수 ‘인사스타일’, ‘기조’로 자리매김
“요직 경쟁으로 조직역량 강화 주력해야” 지적도 제기

2016년 하반기 남해군 정기인사가 지난 8일 단행됐다.
민선 6기 군정 후반기 돌입과 함께 이뤄진 이번 남해군 인사는 4급 서기관 승진 1명, 5급 사무관 승진 6명 등 총 39명의 승진인사와 더불어 전보, 휴직, 전출입 등 총 132명에 대한 인사조치가 이뤄진 ‘중규모’ 인사다.
민선 6기 출범 이후 지난 몇 차례의 정기인사에서 눈에 띄게 줄곧 ‘연공서열’을 중시해 온 박영일 군수의 인사스타일에 변화가 있을 것인지에 공직 내외부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이뤄진 이번 인사의 평가를 살펴보면 ‘연공서열+α’의 인사로 “대체적으로 무난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연공서열 중시 기조 속 일부 발탁인사 반영
특히 이번 인사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번에도 상당수 고위직 인사에서 연공서열 중심의 기조가 유지돼 이같은 기조가 이제는 박 군수의 인사 ‘스타일’을 넘어 고유한 ‘인사기조’ 또는 ‘원칙’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으며, 5급 사무관 일부 승진인사에서는 업무성과를 반영한 이른바 ‘발탁인사’도 반영돼 약간의 변화는 있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행정직 3명과 보건·간호, 시설, 해양수산직 등에서 각각 1명씩 총 6명의 승진이 이뤄진 5급 사무관 승진인사에서 상당수 승진자들의 경우 각 직렬별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쳐온 ‘고참급 공무원’에 대한 중용이 이뤄졌으나 정종길 상하수도사업소장 직무대리의 경우에는 타 승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은 공직 임용에도 불구하고 사무관 승진자에 포함돼 업무역량 및 성과를 토대로 한 ‘발탁인사’ 사례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인사부서 고위관계자의 설명이다.
당초 정종길 상하수도사업소장 직무대리는 지난 2016년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홍보팀장으로 발탁돼 이번 인사에서는 특별한 인사조치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종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이같은 정 사무관의 승진배경에는 체육시설팀장 재직시 시공사 부도로 인해 사실상 공사 중단 상태에 빠져 장기간 방치될 위기에 있었던 남해군 국민체육센터 건립공사의 정상화로 준공 및 개관, 운영방안 기틀 마련 등의 업무역량과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준 것이 인사권자인 박 군수의 결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해 군부 최초의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을 수상하는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과 명예퇴직과 교육 등으로 인해 체육시설사업소장의 장기간 공석 상태에서 주무팀장으로 원만한 조직 관리 능력을 입증해 보인 점 등도 이번 ‘발탁인사’의 원인이 됐다는 인사부서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같은 일부 발탁인사 반영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사의 큰 맥락은 민선 6기 출범 후 지속돼 온 ‘연공서열 중시’라는 점은 부정하기 힘들다. 전언한 것과 같이 ‘연공서열 중심의 고위직 인사’가 박 군수의 인사 ‘스타일’을 넘어 ‘기조’로 자리매김하게 된 이유로 전현직 고위공직자 또는 박 군수 주변 측근들은 민선 지방자치제 도입 이후 전임 군정에서 빚어진 몇몇 ‘역주행 인사’ 사례들로 공직 내부의 불만이 만연해지고 이로 인해 인사적체요인이 장기간 지속되는 등의 폐해를 박 군수가 직간접적으로 체감해 온 탓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 정기인사를 앞두고 지난해 하반기 정기인사 이후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사무관 승진 청탁 비리사건’에 대한 첫 공판이 이뤄져 정기인사에 대한 대내외적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졌고 이런 주변 환경 탓에 과도한 발탁인사나 파격인사가 있을 경우 이에 따른 후폭풍이 불어닥칠 수도 있는 점을 우려해 조직 구성원간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가장 고전적이고 보편적인 ‘연공서열’ 중시 기조를 이어갈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체계적 보직관리로 내부 경쟁 유도해야
이번 남해군 하반기 정기인사 이후 공직 내외부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무난했다”는 반응이지만 공직 내외부의 평가를 살펴보면 일부 흠결도 눈에 띈다.
인사 이후 부정적 평가는 공직 내부에서 먼저 형성돼 외부로 공유되는 것이 일반적이기는 하나 이번 인사 후 공직 내부 분위기는 부정적 평가에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이는 이어지는 내년 상반기 정기인사에서도 4급 서기관을 포함한 5급 사무관의 공로연수 등에 따른 승진인사가 예정돼 있어 공직 내부의 주요 여론주도 및 평가계층이자 동시에 승진대상에 포함된 중간 관리자급 공무원들이 인사 평가에 조심스런 포지션을 취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같은 신중한 공직 내부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사 후 제기된 부정적 평가 중 눈에 띄는 점은 반복된 연공서열 중심의 고위직 인사로 인해 전반적 조직내 근무사기가 저하되고 인사를 통한 조직내 역동성 부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서열을 중시하는 유교적 조직문화가 보편화된 현실이나 공직 임용순서를 제쳐두고도 학연, 지연 등 지역적 특성에 기인한 기준외 요인들도 현존하는 탓에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기조 자체를 ‘문제’라고 단정짓기 힘든 측면은 있으나 정기인사에서 반복적으로 연공서열이 중시될 경우 일반적으로 성과에 대한 보상이 아닌 ‘경험치’에 대한 보상으로 인식되는 탓에 이같은 기조가 고착화 될 경우 조직구성원의 자발적인 자기계발이나 업무성과 도출을 위한 노력에 대한 추동력 확보는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같은 지적의 핵심이다.
특히 행정분야의 영역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이에 따른 공직사회의 전문성이 요구되며 만족스러운 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한 공직사회의 생산성 제고까지 고려해야 하는 추세를 감안할 때 연공서열 중시 기조가 반복·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업무경직성과 복지부동, 격무부서 기피현상의 심화 등 조직의 핵심역량을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현직 고위공직자들은 이같은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고위직 승진에 앞서 체계적인 보직 관리와 이를 통한 내부 경쟁 유도로 전반적 조직역량 강화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를 정리하면 공직 내부에 존재하는 ‘요직’에 대한 자발적이고 생산적인 내부경쟁이 상시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상당수 공직자들이 ‘승진’에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는 없으나 공직 내부에서는 동일직급 내에서 ‘요직’을 누가 차지하느냐의 문제도 궁극적으로는 승진과 연관된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이들 전현직 고위공직자들은 “인사권자 스스로가 단순히 몇 명이 승진하고 누구를 그 자리에 앉힐 것인가에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보직 경쟁에서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자발적 합리성을 추구하도록 하는 유도하는데 초점을 둬야 한다”며 “요직에 대한 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 장기적이고 안정화된 구조 형성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