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극적일 수는 없다. 역전에 재역전, 경기가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한점차 시소경기에서 마지막에 웃은 팀은 남해 샤크였다.
지난 29일 막을 내린 제10회 남해군수기 영호남사회인 야구대회 결승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야구명가 남해 샤크팀(회장 임윤택)이 여수 헤리티지를 맞아 마지막 공격인 7회초 드라마같은 대역전극을 펼치며 10-9로 승부를 뒤집고 10년 만에 군수기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쾌거를 달성했다.
특히 이번 우승은 영호남대회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영남팀보다 상대적으로 선수층이 두꺼운 호남팀들에 늘 우승기를 넘겨주며 사실상 들러리 역할을 해 온 영남팀의 반란(?)으로 보일 정도로 어려운 여건에서 이루어 낸 우승이라 그 의미가 남달라 보인다.
이번 대회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남해 샤크팀 배성열 감독은 “이번 대회 결승전이 야구인생에서 제일 기억에 남을 경기였다”고 말했다. 이날 결승전은 양 팀의 역전만 세 번, 시종 1점차 긴박한 승부가 이어졌다.
배 감독은 “1점차로 이기고 있던 6회말 상대에게 네 점을 내주고 포기하는 심정으로 있었는데 마지막 공격에서 우리 선수들의 고도의 집중력으로 경기를 뒤집는 것을 보며 우승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샤크팀의 이 대회 우승은 2006년 우승기를 거머쥔 뒤 10년만이다.
이날 막을 내린 제10회 남해군수기 영호남 사회인 야구대회는 호남 8개팀, 영남 8개팀 등 총 16개팀이 참가해 유자, 비자 양대 리그로 나눠 3개월간 대장정을 펼쳤다. 지난 29일 열린 대회 마지막날 일정에서 남해샤크팀은 각 리그 1, 2위 팀이 맞붙는 준결승전에서 여수 하데스와 맞붙어 투타 고른 활약으로 결승에 선착했다.
여수 임팩트와 여수 헤리티지간의 준결도 시종 팽팽한 승부를 이어가다 투수력에서 우위를 보인 헤리티지가 5회에 거둔 결승점을 마운드가 잘 지켜내며 어렵게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준결승에 이어 대회 결승전까지 더블헤더로 치러진 대회 마지막날 일정, 관건은 양 팀의 체력이었다.
이날 오후 2시 시작된, 남해샤크와 여수 헤리티지의 결승전. 여수 헤리티지는 1회초부터 담장을 넘기는 대형 아치를 그리며 타자 포함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아 3점을 먼저 쓸어담았고 이어진 1회말 샤크는 1점을 내는데 그쳤다. 이어진 이닝에서도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며 5회까지 6:6 승부의 균형을 맞춘 양 팀 경기는 6회초 헤리티지가 다시 석 점을 뽑아내 샤크의 우승은 멀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샤크는 쉽게 주저앉지 않았다. 6회말 공격에서 샤크는 포볼과 안타로 얻은 무사 1, 2루 찬스에서 대타작전을 펼쳐 1점차로 헤리티지의 턱밑까지 추격했고,  상대 실책과 안타로 얻은 천금같은 찬스에서 2번타자 정동근 선수의 결승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어 7회초 마지막 수비에 나선 샤크는 준결과 결승에서 10이닝을 던진 고성근 투수를 내리고, 류정모 선수를 올려 2사 2, 3루의 위기를 맞았다. 타석에 들어선 타자도 이 날 두 개의 홈런으로 5타점을 책임졌던 상대팀의 선수출신 4번타자였지만, 두 번째 던진 느린 브레이킹볼로 좌익수 플라이를 유도해 승부에 종점을 찍었다.
이어 치러진 시상식에서 여수 하데스, 여수 임팩트 두 팀에게는 공동3위로 트로피와 20만원 상당의 부상이 주어졌으며 준우승을 차지한 여수 헤리티지팀에는 준우승트로피와 50만원 상당의 부상이, 우승을 차지한 샤크팀에는 우승트로피와 100만원 상당의 부상이 주어졌다.
또 우승한 샤크팀의 배성열 감독은 우수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준결승과 결승에서 투혼을 불사른 고성근 선수가 대회 최우수선수에 올라 이번 대회의 주인공이 되었다.
남해샤크팀은 현재 27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순수 아마추어 야구팀으로 지난 2001년 창단한 이래 제1회 전국보물섬남해 야구 대회 우승, 제2회 군수기 우승 등 각종 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차지해 온 서부경남에서 이름난 야구명문으로 자리잡은 팀이다.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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