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이른 아침, 영파 천하절경 설두산을 보기 위해 버스에 몸을 실었다. 설두산은 장개석의 생가가 있는 곳이다. 모택동은 중국 통일 후 시코우에 있는 장개석의 생가를 비롯해 사당 등 기타 건축물을 파괴하지 못하도록 지시하였다. 그리고 1994년 중국 국가급 풍경 명승구로 지정되었다. 이런 모택동의 현명한 판단으로 우리 일행은 영파 천하절경과 함께 장개석의 생가를 볼 수 있었다.
아침 8시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설두산에 올랐으며, 정상에서 2시간 정도 계곡 골짜기를 천천히 걸어 내려오며 15개의 폭포가 펼치는 신비롭고 몽환적인 신선의 세계를 경험했다.  강하면서도 부드럽고 웅장하면서 섬세한 폭포의 물줄기가 서로의 자태를 뽐내지 않아도 조화롭고 신비롭게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폭포 군락의 첫 만남은 삼은담이라는 세 개의 작은 폭포다. 세 개의 작은 폭포와 신비로운 운무, 청아한 새소리와 함께 보이는 작은 정자는 한 폭의 살아있는 동양화가 나의 품으로 안기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우리는 시간이 정지된 듯한 그림같은 풍경에 넋을 잃고 한참을 걷다가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우리는 모노레일을 타고 중국 설두산의 원시림을 감상하며 천장암 폭포로 향했다. 높이 156m의 아찔한 절벽 위에서 하늘이 토해내는 물줄기 사이에서 보이는 무지개는 설두산 최고 비경이었다.
설두산이 위치한 시커우진 계구진(溪口眞)은 대만의 국부라 불리는 장개석( 蔣介石) 총통의 생가가 있는 곳이다. 1930년대 지은 장개석의 별장 묘고대는  본래 사찰이 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설두산은 예부터 중국 선종의 성지로 명성이 높아, 곳곳에 사찰이 꽤 많았다. 장개석은 평소 풍수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 어느 곳보다 뛰어난 명당인 이곳에 별장 자리를 잡아 묘고대를 지었다고 한다. 
우리 일행은 정하오 호수를 거쳐 설두사(雪窦寺)로 향했다. 길거리에는  우리나라 토란뿌리와는 비교가 안될정도로 큰 토란뿌리를 특산물로 판매하고 있었다. 한번 맛보고 싶었지만 바쁜 일정으로 눈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김미숙 남해문화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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