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씨가 고요하고 맑은 여자, 얌전하고 자태가 아름다운 여자’를 뜻하며 현대적인 의미로는 남 앞에 잘 나서지 않고 집안 살림을 잘해나갈 것 같은 여자, 즉, 현모양처(賢母良妻)가 아닐 런지?
중국 시경(詩經)의 관저(關雎 물수리)에는 '요조숙녀야말로 군자의 배필이다(窈窕淑女 君子之逑)' 즉, 군자의 짝(逑)으로서 요조숙녀란 깊고 아름답고 그윽한 심성을 가지고 전쟁과 정사(政事)에 지친 남자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여자라 기록돼 있다.
옛날에는 지체 높은 가문일수록 여자는 집안 일 이외의 바깥 활동을 전혀 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여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은 대를 잇고 집안의 분란을 없애며, 남자의 일을 방해하지 않는 정도면 충분했다. 활달하고 호기심이 많은 성격은 자연 바깥일에 관심을 갖게 될 것 이므로 환영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요강에 조용히 앉아있는 여자라 했나 싶기도 하다.
‘시경’의 ‘관저’에는 또 이런 구절이 있다. ‘요조숙녀는 금슬로써 벗한다(窈窕淑女 琴瑟之友)’라며, 요조숙녀란 거문고와 비파(옛날 현악기)를 켤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 이유는 장래 지아비와 거문고를 뜯으면서 사이좋게 즐겁게 지내기 위해서이다. 여기에서 사이좋은 부부사이를 뜻하게 된 금슬이란 말이 유래되었다.
허나 요조숙녀란 말은 옛날 말이 되어가고 있다. 과거 여성은 철저히 외부와 격리되어 살아야 했던데 반해 현대에서는 이 말이 가끔씩 쓰이기는 하나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리 현실성 있는 표현은 아니다. 다시 말하면 사회성이 없고 소극적이거나 수동적이면서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비춰지거나, 남성에게 의존적인 여자를 비꼬고 싶을 때, 비록 예쁘지만 주관이 없어, 대하기 편한 착한 여자를 다소 미화시킬 때 쓰이는 표현으로 쓰이기도 한다.
요조(窈窕)는 ‘깊고 조용하고 그윽하고 정숙하다’는 뜻인데, 그것은 여자의 아름다운 처신도 아주 중요한 덕목이다. 대문 밖의 출입을 금기(禁忌)로 여기고, 집안에 틀어박혀 가사(家事)나 돌보는 것이 최고의 처녀로서 이를 숙녀(淑女)라고 표현하는 요조숙녀, 지금부터 3천년전의 이야기로 이미 시대에 맞지 않는 말이긴 하나, 남자나 여자나 할 것 없이 자기 본분을 지키며 살아야 함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 같은 이치(理致)이며, 남을 헤아리는 아름다운 마음씨만은 결코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늘날과 같이 여성상위시대라 부를 만큼 여성의 사회활동이 남성 못지않게 매우 왕성하고 뛰어나며, 고상하고 자태가 아름다운 정숙한 여성이 얼마나 많은가?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