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박영일 군수의 민선 6기 군정이 반환점을 돌게 됐다.
이번호 1면 보도를 통해 민선6기 박영일 군정의 각 분야별 성과를 전반적으로 훑기는 했으나 되돌려 보면 아쉬움이 더 큰 지난 2년이라는 평가가 더욱 주를 이루는 모양새다.
박영일 군수도 지난달 28일, 지역언론 기자간담회석상에서 “나름 최선을 다한다고 했으나 아직 부족한게 많고 갈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고 지난 2년간의 소회를 밝혔다.
본지는 지난 2년간의 박영일 군정을 보면서 크게 평가하고 싶은 대목을 두 가지로 나눴다.
우선 남해군에서도 민선6기 전반기 군정 주요성과 중 첫 손에 꼽고 있는 ‘채무제로화’다.
일각에서는 ‘채무제로화 추진’ 선언이 나오자마자 기존 사업에 대한 투자가 절실한 상황에서 때이른 채무제로화 추진으로 이들 사업에 대한 위축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시 박영일 군수는 채무제로화 추진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며 기존에 추진해 온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이나 군민 생활과 직결된 민생·복지분야의 위축없이 채무제로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보란 듯이 이 약속을 지켜냈다.
2000년대 초반 예산실무 담당공무원의 말을 빌면 “남해군의 채무제로화는 내가 공직생활하는 동안은 요원한 일”로 여겨졌다고 한다. 섬이라는 지역적 특성상 태풍 등 자연재해에 늘 노출돼 있고, 또 당장 주민 불편과 직결되는 상수도사업과 관련한 채무는 불가피한 빚이었기에 채무제로화는 있을 수 없는 일로 여겨졌다는 것이 이 공무원의 전언이다.
박영일 군수는 군의회와 일부 지역 이해관계자들의 날선 비판에도 각종 사업의 부분 변화와 방향 전환을 통해 예산 절감에 중점을 둔 채무제로화를 추진해 왔고, 결국 취임 2년만에 수십년이 걸려도 이뤄지지 않을 것 같던 채무를 모두 상환했다.
또 기존 대규모 기반사업 등에 대해서도 행정연속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꾸준히 관리해 곧 이들 사업이 줄줄이 마무리될 단계에 있는 점이나 본지 1면 보도에서도 간단히 언급한 것처럼 거시적 지역발전에 대한 담론제시나 대규모 신규사업 추진을 자제하며 군민들의 체감도를 높일 수 있는 민생 밀착형 사업들을 조용하고 내실있게 추진해 온 점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박영일 군정의 지난 2년은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성과를 자화자찬하기보다는 아쉬움이 더 크다. 가장 아쉬운 대목은 ‘인사’와 관련된 논란이다. 군수 비서실장을 포함한 군 공무원 4명이 연루된 사무관 승진청탁 금품수수 비리사건은 사안의 실체적 진실규명은 사법부의 몫이 되기는 했으나 그의 개입이나 연루여부를 떠나 검찰 기소로 박영일 군수 스스로 고개를 숙여야 했다. 또 앞서 대구사건의 경우도 무혐의로 결론짓기는 했으나 군민의 자긍심에 상처를 입히는 일로 기억에 남아있다. 또 보은인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던 자원봉사센터장 임명건도 박영일 군정 출범 후 인사와 관련돼 빼놓을 수 없는 사안이기도 하다. 결국 일련의 이같은 일들로 민선6기 군정 전반이 침체되고 공직사회가 여느때보다 위축돼 있다.
이제 다시 반환점을 돌아 새로운 출발선에 선 박영일 군정이 해결해야 할 숙제는 다시 ‘인사’가 됐다. 민선6기 후반기 군정에 들어서자마자 박영일 군수는 또 한 번의 인사를 맞는다. 박 군수의 인사스타일이 또다시 시험대에 서게 된 셈이다. 전반기 군정에서 인사로 인해 비롯된 각종 지적과 비난, 비리의혹을 반면교사로 삼아 후반기 민선 6기는 박수와 응원 속에서 새롭게 출발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전반기 군정 성과 중 작지만 의미있는 성과들을 한데 모아 군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것이 하나의 큰 성과로 이어지는 시너지도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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