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욱 대표이사 
  

장수하는 기업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지난해 12월 창업 30년 이상의 중소제조업체 202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장수 중소기업 경영특성’ 조사에서 86.6%의 기업들이 ‘창업초기 사업분야를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5년을 즈음해 30살을 넘어선 (주)대진코스탈은 일품주의의 경영철학에 따라 사무기기의 영역에서 오로지 한 길을 걸어온 대표적인 기업이며 그 중심에 강태욱(67살 남면 숙호) 향우가 있다.


강 향우는 1960년대 상경해 미8군에서 첫 직장생활을 하면서 타자기, 복사기, 계산기, 등사기 등 당시로서는 마술과도 같은 사무기기를 접하면서 6년간의 직장생활을 밑천 삼아 사업을 시작했다가 보기 좋게 실패했다.

그리곤 복사기 생산업체 코피아에 취업, 생산과 영업분야에서 4년간 일하며 경영에 대한 흐름을 배운 뒤 다시 사업에 도전해 롯데 캐논과 공동으로 회사를 설립했지만 ‘제품은 품질이 최우선’이라는 뼈저린 교훈을 얻은 채 3년만에 두 번 째로 사업을 접어야 했다.

그 당시의 고통으로 삶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아이들 때문에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잡은 뒤 사무기기 제조업에 다시 뛰어 들어 이번만큼은 품질로 승부하고자 자동윤전등사기 개발에 밤낮 매달렸다.

그러기를 3년, 마침내 고품질의 자동윤전등사기를 1975년에 개발, 시장에 내놓자 히트를 쳤고 사업이 본궤도에 올라섰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1980년대 분당 6~7매 출력의 복사기가 등장하면서 자동윤전등사기 시대도 끝을 예고할 즈음 등사기에 이을 또다른 아이템에 고심했다.

생각 끝에 10년 뒤 정보화시대가 도래할 것이고 문서의 관리와 보안, 특히 폐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점에 착안 문서세단기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당시 특수기관에서만 독일제 문서세단기를 사용할 뿐 시장에는 전무한 상태였다.

연구개발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독자적인 국내기술로 문서세단기를 완성했다. 그때가 회사를 설립한 지 10년만인 1984년이었고 문서세단기를 조달청을 비롯한 정부기관 과 군, 금융기관과 언론기관, 대기업 등에 납품해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았다. 드디어 2002년 제 37회 발명의 날에는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중소기업은 고난위도 기술력으로 승부 걸어야

강 향우는 사업을 시작할 때 주의해야 할 점으로 중소기업은 대중적인 상품을 선택하지 말 것과 기술적으로 특화된 분야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한 분야에서 성공하면 이 업종 저 업종의 유혹을 받게 되는데 업종다각화는 중소기업이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하면서 돌이켜 볼 때 단일 업종을 선택하고 집중한 게 지금에 와서는 잘 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강 향우는 “기업이 망하면 국가와 사회, 직원과 개인에게 피해를 주는 만큼 기업가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어야 한다”면서 기업가는 장사꾼이 아닌 만큼 눈앞의 이익에만 매달리지 말고 10년후의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진코스탈의 강점은 특허 11건, 실용신안 17건, 22건의 의장을 획득하고 있는데서 볼 수 있듯이 제품의 기술력에 있고 그 원천은 매년 매출액의 10%를 투자하는 연구개발의지에 있다.


문서세단기로 세계시장에 뛰어들다.

강 향우는 세계시장에서도 제품의 우수성을 인증받기 위해 2000년부터 해외시장개척에 주력해왔다.


글로벌기업에 걸맞는 기업이미지통합(CI)작업을 끝마쳤고 국외의 각종 전시회를 통해 진출지역의 현황을 파악했다.

지난해에는 일본의 문서세단기 생산업체와 협력해 150대를 수출했고 미국에도 복사기전문업체와 제품수출을 협의중이다.

특히 2004년에는 엘에이(LA)의 사무기기 전문업체인 ‘디렉트 오피스 솔루션스’와 손잡고 연방정부에 문서세단기를 공급하기도 했다.

올해는 생산품의 해외수출 비중을 20%에서 40%선까지 높일 목표로 해외시장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1월 26~2월 31일까지 독일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가해 세계기업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어 강 향우의 세계화 진출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032-512-4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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