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나 장애인들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이미 만들어져 있는 사회의 구조물들을 바꿔야 하는 탓에 현실에서는 ‘배리어 프리’가 행동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말로서 끝나버리기 일쑤다.
이러한 현실에 사회 내 약자는 공공기관이나 시설 내 기타 편의시설 진입로에 있는 ‘턱’ 때문에 출입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일도 다반사, 특히 삶에서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 해소에 어려움을 겪을 때면 현실의 그 낮은 턱은 어떤 장벽보다 높아 보인다.
남해군 내 현실도 다를 바 없었다. 다른 공공기관 보다 이용횟수가 높은 식용품이나 생활용품을 구매하는 곳에서 사회 약자들의 한숨 섞인 넋두리는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24일, 본지 지난호에 보도된 ‘군내 금융기관 편의시설 설치 저조’기사를 보고 전화를 준 군내 한 장애를 가진 군민이 호소하는 내용도 이와 같았다.
그는 “지역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남해읍전통시장 화장실은 다리가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이 출입을 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있다”며 “화장실 입구부터 자리 잡고 있는 높은 턱은 일반 장애인은 조금 힘든 정도로 그칠 수 있지만 휠체어를 탄 약자라면 절대 출입이 불가능하다”고 하소연 했다.
또 그는 “전국의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기도 한 전통시장이 기본적인 위생시설을 사회약자가 이용할 수 없는 현실에 타 지역에서 남해를 찾는 지인들도 항상 같은 말을 전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고 덧붙인 뒤, “다들 익숙해져서 이제는 괜찮은 건가? 사람들이 편해서 아무 말하지 않는 것인가? 라고 생각하는 것을 일깨워주기 위해 제보하게 됐다”며 지역 내에서 꾸준히 개선사항으로 제기됐음에도 변함없는 현실의 답답함을 토로했다.

 

 

 

 

 

 

 

 

 

 

 

제보에 따라 본지가 현장에 가본 결과, 오래된 시장 구조 탓에 귀퉁이 골목에 있는 화장실로 가는 길은 울퉁불퉁한 시멘트 길로 되어 있어 제보 내용처럼 휠체어를 탄 약자는 접근이 불가능 했고, 총 2개의 화장실 중 한 곳은 입구도 성인 손 한 뼘을 넘는 높이로 혼자서는 절대 이용할 수 없었다.<왼쪽 사진> 또 다른 한 곳은 시장 내부를 통해 화장실까지 이동은 가능했으나 대변기 앞에 계단식의 턱이 있는 등 ‘이용이 절대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한 제보자의 말을 실감 할 수 있었다. <오른쪽사진>
사회약자를 위한 편의시설 정비, 무장애 도시 건설은 단기간에 해결하기에 한계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일반인이 쉽게 넘는 낮은 턱이 누군가에게는 큰 장애물이 된다는 생각도 잊어서는 안된다. 이번 사안으로 모두가 안전한 남해를 위한 배리어프리는 잊지 말고 꾸준히 가져가야 할 하나의 과제로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
/김인규 기자 kig2486@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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