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택배마늘 시장 확대, 효율성 개선 등 기존사업 강화대책 추진
“조합원과의 신뢰 구축이 기본, 작은것부터 챙기겠다”

지난 5월 18일 동남해농협 보궐선거에 당선된 뒤 이제 한달 남짓, 40대의 열정적이고 젊은 조합장은 지난 한달여의 시간을 “분주했지만 보람된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동남해농협 송행열 조합장의 말이다. 전임 조합장의 갑작스런 와병으로 공석이 된 뒤 치러진 보궐선거, 선거운동과정에서의 힘겨웠던 과정에 대한 보상을 받는 휴식도 사치에 가까웠던 모양이다.
보궐선거 직후 마늘수확과 모내기 등 ‘송장도 벌떡 일어나 일손을 돕는다’는 농번기에 맞물려 조합장 직무를 수행하다보니 종구마늘 출하물량 확보와 구매, 시장동향 파악을 위해 전국 및 도 협의회 방문, 그간 계속해 오던 택배마늘 판매사업 추진까지 꽤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는 송행열 조합장.
전언한 일정으로 분주했던 그는 몇몇 사업에서 한달간 머릿속에 구상한 사업계획을 조합원과 공유하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동남해농협 송행열 조합장과의 인터뷰가 시작됐다.


▲당선 이후 한 달이 지났다. 인터뷰에 앞서 보내준 사전자료에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는데 우선 ‘꾸러미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점이 눈에 띈다.
= 기본적으로 마늘, 시금치, 고사리 등 군 대표작물을 제외하고도 많은 농산물들이 우리 조합관내에서 생산된다. 산딸기, 감자, 유색미, 단호박, 양앵두 등 다양한 재배작물을 기존의 조합 마트를 활용해 관광객을 대상으로 판매해 보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대표작물에 대한 계획도 차후 설명하겠지만 관내에서 재배되는 작물의 다양성에 비해 이들 작물의 경우 농가 자체의 택배를 제외한 판로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못하다. 알다시피 우리 조합은 삼동, 미조, 남면 등 군내 유명관광지들이 산재해 있는 특성이 있고 연중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닿는 곳이다. 늘 잠재돼 있는 고객이자 관광객을 대상으로 늘 열려있는 이 시장을 활용해 기존 대표작물을 포함해 다양한 제철 농산물을 접할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작지만 의미있는 수요처를 확보해 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누구나 제주도에 가면 감귤초콜릿을 사오듯이 남해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이것만큼은 사가야 한다는 ‘무언가’를 만들고자 하는 꿈이다.


▲현재 건마늘 택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는데 추진방식에서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경작지에서 일정기간 건조한 뒤 뿌리 자르기 등 정선과정을 거치지 않고 수매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추진되는 것인가?
= 택배마늘 판매사업은 새로운 사업은 아니다. 남해마늘의 우수성이 대외적으로 알려지고 농가단위의 홍보도 체계화되면서 택배시스템을 활용한 직거래가 많이 활발해졌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제대로 건조되지 않은 물량들이 거래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점박이마늘 등 상품성과 관련된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 실정이다. 이 부분만 개선한다면 택배시스템을 활용한 마늘 판매가 더욱 신장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우리 조합이 보유한 최첨단 건조시설인 큐우링 철를 통해 건조한 뒤 저온 숙성시킨 뒤 판매하는 방식이다. 뿌리자르기는 일단 농가 수확기 바쁜 일손을 잠깐 줄이는 차원에서 조합이 수매한 뒤 모내기 등 농번기가 지나고 잠시의 농한기를 이용해 뿌리자르기 등 정선을 거치고 지금 그 과정이 이뤄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조합보유 건조시설을 활용해 이른바 ‘프리미엄마늘’로 이름지어져 택배로 나간 물량은 점박이 등에 대한 민원이 전혀 없이 1일 평균 150망사 이상이 팔리고 있다. 내년에는 약 15톤 정도 수준에서 한정판매를 계획 중이다. 매년 확대해 최대 500톤까지 확대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택배마늘 판매 외에도 기존의 깐마늘과 종구마늘 판매사업도 있지 않나? 이 판매사업에 대한 활성화 계획은 있는지?
= 물론이다. 깐마늘의 경우 지역농협협의회에서 본마늘 위주로 연간 1천톤 이상 납품계획을 수립해 확대해 나갈 계획이고 우리 조합에도 깐마늘 공장이 있지만 안타깝게도 여러 요인으로 인해 2년간 가동이 중단돼 있다. 이를 다시 활용해 깐마늘 시장을 통한 수요 및 판로 확보에도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종구마늘의 경우 우리 남해마늘이 주로 전남지역으로 출하되는 물량이 있고 우리도 최근 우량종구생산단지 조성 등 관내 종구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일부는 여전히 외지 종구를 들여와야 하는 입장이다. 깐마늘 시장이 마늘 소비비중에서는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이에 따라 수취가격 하락의 영향도 주고 있지만 종구마늘시장을 통해 경매시세보다 10% 높은 가격에 판매될 수 있도록 계약재배를 확대하고 우량종구생산단지 등 행정시책에도 유기적으로 협조해 나갔으면 한다.


▲동남해농협 관내에도 시금치 수매 물량이 꽤 되는데 시즌은 아니지만 기왕 이야기 나온 김에 시금치에 대한 부분도 이야기 나눴으면 한다.
= 시금치의 경우 가장 취약한 부분이 저장성이 낮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출하시기에 따른 가격의 진폭이 크고 이 때문에 농가간 소득의 격차도 꽤 크게 발생한다. 우선 전체적인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차원에서 주춤해진 대형마트와 가락시장 등 주요 도매시장 납품거래처를 확대하는데 전력할 생각이다. 아울러 이런 대형거래처 확보를 위해서는 안정적 물량 공급이 중요한 만큼 계약재배 면적 확대 등도 반드시 병행되야 하는 사항이다. 서면 등 시금치 재배나 출하, 유통판매까지 선도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곳에 비해 우리 조합은 솔직히 약간 미진한 부분이 많다. 특히 계약재배의 경우 농협의 의지만으로 될 일이 아니기 때문에 홍수출하 방지를 위한 파종시기 분산, 물동량의 안정적 조절, 홍수출하시 수요 처리를 위한 대형거래처 확보 등 농협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농민·조합원과 신뢰를 구축해 나가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한달간 직무를 수행하면서 조합원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렴하는 계기도 됐을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군민, 조합원들에게 드리고픈 말이 있다면
= 선거때부터 가장 어르신들께 많이 들은 이야기가 ‘잘하게’라는 말씀이었다. 진중한 이 말씀 속에는 큰 요구는 담겨 있지 않았다. 농가가 힘들 때 농협이 한 발 더 다가와달라는 부탁이고 현장에서 가려운 부분을 긁어달라는 요구셨다. 선거때부터 현장농업의 힘을 키우는 조합이 되겠다는 약속을 드린만큼 농기계수리센터 이용편의제고 등 일상에서 농협과 조합원, 농민이 접촉하는 부분부터 챙겨나가고자 한다. 작은 것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원칙을 세우고 조합원과 신뢰를 쌓아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열심히 하겠다.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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